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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 - 워싱턴

정준극 2010. 6. 30. 15:18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 - 워싱턴

Korean War Veterans Memorial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뜻깊은 말은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앞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의 한쪽에 새겨진 말이다. 기념공원 한쪽 에는 이런 글도 적혀있다. Our nation honors her sons and daughters who answered the call to defend a country they never knew and a people they never met. 감히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국가는(미국은)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와 한번도 만난 본 일이 없는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국가의) 부름에 응한 (전쟁터에 나간) 우리의(미국의) 아들과 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2010년 6월 25일.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의 필자. 성조기와 태극기가 함께 꽃혀 있는 화환.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이 방문하고 사진들을 찍고 갔다. 어떤 사람은 묵념을 드리고 갔고 어떤 사람은 병사들을 향하여 거수경례를 하고 갔다. 나는 날씨가 하도 더워서 양복 상의를 벗어 들수 밖에 없었다. 병사들에게는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은 일찍이 1995년 7월에 6.25 전쟁 45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아버지)이 추진했고 얼마후 클링턴 대통령 시기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오프닝에는 클링턴 미국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이 참석했다고 한다. 참전용사 기념공원은 6.25 전쟁 당시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 병사 19명이 판초(우의)를 입고 M1 소총을 손에 쥔채, 혹은 무전기를 등에 멘채 전투대형으로 행군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어서 실감을 더해주고 있다. 이 공원은 미국연방정부과 관리하는 전국의 370개 공원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어떤 마을이나 도시가 그냥 만들어 놓은 공원이 아니라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공원이다. 조형물의 제작은 2차 대전 참전용사인 프랭크 게이로드(Frank Gaylord)라는 사람이 맡았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벌써 15년전에 마련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인데 한국에 사는 우리들은 그동안 그런 것이 있는지도 잘 모른채 지내왔다. 아마도 과거 잃어버린 10년의 친북좌파 정부가 북한의 의중을 대단히 존중한 나머지 그들에게 자극을 주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워싱턴의 이 뜻깊은 6.26 전쟁 기념공원의 존재를 일반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몰고 나갔기 때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옆에는 월남전 참전용사 기념비가 서 있다. 그러나 그건 기념비일 뿐이고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처럼 두터운 판초 우의에 방한복을 입고 정찰행군하는 모습은 아니다. 꽃다발 아래에는 'We remember you forever'(우리는 당신들을 영원히 기억합니다)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비가오는 어두운 밤에는 실제로 병사들이 걸어가는 것 처럼 보여 섬뜩하다고 한다.

 

그러다가 근자에 이르러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이 비로소 언론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이어 얼마전에는 미국을 방문한 이대통령이 직접 이곳을 방문하여 헌화함으로서 바야흐로 많은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었다.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미국이 먼저 6.25를 잊지 말자고 하여 조성한 기념공원에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이 고마움을 표시하기 시작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 아닐수 없다. 나는 마침 2010년 6월 25일, 6.25 전쟁 60주년을 맞이하는 바로 그 날에 와싱턴을 방문 중이어서 만사를 제쳐놓고 그곳을 찾아 갔었다. 한국 국민으로서 일종의 도리 때문에 방문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무척 더운 날씨였다. 불볕 더위에 습도마저 높아서 한낮에는 걸어 다니기도 힘든 날이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한국전 기념공원을 방문하고 자못 감회가 깊은 모습으로 살펴보고 있었다. 한국전에 참전했을 듯한 어떤 노병의 모습도 보였다. 땡볕이었는데도 정장을 입고 손자 쯤으로 보이는 어떤 학생과 함께 한참동안 조용히 조형물들을 지켜본후 땀을 씻으면서 발길을 옮겼다. 그 모습이 거룩해 보였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기억을 되살리는 뜻에서 강조하면, 6.25 전쟁에서 미군은 무려 3만 7천여명이 전사했으며 10만여명이 부상을 당했고 8천여명이 북한 공산군에 의해 포로로 잡혀 끌려 갔거나 실종되었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지구의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며 한국인이라고는 한번도 만나본 일이 없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부모형제와 떨어져 이역만리 한국에 와서 추운 겨울, 더운 여름을 무릅쓰고 공산군을 몰아내고 한국민에게 자유민주주의를 안겨주기 위해 귀중한 목숨을 버렸다. 그들이 오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을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결초보은하지 않을수 없다. 그런데도 북한에서 살지 않고 계속 대한민국에 살면서 온갖 반국가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친북좌파 세력들은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한국의 은인 맥아더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가?

 

성조기가 휘날리는 아래에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이 있다. 바닥은 화강암과 모래 밭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의 고르지 못한 지형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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