비엔나와 음악/세기의 모차르트

모차르트의 두개골

정준극 2010. 2. 7. 07:45

모차르트의 유골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테움이 간직하고 있는 모차르트의 두개골. 아래쪽 턱은 없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기로는 처음에 모차르트의 매장된 곳은 장크트 맑스 공동묘지(St Marx Friedhof)이지만 과연 어느 곳에 매장되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유해를 찾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현재 모차르트의 묘지로 조성된 장소는 두 곳이 있다. 묘차르트의 유해는 장크트 마르크스 공동묘지이건 나중에 형식적으로 이장한 중앙공동묘지(Zentralfriedhof)에 없다. 두군데 모두 아무 것도 없는 빈무덤이다. 모차르트는 1791년 12월 5일 세상을 떠나자 당시의 관습대로 절약형관(슈파르자르크)에 넣어 비엔나 남쪽의 장크트 마르크스 공동묘지에 다른 시신들과 함께 공동으로 묻혔다. 짐작컨데 4-5구의 다른 시신과 함께 묻혔다고 본다. 당시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여러 사람의 시신들을 한 곳에 몰아서 매장하는 관례가 있었다. 1888년 비엔나의 칼 뤼거 시장이 비엔나 교외의 짐머링에 중앙공동묘지를 조성하고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위대한 인물들의 묘지들을 이곳에 조성된 예술가구역으로 이장하였다. 그 때에 장크트 마르크스 공동묘지의 모차르트 묘지도 중앙공동묘지로 옮겼다. 다만, 장크트 마르크스 공동묘지에 나중에 만든 모차르트의 가묘는 기념으로 그대로 두었다. 모차르트의 묘지를 중앙공동묘지로 옮겼지만 모차르트의 유골은 단 하나도 묻혀있지 않다. 세상에서 무덤은 있지만 무덤 안에 유해는 없는 경우는 아마 무명용사의 묘지가 유일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예수님처럼 승천하신 경우에는 장사를 지냈다는 무덤은 있지만 그 안에 당연히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모차르트의 무덤이야 말로 비엔나에 두 기나 있으면서 그 안에 아무것도 없다.

 

장크트 마르크스 공동묘지에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모차르트의 가묘. 땅 속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런데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테움(Mozarteum)에는 모차르트의 두개골이라는 것이 보관되어 있다. 진짜 모차르트의 두개골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어디서 가져왔을까? 그보다도 비엔나의 묘지에는 아무 것도 없어서 순례자 및 참배객들에게 송구하였는데 만일 진짜 모차르트의 두개골이 있다면 그것이라도 묘지에 매장하여 실감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잘츠부르크에 있다는 모차르트의 두개골에 대하여 알아보자. 모차르테움은 모차르트의 두개골을 1902년 입수했다고 한다. 두개골은 불행하게도 온전한 모습이 아니라 아래쪽 턱이 없는 것이다. 이 두개골은 모차르트의 시신을 장크트 마르크스 공동묘지에서 직접 매장했었다는 요제프 로트마이어(Joseph Rothmayer)라는 사람이 모차르트를 매장한지 10년후에 그 자리에서 찾아내어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이 사람 저 사람의 손을 거쳐 결국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테움까지 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모차르트의 고향인 잘츠부르크. 사진은 구시가지

 

우리가 듣기로는 모차르트의 시신은 집단매장을 위해 파 놓은 구덩이에 던져 넣어졌다고 한다. 영화 ‘아마데우스’에도 그런 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런데 실상 모차르트의 시신은 집단이라기보다는 고작 너댓구의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파놓은 곳에 묻었다는 것이다. 나중에 찾아낸 자료에 의하면 당시의 장례 관습은 중류가정의 경우에는 많아야 4-5구의 시신을 함께 매장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모차르트의 시신도 고작 4-5구의 시신과 함께 매장했다는 것이며 당시 인부로 일하던 요셉 로트마이어라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혹시 나중에 모차르트의 유해만을 찾아낼 일이 있을지 모르므로 머리에 끈을 묶어서 표시를 해 두었다고 한다. 결국 여러 사람의 유해 중에서 모차르트의 유해가 어떤 것인지를 알수 있는 사람은 요셉 로트마이어뿐이었다. 10년후인 1891년, 로트마이어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몰래 장크트 마르크스 공동묘지에 가서 땅을 파고 머리에 끈을 묶은 모차르트의 유해를 찾아내어 두개골만을 집으로 가져 왔다는 것이다. 아니, 그렇게 진짜 모차르트의 유해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다면 모차르트추모사업회나 시당국에 신고하면 표창장이라도 받을 터인데 로트마이어라는 사람은 혹시 모차르트의 두개골을 돈을 받고 팔 생각이어서 그런 무모한 짓을 한것 같았다.

 

모차르테움이 모차르트의 두개골을 입수한지 무려 104년 후인 2006년, 모차르테움은 그것이 진짜 모차르트의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한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방법은 간단하다. 두개골의 DNA와 모차르트의 친척되는 사람의 유골에서 DNA를 추출하여 비교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차르트의 외할머니와 모차르트의 조카의 무덤에서 넓적다리뼈를 찾아내 DNA를 확보하였다. 결과는 실망이었다. 모차르트의 두개골이라는 것에서 마련한 DNA와 모차르트의 어머니쪽 사람들의 DNA와 일치되는 것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외할머니의 DNA와 조카의 DNA도 서로 일치하는 요소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모차르트의 두개골이 진짜가 아니라고 말할수 없었다. 결국 이 문제는 미제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약간의 소득도 있었다. 모차르트의 두개골을 자세히 관찰한바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약 1년 전부터 심한 두통을 앓았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한다. 아니, 그런 것을 어떻게 알아내는지 정말 놀라운 일이다. 기록에 의하면 모차르트는 1790년부터 두통으로 고통을 겪었으며 그로 인하여 결국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차르테움이 간직하고 있는 두개골이 모차르트의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안된다. 전에는 모차르테움이 모차르트의 두개골을 일반에게 공개전시하였는데 근자에는 어디다 감추어 두어서 볼수 없다. 도단방지, 훼손방지를 위해서이다. 하지만 미리 간절히 신청하면 안내를 받아 볼수 있다.

 

모차르트의 두개골을 보관하고 있는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테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