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케이트의 작은 도전
대영제국을 50년 이상 통치하고 있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2세의 사촌으로 켄트(Kent) 공작이란 인물이 있다. 현직 여왕의 사촌이므로 엘리자베스여왕의 자녀 손자들과 함께 엄연히 후속 왕위의 서열에 들어가 있는 인물이다. 물론 직계가 아니만큼 상당히 먼 서열에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왕위 서열 리스트에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대접을 받는 입장이다. 왕위 서열에 들어 있으므로 자연히 세간의 관심을 받지 않을수 없다. 영국 왕실로서는 왕실 친족이, 그것도 후속 왕위 서열에 들어 있는 사람이 일반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르게 된다면 대단히 거북한 입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켄트공작에 대하여는 누구도 걱정을 하지 않았다. 철수라면 모를까? 켄트공작은 참으로 점잖은 양반이다. 때문에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만한 일이 한번도 없었다.
켄크공작부인 스위트 케이트와 가톨릭 흄 추기경 (개종후 기념사진)
켄트공작의 부인(The Duchess of Kent) 역시 아주 기품 있고 온화하며 교양있는 여성이다. 공작부인의 이름은 캐서린 워슬리 (Katherine Worsley). 약 30년 전 켄트 공작과 결혼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명문 켄트가를 단정하게 이끌어 온 사람이다. 한마디로 착실표 부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캐서린공작부인을 ‘사랑스런 케이트’ (Sweet Kate)라고 부른다. 그런 켄트공작부인이므로 다른 왕실 사람들처럼 신문이나 잡지 나부랭이의 구설수에 오를 만한 일이 있을수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아, 그렇지! 켄트 공작부인이란 사람이 있지. 그 분이야 그저 조용하고 품위 있는 분이 아닌가?’라고 말하는 정도였다. 바꾸어 말하여 특별한 관심은 두고 있지 않다고 할수 있다.
왕실의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가? 멀리도 갈 것 없이 엘리자베스여왕의 큰아버지 에드워드(윈저 공)의 경우는 대단하지 않았던가? 세기적 로맨스라고 하는 심프슨부인과의 결혼 사건이다. 왕관을 택할 것이냐, 사랑을 택할 것이냐의 기로에서 결국 사랑을 택하여 왕관을 던져 버린 사건이다. 직계 가족을 살펴보면, 왜들 그러는지 모를 정도로 복잡하다. 지탄과 핀잔을 받기에 합당한 찰스(한국명 철수)황태자의 염문, 다이아나 황태자비의 스캔들과 뜻하지 아니한 죽음, 옛애인이라고 하는 말처럼 긴 얼굴의 웬 여자와 찰스의 결혼, 앤공주의 이혼과 불행한 가정생활, 둘째 며느리 사라 퍼거슨(Sarah Ferguson)의 분별없는 행동과 이혼, 더 앞서서 엘리자베스여왕의 단 하나뿐인 동생 마가렛 공주가 뿌린 피터 타운센드 대령과의 비련의 세기적 로맨스, 그리고 이혼... 정말 모두 왜 들 그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과거에는 왕실 사람들에 대한 세간의 가십이란 감히 있을 수도 없었다. 왕실에 대한 유비통신은 불경죄에 걸릴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진 오늘날에는 사정도 달라졌다. 웬만큼 변한 것이 아니라 대단히 변했다. 왕실 사람들의 스캔들은 동네 술집(Pub)에서 팝콘이나 프릿첼을 대신하는 안주가 되고 있다. 역설적으로 말해서, 영국의 왕실 사람들은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보내는 서민들의 스트레스 해소 역할을 자청해서 해주고 있다. 왜냐면 TV에 나오는 왕실 사람들의 추태만발에 대하여 서민들로서는 그러지 않아도 살기 힘든 세상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왕실 사람들을 향해 서슴없는 욕설을 퍼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어느 정도냐 하면 동네 약국의 소화제 및 신경안정제가 잘 팔릴 정도라는 것이다. 바야흐로 왕실 수난시대가 아닐 수 없다.
스위트 케이트공작부인의 경우에는 지난 30 여년 동안 왕실가족의 일원으로서 왕실에 누를 끼칠만한 단 한 번의 구설수에도 오르내린 일이 없다. 항상 만면에 웃음을 띠고 사리가 분명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사소한 의무라도 소홀히 함이 없었던 그런 부인이었다. 그런 공작부인이었는데 사정이 달라졌다. 단연 온 영국을 휩쓰는 화제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무슨 사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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