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하우스/라 스칼라 집중탐구

카지노 스칼라

정준극 2010. 2. 2. 18:58

카지노 스칼라

 

예전에는 스칼라에서 공연이 있는 시간에 회랑(Foyer)에 카지노가 개장되었다. 오페라극장에서 무슨 도박이냐고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오페라극장에 카지노가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부유층들의 심심풀이 사교의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지만 도박장의 개설로 극장측도 짭짤한 수입을 올릴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칼라에 오는 사람들 중에는 회랑에만 머물다가 가는 전문 갬블러들도 많았다. 아래층에는 의자가 없기 때문에 모두 서서 관람하였다. 하지만 두어시간씩 움직이지도 않고 조용히 서서 관람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잡담을 나누는 것은 보통이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 마실 것을 들고 와서 마시는 사람, 이리 저리 사람들 틈을 비집고 다니면서 아는 체를 하는 사람 등등 가관이었다. 박스 관람석도 마찬가지였다. 공연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누가 왔는지를 살펴보느라고 정신이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 박스 관람석에서는 주로 사업거래가 이루어졌다. 말을 팔고 사는 일이 벌어지는가하면 주식투자도 이루어진다. 물론 마담뚜에 의한 중매도 메인 메뉴였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에는 별로 관심들이 없었다. 하지만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저 꼭대기 좌석인 로지오네에 있는 사람들이다. 스칼라의 전통과 명예는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들 열렬 음악애호가들에 의해 유지되어 왔다.

 

20세기 초반의 라 스칼라의 모습

 

전기가 없는 시절에는 조명을 어떻게 했을까? 무대 위에 80여개의 커다란 석유램프를 설치했다. 객석에는 수천개의 램프를 설치했다. 불조심이 제일이었다. 구서구석마다 비상물통을 두었다. 비상용 물통만 해도 수백개였다. 관리인에게는 거의 매일같이 물통들을 점검하고 물이 부족하면 길어다가 채워놓는 것이 큰일이었다. 1860년부터는 석유램프가 가스불로 바뀌었고 1883년에는 드디어 전등이 설치되었다. 사람들은 극장안의 전등불을 보러 일부러 몰려오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서 여러 군데를 보수할 필요가 있어서 1907년에 큰마음 먹고 보수를 시작했다. 원래 3천석이던 것을 2,800석으로 줄이면서 다른 공간을 넓혔다.

 

오늘날의 라 스칼라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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