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오네의 사람들
스칼라의 로지오네
스칼라가 오픈되자 부호들과 귀족들의 사교장소로서 역할을 다한 것도 언급하지 않을수 없다. 당시의 극장 스타일은 아래층(Platea)에 좌석을 마련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래층에서는 모두들 자유스럽게 서서 공연을 관람하였다. 그리고 오늘날처럼 별도로 오케스트라 피트(golfo mistico)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오케스트라는 무대 앞에 자리 잡고 있어서 모두가 잘 볼수 있었다. 박스 관람석의 위쪽으로는 갤러리(맨 위층의 관람석: 주로 입석)을 두는 것이 관례였다.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도 약간의 입장료만 내고 부담 없이 공연을 볼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를 로지오네(Loggione)라고 부른다. 로지오네는 주로 오페라 열성팬들이나 평론가들 또는 신문기자들이 차지했다. 이들이야 말로 오페라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들은 출연자들이 형편없으면 야유를 보냈고 훌륭하면 기를 쓰고 브라보를 외쳤다. 이들의 야유나 환호는 실로 대단하여서 오페라에 출연하는 성악가들은 로지오네를 마치 재판정처럼 생각한다.
심지어 최근에도 이런 일도 있었다. 2006년 시즌에 아이다를 공연할 때였다. 세계적인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Roberto Alagna)가 라다메스를 맡았다. 그러나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지 처음부터 ‘아니올시다’였다. 로지오네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도저히 계속 진행하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중간에 급히 안토넬로 팔롬비(Antonio Palombi)로 교체되었다. 유명 오페라극장들은 주역들의 사고에 대비하여 예비를 대기시켜 놓는 것이 보통이다. 안토넬로 팔롬비는 너무 급해서 의상도 갈아입지 못하고 양복을 입은 채로 무대에 등장했다. 그래도 노래만은 잘 불러서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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