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성물들/수의와 겉옷(성의)

영화 ‘데미트리우스와 검투사들’

정준극 2010. 2. 6. 12:46

 

영화 ‘데미트리우스와 검투사들’(Demetrius and the Gladiators)

성의는 그리스 노예인 데미트리우스가 보관하고 있다가 베드로에게 전달함

 

영화 '데미트리우스와 검투사들' 포스터

 

다이아나는 사랑하는 마르셀루스와 함께 처형당하기 전에 들고 있던 성의를 마르셀루스의 하인으로 크리스천인 마르시포르에게 넘겨주었다. 그 후에는 어떻게 되었는가? 성의는 어떤 기적을 일으켰는가? 1954년에 영화 ‘성의’의 후편이 제작되었다. 로마의 호민관인 마르셀루스가 주인공이 아니라 그리스인 노예인 데미트리우스가 주인공인 영화이다. ‘성의’에 출연했던 빅터 머추어가 후편의 타이틀 롤을 맡았다. 베드로(마이클 레니), 칼리굴라 황제(제이 라빈슨)도 ‘성의’의 출연자 그대로이다. 하지만 수잔 헤이워드(메살리나), 데브라 파젯(루치아), 앤 밴크로프트(파울라), 배리 존스(메살리나의 남편 클라우디우스), 어네스트 보그나인(검투사)은 새로운 출연이다.

 

데미트리우스와 루치아(데브라 파젯)

 

영화 ‘데미트리우스와 검투사들’은 전편인 영화 ‘성의’의 마지막 장면을 다시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마르셀루스와 다이아나가 함께 손을 잡고 영광스러운 천국으로 향하는 장면이 클립으로 나온다. 다이아는 처형장으로 들어서기 전에 성의를 마르시포르에게 주며 ‘이 옷은 어부인 베르도의 것이니 전달해 달라’고 당부한다. 여기까지가 전편의 장면이 재생된 내용이다. 이어 베드로는 성의를 마르셀루스와 다이아나의 장례식에서 데미트리우스에게 주어 간직토록 한다. 베드로는 북방으로 전도여행을 가야 하기 때문에 데메트리우스에게 성의를 맡긴 것이다. 한편, 칼리굴라는 마르셀루스와 다이아나가 그렇게도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긴 성의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갖는다. 칼리굴라는 성의가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그것을 확보하여 영생을 얻고자 한다. 칼리굴라는 삼촌인 클라우디우스에게 성의의 행방을 파악해 달라고 부탁한다. 클라우디우스는 나중에 칼리굴라의 뒤를 이어 황제가 되는 사람이다.

 

 

데미트리우스는 로마병사들이 찾아와 성의에 대하여 추궁하자 성의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노예의 신분이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다. 그러자 병사중의 한 사람이 데미트리우스가 사랑하는 루치아(데브라 파젯)를 희롱하자 격분하여 병사에게 반항하다가 체포된다. 데미트리우스는 그리스 출신의 노예인 주제에 로마 병사를 모욕했다는 죄목으로 검투사양성소로 보내진다. 검투사양성소에서 다르다니우스라는 검투사가 있었다. 그는 데미트리우스가 크리스천인 것을 알고는 뺨을 때리며 다른 쪽 뺨도 대라고 하면서 비웃는다. 또 다른 검투사인 글리콘이 오히려 데미트리우스를 옹호하고 나선다.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는 친구가 된다. 그러나 데미트리우스는 친구 글리콘과 목숨을 건 경기를 펼쳐야 했다. 누구든지 승리하는 자만이 목숨을 유지할수 있었다. 두 사람은 처음에 그럴듯하게 검투를 진행했다. 잘만하면 두 사람 모두 동정을 받아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관중들은 두 사람의 검투가 가짜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데미트리우스와 글리콘의 둘 중에 누군가는 죽어야 했다. 데미트리우스는 글리콘을 쓰러트리고 이제 칼을 들어 관중들의 최후의 결정을 기다려야 했다. 관중들은 글리콘을 살려 주라고 소리쳤다.

 

경기장에 들어가는 글리콘(어네스트 보그나인)

 

마침 경기장에 있던 칼리굴라는 데미트리우스가 누구인지 알고 데미트리우스에게 글리콘을 죽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아래로 향하였다. 데미트리우스는 황제에게 글리콘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간청하였다. 칼리굴라는 글리콘을 살려주는 대신 데미트리우스로 하여금 세 마리의 호랑이와 결투하도록 명령한다. 이미 그때 데미트리우스는 크게 부상을 당한 몸이었다. 하지만 데미트리우스는 세 마리의 호랑이를 차례로 물리친다. 클라우디우스는 데미트리우스에게 만일 성의가 어디 있는지 밝히면 목숨을 살려주겠다고 제안한다. 더구나 클라우디우스의 부인인 메살리나는 데미트리우스를 유혹하며 자기의 말을 듣겠다면 목숨을 살려주겠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러나 데미트리우스는 두가지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르는 검투사양성소로 돌아간다.

 

 

한편, 데미트리우스를 사랑하는 루치아는 하녀로 변장하여 데미트리우스를 만나기 위해 검투사양성에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마침 이 모습을 본 메살리나가 두 사람이 만남을 떼어 놓으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루치아는 데미트리우스를 못살게 구는 다르다니우스와 다른 검투사들로부터 모욕을 당한다. 이 모습을 본 데미트리우스는 절망 중에 하나님에게 기도하여 루치아를 구해 달라고 간청한다. 그런데 갑자기 다르다니우스가 루치아의 목을 잡고 끌어 당긴다는 것이 그만 루치아의 목을 부러트리고 말았다. 이제 루치아는 죽은듯 쓰러졌다. 데미트리우스는 하나님께서 자기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은 것에 대하여 회의한다. 이튿날, 데미트리우스는 자기의 순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 나가 다르다니우스와 대결하여 그를 죽인다. 그리고 루치아에게 폭행을 저지른 다른 검투사들도 하나하나 모조리 처결한다. 어떤 때는 혼자서 여러 명을 상대하기도 했다.

