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유서깊은 광장

슈테판스플라츠(Stephansplatz) - 슈테판성당 앞 광장

정준극 2010. 4. 9. 09:11

슈테판스플라츠(Stephansplatz) - 슈테판성당 앞 광장

 

15-16세기의 슈테판성당과 주변. 오른쪽의 작은 교회는 막달라 마리아 카펠레

오늘날의 슈테판스돔과 주변건물

 

슈테판스플라츠는 비엔나 센터중에서도 센터에 자리 잡고 있다. 비엔나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우선 슈테판스플라츠로 발길을 옮겨 웅장한 슈테판성당(슈테판스돔)부터 둘러보며 그 웅장함에 감탄한다. 슈테판스플라츠는 슈테판성당 앞에 있는 넓은 광장이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국말로 외치는 소리를 간간히 들을수 있었으나 요즘엔 쏼라쏼라하는 중국어가 판을 친다. 날씨가 관찮으면 광장에서 판토마임을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여 용돈을 벌려는 사람들도 많이 볼수 있다. 슈테판스플라츠는 교통의 중심지이다. 자동차는 다니지 못하지만 지하철 U1과 U3의 역이 있다. 그리고 시내버스도 슈테판스돔 옆길에 정차한다. 슈테판스플라츠에서는 그라벤, 로텐투름슈트라쎄를 통하여 슈베덴플라츠로 갈수 있고 캐른트너슈트라쎄를 거쳐 칼스플라츠 방향으로 갈수 있다. 다시말하여 비엔나 제1구 구시가지의 모든 방향으로 갈수 있는 구심점이 슈테판스플라츠이다. 12세기에 완성된 슈테판성당은 원래 비엔나 성벽 밖에 위치하고 있었다. 즉, 슈테판성당이 1147년에 봉헌되었을 때에는 비엔나 성벽 밖에 있었지만 1200년 경에 비로소 비엔나 성벽 안에 위치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성당 앞에 오늘날과 같은 광장이 조성되어 있지 않았다. 오늘날의 슈테판스플라츠가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13세기에 들어서였다. 슈테판성당을 둘러싸고 주교 사택, 신학생 숙사등 여러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하자 광장이 자연스럽게 조성되었던 것이다. 

 

1700년경의 슈테판성당 주변. 교회묘지로 둘러싸여 있다.

 

13세기에 슈테판성당을 중심으로하여서는 주교관(오늘날의 돔박물관 건물), 교황청 비서장(교황청 대사) 관저, 보좌신부 관저, 수도원 부속 건물, 별도 건물의 납골당(Karner: Beinhaus), 뒤편으로 독일기사단(Deutschen Orden) 건물, 사목관(Priesterhaus), 신학교 등이 들어섰다. 당시 슈테판성당의 둘레에는 교회묘지가 조성되어 있었다. 교회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지역이 오늘날의 슈테판스플라츠이다. 광장에는 1301년까지 막달라 마리아 교회(Maria Magdalenenkapelle)가 있었다. 제일 윗 그림을 보면 알수 있다. 오늘날 슈테판성당에서 캐른트너슈트라쎄 방향으로 마련되어 있는 넓은 공간에 있었던 부속교회였다. 슈테판스플라츠에 있으면 간혹 교구교회에서의 장례미사를 마친 시신을 하관하는 장면을 볼수 있었다. 슈테판스풀라츠에서는 교회의 중요한 행사인 부활절(Ostern), 성령강림절(Pfingsten), 성탄절(Weihnachten), 만성절(Allerheiligen) 등의 야외행사가 거행되었다. 한편, 광장에서는 수난을 주제로 한 종교극, 전시회,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시장이 열렸었다. 그런가하면 한때는 죄수들을 처형하는 장소로도 이용되었다. 교회 앞에서 처형을 당하면 그만큼 천당에 가깝게 갈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그런가하면 교회묘지의 이곳저곳에서는 도박모임도 있었다. 그래서 비엔나 시장은 교회묘지에서의 도박을 엄중하게 금지하기도 했다.

 

1780년경의 슈테판성당. 주변에 상가들이 들어서 있다. 오늘날에도 흔적이 남아 있다. 피아커들이 대기하고 있는 장소이다.

 

슈테판성당의 교회묘지가 폐쇄된 것은 1732년이었다.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 교회는 1781년 9월의 대화재로 소실되어 오늘날 흔적조차 찾아볼수 없게 되었다. 1973년에는 지하철 공사를 하던중 지하에서 비르길카펠레(Virgilkapelle)의 유적을 발견하였다. 비르길카펠레의 면모는 오늘날 슈테판스플라츠-씨티의 지하역에서 유리창을 통하여 관람할수 있다. 2차 대전이 막바지에 이른 1945년 4월, 슈테판성당은 이웃집이 폭격으로 불이 나자 불길이 번져 지붕을 비롯한 상당부분이 파손되었고 1946년부터 복구에 들어가서 지붕을 새로 만드는 등 대대적인 작업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1980년대에는 광장의 한쪽에 현대식의 하스하우스(Haashaus)가 들어서게 되었다는 내용은 다른 항목에서 여러번 설명한 것이므로 이곳에서는 생략코자 한다.

 

슈테판스플라츠 전경. 오른쪽의 광장을 말한다.

슈테판플라츠에서의 남미 어떤 나라에서 온 사람들의 민속 공연. 

슈테판스플라츠의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하스 하우스(왼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