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좀 더 알기/나사렛의 목수 요셉

요셉의 직업은 테크니션

정준극 2010. 5. 26. 21:08

[목수 요셉]

 

마태복음에는 예수님을 ‘목수의 아들’이라고 했다(마태 13:55). 목수라는 단어는 그리스어의 테크톤(Tekton)을 번역한 것이다. 마가복음에는 예수님 자신을 테크톤(목수)라고 불렀다(마가 6:3). 예수님은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아버지로부터 가업의 일을 배웠을 것이다. 테크톤이라는 단어는 영어로 카펜터(Carpenter)라고 번역되고 있지만 실은 더 넓은 의미에서 테크니션(기술자)라고 보아도 무관하다. 영어의 테크놀로지(Technology)라는 단어가 그리스어의 테크톤에서 파생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노릇이다. 당시에는 테크톤이라고 하면 무얼 만드는 사람뿐만 아니라 집이나 야외극장과 같은 공공시설을 건설하는 사람도 의미했다. 그러나 초대교회 사람들은 복음서에서 말하는 테크톤을 좁게 해석하여 목재를 가지고 가구 따위를 만드는 목수에만 국한하였다. 그래서 ‘건축가의 아들’이 아니라 ‘목수의 아들’로서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다.

 

목수일을 하는 요셉. 에브레트 밀레 경 그림

 

유스틴 마터(Justin Martyr: -165)와 같은 신학자는 예수께서 목수로서 멍에와 쟁기를 만들었다고 썼다. 크로쌍(Crossan)이라는 사람은 테크톤이라는 단어를 좁게 해석하여 당시 ‘목수’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일감을 얻어 일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다른 학자들은 테크톤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좁게 해석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테크톤은 상당한 기술을 가진 기술자로서 작업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직공들도 여러 명을 거느리고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기술자가 드물기 때문에 테크톤은 상당한 존경을 받았다는 점도 덧 붙였다.

 

케이스(S.J. Case)와 같은 학자는 당시 나사렛이 치포리(Tzippori: 고대 세포리스: Sepphoris)라는 도시로부터 겨우 6km 떨어져 있음을 주목하고 요셉은 치포리 도읍의 건축을 위해 매일 나사렛에서 치포리까지 출근하면서 일했으며 이때 예수님도 간혹 함께 가서 요셉을 도와 일했다고 설명했다. 치포리는 기원전 4세기경 로마군에 의해 파괴된 도시로서 예수께서 어린 시절에는 당국이 치포리의 재건을 위해 건축가들을 동원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치포리는 마리아의 친정 부모님이신 안나와 요아힘의 고향이었다고 한다. 혹자는 요셉이 치포리의 야외극장의 건설에 종사했다는 주장도 했다. 다른 학자들은 요셉과 예수께서 마을의 일반적인 장인으로서 목재, 돌, 쇠를 사용하여 물건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거리가 많지 않아서 한가한 시간이 많았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 붙였다. 말하자면 예수께서 사색할 시간이 많았다는 것이다.

 

갈릴리 지방의 중심이었던 치포리의 유적. 십자군 전쟁 당시에 건축된 망루로서 극히 최근까지 위층은 학교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목수 요셉은 아마도 나사렛에서 치포리까지 와서 건축일, 목수일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어떤 학자들은 요셉의 성격에 대하여 결단력이 있고 동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요셉은 자기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이 마리아가 갑자기 임신하여 마을 사람들에게 돌로 처 죽임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를 보호하고 옹호하여 급히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고 마리아를 집으로 데려 왔기 때문에 의리가 있고 결단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는 것이다. 요셉은 진실한 사람이므로 하나님의 사자인 천사의 말을 무조건 믿었다. 요셉은 믿음의 사람이었다. 가톨릭 전통에 따르면 요셉은 이 세상을 떠날 때에 마리아와 예수님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