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유서깊은 광장

슈베덴플라츠(Schwedenplatz)

정준극 2010. 4. 9. 08:59

슈베덴플라츠(Schwedenplatz)

1차 대전후 스웨덴의 구호사업을 기념하는 광장

 

슈베덴플라츠의 지하철역 

                                      

도나우 운하에 면하여 있는 교통의 요지 슈베덴플라츠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름 밤에는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사람들로 번잡한 곳이다. 비엔나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아이스(Eis)라고 부른다. 슈베덴플라츠에는 이탈리아 젤라토 스타일의 아이스크림을 파는 집들이 여러 군데 있다. 바스킨 앤 라빈슨은 저리가라 라고 말할 정도로 맛이 있다. 슈베덴플라츠는 로텐투름슈트라쎄의 끝머리에서 도나우 카날(운하)에 면하여 있는 광장이다. 실제로 광장은 찾아보기 힘들며 대신 전차 길과 지하철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슈베덴플라츠에는 지하철 U1과 U4의 정류장이 있어서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하다.

 

슈베덴브뤼케 공중사진. 저 멀리 슈테판스돔이 보인다.

                     

중세로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이곳에는 비엔나 성벽의 관문 중 하나인 로텐투름토르(Rotenturmtor: 붉은 탑 성문)가 있었다. 그러므로 도나우 카날(운하)을 통하여 비엔나 시내(구시가지)로 들어가려면 오늘날의 슈베덴플라츠(예전의 로텐투름토르)를 거쳐야 했다. 슈베덴플라츠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시기에 ‘페르디난트 플라츠’라고 불렀다. 프란츠 요셉 1세 황제에게 자리를 물려준 페르디난트1세를 기념하여서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페르디난트1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무능해서였다. 그러던 차에 1차 대전이 끝난후인 1919-1922년간에 스웨덴이 말할수 없이 어려웠던 오스트리아를 인도적인 차원에서 구호품을 보내는 등 지원을 해준 일이 있었다. 스웨덴은 특히 전쟁고아를 위해 각별한 지원을 했다. 오스트리아는 스웨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페르디난트 플라츠를 슈베덴(스웨덴)플라츠라는 명칭으로 바꾸었다. 이와 함께 페르디난트 플라츠에서 도나우 카날(운하)에 걸쳐 놓여 있는 다리의 이름도 페르디난트브뤼케에서 슈베덴브뤼케로 바꾸었다.

 

도나우카날(도나우운하)과 슈베덴브뤼케(스웨덴대교). 멀리 우라니아가 보인다.

                             

슈베덴플라츠는 칼스플라츠와 마찬가지로 교통이 복잡한 장소이다. 그러다보니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곳이 되었다. 마약을 거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비엔나 경찰은 2005년에 슈베덴플라츠의 곳곳에 CCTV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마약거래자 색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슈베덴플라츠 지하철역 주변은 오스트리아에서 최초로 거리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된 지역이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비엔나는 유럽에서도 가장 치안이 잘되고 안전한 도시로 정평이 나 있었다. 여러 국제기구가 들어섰기 때문에 치안에 특별히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일 통일과 소련의 붕괴 이후에 수많은 동구 사람들이 무작정 비엔나로 찾아오기 때문에 범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서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

 

슈베덴플라츠를 안고 있는 도나우카날(운하). 왼쪽으로 슈베덴브뤼케

                   

슈베덴플라츠는 교통의 요지이다. 슈베덴플라츠에서는 슈베하트공항에 가는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또한 2006년 6월부터는 브라티슬라바로 가는 직행 버스가 매일 3회 출발한다. 슈베덴플라츠는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하지만 소극장인 Theater am Schwedenplatz(슈베덴플라츠 극장)으로도 유명하다. 주로 한 사람이 출연하는 모노드라마를 공연한다. 슈베덴플라츠 극장은 1960년대 초에 배우인 허버트 레더러(Herbert Lederer)가 처음 시작했다. 슈베덴플라츠는 비엔나 버뮤다 트라이앵글(Bermudadreiecks)의 한 모퉁이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버뮤다 삼각지대는 1980년대에 형성된 지역으로 작은 주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여름철에는 길거리까지 차지한 탁자들 때문에 길을 지나가지 못할 정도이다. 도나우 운하쪽에 있는 플렉스(Flex) 클럽은 팝음악으로도 유명하다. 메디아 타워(Media Tower)를 언급하지 않을수 없다. 메디아 타워는 원래 건축가인 한스 홀라인의 아이디어에 의한 것이다. 1구와 2구의 경계를 알게 해주는 랜드마크이다. 주소는 2구 타보르슈트라쎄 1-3번지이다. 높이 71미터로서 2011년에 완공되었다.  

 

슈베덴플라츠의 아이스살롱들. 한겨울에는 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