친위대장은 칼리굴라 황제에게 데미트리우스를 살려주어서 친위대에 들어오게 하면 훌륭한 친위대원이 될 것이라고 제의하였다.

 

1954년 중앙극장에서 개봉된 데미트리아스 포스터. '20세기말에 제시하는 인류사상 최대의 러브 스토리'라고 써있다.

 

칼리굴라는 만일 데미트리우스가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한다면 자기 군대의 사령관으로 삼겠다고 말한다. 데미트리우스는 자기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지 않고 루치아를 죽게 만든 하나님을 원망하며 칼리굴라에게 기독교를 부인하고 황제에게 충성할 것을 맹세한다. 데미트리우스는 호민관으로서 군대사령관이 되었다. 데미트리우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거부하였다. 그는 메살리나가 이시스(Isis)신에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이시스신도 거부하고 메살리나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베드로가 데미트리우스를 만나러 왔지만 데미트리우스는 베드로를 박대하여 쫓아버린다. 데미트리우스와 메살리나의 관계는 몇 달이나 계속되었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어서 마침내 카리굴라 황제가 알게 되었다. 카리굴라는 데미트리우스에게 당장 성의를 가져오라고 명령한다. 데미트리우스는 이제는 더 이상 성의를 보호할 의미가 없으므로 성의를 가지러 간다. 데미트리우스는 마을에서 루치아가 아직 살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다. 루치아의 몸에 성의를 두르자 루치아는 눈을 뜨고 정신을 찾는다. 이 모습을 본 데미트리우스는 하나님의 은혜와 성의의 기적을 믿고 크리스천 신앙으로 돌아온다.

 

친위대에 들어간 데미트리우스와 친위대장인 마크로

 

크리스천 신앙을 되찾은 데미트리우스는 만일 성의를 칼리굴라에게 주면 그도 변화되리라는 생각에 성의를 가지고 와서 칼리굴라에게 준다. 칼리굴라는 성의가 기적을 일으킨다고 믿고 어떤 죄수를 데려와 그 자리에서 죽이고 성의를 덮어주며 살아나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죽은 사람이 살아날리 없었다. 칼리굴라는 데미트리우스가 가짜 성의를 가져 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데미트리우스를 다시 검투장양성소로 보낸다. 얼마후 칼리굴라가 데미트리우스를 처형하려 할때 친위대가 들고 일어나 칼리굴라를 축인다. 친위대는 저임금에 열악한 환경으로 이미 칼리굴라에게 등을 돌리고 있었다. 클아우디우스가 새로운 황제로 옹립되었다. 클라우디우스는 황제로 즉위한 이후 ‘나는 신도 아니고 신이 되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선언하고 모든 것을 백성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클라우디우스는 데미트리우스에게 군사령관 겸 호민관으로서 마지막 명령을 수행할 것을 지시했다. 즉 베드로와 다른 모든 크리스천에게 가서 그들이 제국에 대하여 반대하지만 않는다면 클라우디우스를 두려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전하라고 말했다. 메살리나는 황제가 된 남편 클라우디우스에게 성실할 것을 재확인하였다. 데미트리우스와 글리콘은 왕궁을 떠나 베드로를 만나러 간다. 성의를 전달해 주기 위해서이다.

 

데미트리우스를 찾아간 베드로 

 

‘데미트리우스와 검투사들’은 역사적으로 몇가지 궁금증을 갖게 해주는 영화이다. 영화에서는 베드로가 로마에 체류하면서 복음을 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베드로가 칼리굴라의 치하에서 로마에 있었다는 근거는 없다. 그리고 칼리굴라가 크리스천들에 대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했다는 증거도 없다. 또 한가지는 칼리굴라의 죽음에 대한 것이다. 영화에서는 칼리굴라가 자기의 친위대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사실에 있어서는 다른 방법으로 암살되었다고 한다. 클라우디우스는 메살라와 기원후 38년에 결혼하였다.메살리나는 클라우디우스가 황제가 된 이후에도 불륜을 저질렀다. 그래서 결국은 처형되었다. 다른 역사자료에 의하면 클라우디우스는 말더듬이에 절뚝거리며 다른 불구도 있었다고 하지만 영화 ‘데미트리우스와 검투사들’에서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 칼리굴라의 친위대장인 마크로(Macro)는 검투사 양성소를 거친 인물이라고 되어 있지만 증거가 없는 얘기이다. 다구나 마크로는 칼리굴라치하의 초기에 세상을 떠났으므로 훗날 칼리굴라를 살해하는데 앞장섰다는 내용은 맞지 않는다. 기록에 의하면 마크로는 황제의 신임을 얻지 못하자 자살을 했다고 한다. 영화의 경기장(아레나) 장면의 배경에 미켈란젤로의 다윗상이 보이지만 그것은 16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로마제국의 경기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칼리굴라가 삼촌의 부인인 메살리나(수잔 헤이워드)게 작업을 걸고 있다.

'기독교의 성물들 > 수의와 겉옷(성의)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성의’(The Robe)  (0) 2010.02.06
다 빈치의 날조?  (0) 2009.11.03
예수의 눈에 동전을 놓았다?  (0) 2009.11.03
오비에도의 수다리움  (0) 2009.11.03
예수의 혈액형은 AB형?  (0) 2009.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