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소르기멘토에서의 역할

리소르기멘토에서의 역할

비토리오 에마누엘과 베르디

 

베르디를 만나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2세

  

리소르기멘토(Risorgimento)는 이탈리아 통일운동을 말한다. 당시 밀라노를 비롯한 이탈리아 북부의 대부분은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리소르기멘토는 이탈리아가 오스트리아의 압정에서 자유를 찾아 통일된 나라를 이룩하자는 운동이다. 음악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나부코의 3막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인 Va, pensiero가 진정으로 리소르기멘토 운동에 기폭제가 되었는지에 대하여 오래전부터 연구를 해왔다. 지금까지의 주장에 의하면 오스트리아의 압정에 신음하는 밀라노 시민들이 나부코에 나오는 ‘히브리 노례들의 합창’을 듣고 그들의 입장이 자기들의 처지와 같다고 생각하여 너도나도 Va, pensiero를 부르며 이탈리아 통일을 염원하였는 것이다. 과연 그러했는가?

 

오페라 '나부코'에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라 스칼라의 무대에서 Va, pensiero 합창이 끝나자 청중들은 모두 기립하여 다시 한번 불러 달라고 하면서 앙코르를 요청하였다. 당시 밀라노를 비롯한 이탈리아 북부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통치한 오스트리아 당국은 나부코의 공연을 허락하면서 공연중에 Va, pensiero의 앙코르를 특별히 금지하였다. 나부코의 내용이 자칫하면 오스트리아에 대한 항거로 생각할수 있기 때문에 무척 신경을 썼던 것이다. 그러한 때에 Va, pensiero 합창이 끝나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앙코르 소리가 터져 나왔다. 기록에 의하면 라 스칼라는 앙코르를 받아들여 다시 합창을 불렀다고 한다. 그것이 가능했는가? 나중에 학자들에 의하면 앙코르 합창이 Va, pensiero가 아니라 히브리 노예들이 여호와 하나님께 히브리 민족을 구원해 준데 대하여 감사하는 Immenso Jehova라는 찬송을 Va, pensiero의 멜로디에 붙여 불렀기 때문에 당국의 검열에 저촉이 될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만일 그렇다면 나부코의 Va, pensiero가 리소르기멘토에 커다란 자극제가 되었다는 지금까지의 주장은 평가절하되는 것이다. 따라서 리소르기멘토에 대한 베르디의 기여도 경시되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가 있다.

오페라 '에르나니'

 

Va, pensiero에 대하여는 또 다른 설명도 있다. 나부코의 리허설 때에 무대에서 이 합창이 흘러나오자 주변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들이 너무나 마음에 닿은 멜로디여서 하던 일을 멈추고 조용히 듣기 시작했다고 한다. 합창이 끝나자 일하던 사람들은 그 감동적인 멜로디에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그것뿐이다. 학자들은 실제로 리소르기멘토에 영향을 준 합창은 에르나니(Ernani)에 나오는 합창으로서 극중 인물인 카를로(Carlo)를 피오(Pio)로 바꾸어 불렀다는 것이다. 피오는 당시의 교황인 비오9세를 말한다. 합창의 내용은 영주인 카를로에게 반도들의 지도자인 에르나니를 사면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카를로를 피오로 바꾸어서 교황 비오9세에게 통치자들이 잡아간 정치범들을 사면해 달라는 내용을 간접적으로 간청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르나니의 합창이 이탈리아 리소르기멘토 운동에 간접적으로 자극을 주었다고 볼수 있다. 베르디는 1861년 카부르(Cavour)수상의 요청에 의해 의회(Chamber of Deputies)의원이 된 일이 있다. 하지만 4년 후인 1865년 의원직을 사임했다. 그러다가 1874년에는 이탈리아 왕국의 비토리아 에마누엘 2세에 의해 상원의원에 임명되었다. 아무튼 베르디의 애국심은 알아 모셔야 할것이다.

 

이탈리아의 리소르기멘토 운동에 많은 기여를 한 카부르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