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더 알기/복음서 기초입문

복음서를 쓴 시기와 장소

정준극 2010. 4. 29. 21:30

복음서 연보(年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각 복음서가 언제 써졌는지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대단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어떤 복음서가 가장 먼저 써졌으며 어떤 복음서가 가장 나중에 써졌는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 4복음서가 처음으로 온전하게 등장한 것은 4세기경이라고 한다. 그 전까지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단편적인 스토리와 가르치신 말씀 중에서 일부만이 기록으로 남아 전승되어 왔었다. 학자들은 복음서가 써진 연대에 대하여 오랜 논란 끝에 일단은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대부분 신학자들은 복음서들이 어느날 작심한듯 완성된 것이 아니라 몇 년 또는 몇 십 년에 걸쳐 서서히 단계적으로 완성되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만일 복음서의 저자들이 복음서 말미에 ‘이 복음서로 말씀드리자면 주께서 승천하신지 몇 년 후 몇월 며칠에 적은 것이올시다’라고 적어 놓았다면 온 동리 교인들로부터 ‘정말 잘하시었습니다’라는 칭찬을 받았을 것인데 그렇지 못했다.

 

- 마가복음은 주후 68-73년 사이에 써졌다. 그보다 조금 앞서서 65-70년 사이에 써졌다는 주장도 인정키로 했다.

- 마태복음은 70-100년 사이에 써졌다. 80-85년 사이에 써졌다는 주장도 있다. 어떤 학자들은 70년보다 먼저 써졌다는 주장도 했다. 또 어떤 학자들은 마태복음이 마가복음보다 분명히 먼저 써졌다는 견해를 계속 고집하고 있다.

- 누가복음은 80-100년 사이에 써졌다. 85년경에 써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80-100년은 범위가 너무 넓으니 80-85년 사이에 써진 것으로 인정하자는 주장이 강력하다.

- 요한복음은 4복음서 중에서 가장 늦은 시기인 90-100년 사이에 써졌다고 한다. 어떤 학자는 ‘느긋해서 남 주나?’면서 90-110년 사이에 써졌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태어나신 아기 예수에게 동방박사들이 경배를 함. 복음서는 예수의 탄생으로부터 죽음과 부활에 이르기까지 예수의 생애를 기록한 자서전 형식이다.

 

전통적으로 초기 신학자들은 복음서들이 현재 주장되고 있는 시기보다 훨씬 먼저 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관복음서들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그러므로 복음서의 저자들이 예수께서 승천하시자마자 각자 집으로 얼른 돌아가서 복음서를 쓰기 시작하여 얼마 후에 완성했다고 하면 한 없이 생생한 르포 글이 될 것이므로 그러면 복음서에 대한 신빙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제자들은 예수께서 부활하신 후에 한동안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곳에 모여 온전히 기도에만 힘썼기 때문에 기도는 다음번에 하기로 하고 별도로 차분하게 앉아서 복음서를 썼다고는 볼수 없으므로 적어도 예수께서 승천하신지 몇 년후부터 썼을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독일 베스트팔렌 교구교회의 성화. 예수께서 부활후에 나타나심을 설명. 시계방향으로, 부활하심, 놀리 메 탄제레(나를 만지지 마라)-막달라 마리아와의 만남, 승천하심, 성령이 비둘기처럼 나타나심.

 

또 어떤 학자들은 복음서가 주후 65년 이전에 써졌을 것이라는 주장을 열심히 하고 있다. 왜냐하면 사도 바울이 로마에서 죽임을 당한 것이 주후 65년 경인데 성경의 사도행전에는 사도 바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므로 적어도 그 전에 써진 것이 분명하며 그렇다면 복음서는 그보다도 더 이전에 써졌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사도행전은 누가복음의 저자가 썼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점이다. 그러므로 마가복음은 당초 학자들이 주장한 대로 65-70년 사이에 써졌다는 것보다는 먼저 써졌다고 볼수 있다. 즉, 주후 50년경에 써졌다는 것이다. 예수께서 주후 33년에 승천하시었다고 한다면 누가복음은 예수께서 승천하신지 약 17년 후에 써졌다고 말할수 있다. 17년이라고 한다면 사실 그다지 오랜 기간도 아니다. 어떤 학자들은 복음서들이 예루살렘 함락 이전에 써진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예루살렘은 주후 70년에 시작된 제1차 유태-로마 전쟁 중에 함락되었다. 마사다가 함락된 것은 주후 73년의 일이었다. 그러므로 모든 복음서들은 제1차 유태-로마 전쟁 이전, 즉 50-60년 사이에 써졌다는 얘기다.

 

부활후에 처음으로 막달라 마리아에게 나타나심. 렘브란트.

 

[복음서를 쓴 장소]

복음서들은 복음서의 저자들이 한 곳에 모여 밤낮으로 궁리하여 완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마태복음은 시리아에서 쓴 것이라고 한다. 초대 교회의 중심지 중이 한 곳이었던 안디옥에서 쓴 것이라고 한다. 안디옥은 로마제국 당시 제3의 도시라고 할만큼 번화한 곳이었다. 현재는 터키 남부 안타키야(Antakya) 지방에 있다. 마가복음은 로마에서 썼다는 설이 유력하다. 마가는 베드로와 함께 로마까지 가서 설교했기 때문에 로마에 머무를 때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지내던 것을 기억하여 썼을 것이라는 얘기다. 더구나 마가복음은 로마인들이 읽을 것을 염두에 두고 썼다는 주장도 있다. 누가복음을 쓴 장소는 여러 곳이 논란되고 있어서 분명치 않다. 요한복음은 에베소(현재의 터키 남부)에서 사도 요한이 썼다는 것이 거의 정설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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