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오스트리아 작곡가

Josef Labor(요셉 라보르)

정준극 2010. 5. 19. 10:39

Josef Labor(요셉 라보르)

위대한 소경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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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 라보르의 오르간 작품집 음반

 

요셉 라보르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와 함께 비엔나에서 활동했던 가장 위대한 6인의 작곡가로 꼽힐 만큼 유명한 음악인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오늘날에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는 그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비엔나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가 중의 한 사람이었다. 오늘날의 체코공화국 출신인 요셉 라보르는 일찍이 비엔나에 와서 피아니스트, 오르가니스트, 작곡가 그리고 음악교사로서 활동하여 크게 이름을 떨친바 있다. 그는 비록 눈이 보이지 않는 소경이지만 음악가로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 역사에 길이 기록되었다. 보헤미아의 호로비츠(Horowitz: Horovice)에서 태어난 그는 천연두의 후유증으로 3세 때에 눈이 멀게 되었다. 비엔나에 온 그는 맹아학교에 들어갔으며 아울러 비엔나악우회가 운영하는 콘세르바토리움(비엔나음악대학교의 전신)에 입학하여 작곡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브루크너의 작곡 선생이었던 시몬 제흐터(Simon Sechter)에게서 작곡을 배웠으며 피아노는 에두아르트 피커스트(Eduard Pichert)에게서 배웠다.

요셉 라보르는 피아니스트로서 유럽의 여러 곳을 순회연주하였다. 그런 가운데 하노버의 게오르그5세 국왕과 평생의 친분을 쌓게 되었다. 게오르그5세 역시 소경이었다. 게오르그는 1865년 라보르를 궁정악단의 피아니스트로 임명하였다. 이듬해에 우연히 두 사람은 모두 비엔나에 정착하였다. 두 사람의 친분은 평생을 이어갔다. 라보르는 비엔나에서 오르간 레슨을 하며 개인적으로 제자들을 두어 가르쳤고 아울러 작곡에도 많은 힘을 쏟았다. 물론 피아노 연주회도 자주 가졌다. 프란츠 슈미트의 '요셉 라보르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요셉 라보르는 보헤미아의 호로비츠(호로비타)에서 태어났다. 사진은 아름다운 호로비츠의 시청

 

1904년 라보르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궁정오르가니스트로 임명되었다. 그로부터 라보르는 오르간곡의 작곡에 혼신을 다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입장에서 작곡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었으나 라보르는 역경을 극복하며 작곡에 몰두하였다. 이때에 나온 오르간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위대한 작품으로서 존경을 받고 있다. 라보르는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여러 제자들을 가르쳤다. 나중에 구스타브 말러와 결혼한 알마 쉰들러도 그의 제자였다. 알마 쉰들러는 14세 때부터 라보르에게서 6년 동안이나 작곡과 피아노를 배웠다. 알마 쉰들러가 작곡한 가곡들은 라보르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알마 쉰들러의 일기에는 존경하는 스승인 라보르에 대한 얘기가 자주 등장한다. 한 손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파울 뷔트겐슈타인(1887-1961)과 현대음악의 기수인 아놀트 쇤베르크도 라보르의 제자였다.

 

라보르는 파울 뷔트겐슈타인의 가족들과 매우 가깝게 지냈다. 라보르는 뷔트겐슈타인의 저택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자주 참석하여 당시의 위대한 작곡가들인 브람스, 클라라 슈만, 구스타브 말러, 브루노 발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과 친교를 가졌다. 파울 뷔트겐슈타인이 1차 대전에서 오른쪽 팔을 잃었을 때 뷔트겐슈타인은 누구보다도 먼저 라보르에게 한 손을 위한 피아노곡을 써 달라고 요청했다. 뷔트겐슈타인은 나중에 자기의 한 손만을 위한 피아노곡을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모리스 라벨, 벤자민 브리튼,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프란츠 슈미트 등에게 의뢰하였다. 한편, 프란츠 슈미트가 뷔트겐슈타인을 위해 작곡한 A 장조 클라리넷 5중주는 라보르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파울 뷔트겐슈타인의 형으로서 저명한 철학자인 루드비히 뷔트겐슈타인은 라보르에 대하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가 6인을 꼽으라면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그리고 라보르이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참고자료]

비록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지만 역사에 남는 위대한 음악가들로서는 요셉 라보르 이외에도 여러 명 있다.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 1958-)는 위대한 테너이다. 이탈리아 오페라 팝 테너이다. 물론 팝음악뿐만 아니라 클래시컬 음악도 연주한다. 오거스탱 바리(Augustin Barie: 1883-1915)는 프랑스의 작곡가이며 오르간 연주자였다. 프란체스코 란디니(Francesco Landini: 1325-1397)는 이탈리아의 작곡가, 오르간 연주자, 성악가, 시인, 악기 제작자였다. 장 랑글레(Jean Langlais: 1907-1991)는 프랑스의 모던 클래시컬 음악의 작곡가이며 오르간 연주자였다.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테레자 폰 파라디스(Maria Theresia von Paradis: 1759-1824)는 작곡가이며 피아니스트였다. 그의 아버지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에게 봉사했기 때문에 딸의 이름을 마리아 테레지아라고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