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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살리기

정준극 2019. 7. 7. 06:07

원자력 살리기

대한민국은 에너지-경제-기술 식민지였다


[다음은 원자력살리기 국민연대 공동대표 장인순(張仁順) 박사의 글이다. 내가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근무할 때에 소장님으로 모시던 분이다. 애국정신이 남달리 투철하셨던 분이셨다. 이 나라를 위해 2017년 가을호 '원자력포럼'지에 원자력을 살려야 한다는 기고를 하셨다. 너무나 공감하기에, 그리고 장 박사님의 애국 사상을 존경하기에 그분의 글을 이곳에 싣는다. 이 글을 한 사람이라도 더 읽어서 이 나라에서 원자력을 살리는 일이 실현되기를 바랄 뿐이다. 특히 북한의 눈치만 보며 김정은의 대변인 노릇만 하고 있는 탈원전 정책의 좌파 인사들이 읽어서 양심에 가책을 받았으면 좋겠다. 본문 중에 간혹 나오는 한문은 단어의 올바른 의미를 위해서 내가 임의로 넣은 것이다.]


'원자력포럼'지 2017년 가을호에 실린 장인순 박사의 이고 '원자력살리기 국민연대' 발족의 의미 서두


Freedom is not free.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이 풍요로운 삶은 거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일까? 왜 정채봉 시인이 백두산에 올라 '아! 백두산아 이렇게 웅장한 산도 이렇게 큰 눈물샘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시를 썼을까? 시인은 단군 이래 9백번이나 넘는 외침(外侵)으로 고난 받은 한민족의 질곡의 역사를 돌아 보면서, 차고 맑은 천지의 그 많은 물을 우리 민족이 흘린 뜨거운 피눈물에 비유한 것이 아닐까!


조용한 아침의 나라(Land of morning calm). 우리 민족은 일제(日帝)의 강점으로 찟기고 상처받은 자존심으로 오랜동안 희망을 잃고 살다가 간신히 남의 도움으로 8.15 해방과 함께 독립을 얻었지만 먹을 것과 에너지를 구걸하는 경제식민지-기술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풍요로운 삶은 어떻게 주어진 것일까?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아시아, 아니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였던 대한민국이 어떻게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강소국으로 우뚝 설수 있었을까? 그것은 해방 후 자유민주주의 하에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우리 국민 특유의 끈기와 열정, 그리고 냉혹한 국제사회가 보여주는 '힘이 곧 선(善)이고 규범이라는 사실을 늦게나마 깨닫고 조국 근대화에 모두 박차를 가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배고픔이 상식으로 통했던 이 땅의 산업화 세대는 '허리띠가 양식이었던 시대, 배가 고파 책을 읽고, 먹을 것이 없어 꿈을 먹고 산 세대'라고 정의하고 싶다. 배고파 책을 읽고 꿈을 먹고 살아온 이 산업화 세대가 이루어 놓은 이 풍요로운 삶은 우리 민족의 상처받은 자존심과 민족혼을 회복해주었고 세계에 한국의 위상을 높여주었다.


울진원자력발전소. 대한민국의 자부심


중요한 것은 이 산업화 과정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원자력 기술개발과 원자력발전소라는 것이다. 한국은 대형 상용원자로, 소형 원자로, 그리고 연구용 원자로 모두를 수출하는 유일한 나라이다. 알머나 자랑스런 일인가? Science citation index 에 한국의 논문이 처음으로 게재된 것이 꼭 40년 전인 1977년이었고 34건이었다. 이는 우리가 얼마나 과학 후진국이었나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그러나 과거 30년 동안에 이루어 놓은 원자력연구개발 성과는 세계 어떤 나라도 흉내조차 낼수 없는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기념비적인 것이 아니겠는가?


국내 모든 원자력관련 산업체와 연구기관이 역할분담과 협업을 통해서 이루어낸 대표적인 대형 프로제트가 아닌가? 우리나라의 많은 거대 프로젝트 중에서 원자력산업 만큼 A에서 Z까지 완전한 기술자립을 이룩한 것이 과연 있는가? 전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의 원자력 기술과 원자력 산업을 괴담 보다 더한 괴담으로, 어린 학생들과 무지한 정치권에 퍼 나르는 한심한 인간들이 에너지, 아니 원자력 전문가 행세를 하면서 탈원전을 주도했다고 설치는 현실에 많은 원자력인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북한이 핵무기 개발로 '서울을 불바다' 운운해도 한마디 말도 못하는 인간들이 탈핵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물론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누구나 원전을 반대할수 있는 권리는 있다. 그러나 거짓 정보와 근거 없는 자료를 가지고 어린 학생들이나 많은 국민들을 호도하고 협박을 할수 있는 자유까지 부여 받았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기 바란다. 이 얼마나 국민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행위인가.


한국은 세계 에너지 자원 최빈국으로 97%의 에너지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에너지 식민지이다. 우리가 어떻게 에너지 식민지로부터 벗어날수 있을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1979년 TMI 원전사고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세계 원자력 산업에 큰 타격을 주었지만 역설적으로 1970년대 유가 폭동과 맞물려 우리에게는 원자력기술자립을 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였다. 세계 원전 시장의 위기가 우리에게는 절호의 큰 기회가 되었다. 원자력발전 선진국들이 주춤하는 사이 산국은 제3세대 원전기술사업과 꾸준한 연구개발로 원전선진국을 추월하고 한국표준원전인 APR1400을 개발하여 해외 수출을 하게 되었다. 나아가 20기가 넘는 꾸준한 원전 건설로 국내 700여개의 기자재 공급회사들이 전문화 및 고도화로 세계 시장의 원전 부품 수출울 주고하고 있다.



소형 SMART 원자로는 한국 고유의 원천 기술로 세계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으며 요르단에 건설된 우리의 연구용 원자로는 잘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세계에서 가장 원자로를 잘 건설하고 운영하는 나라를 선택하라면 단연 대한민국이 1위인데, 괴담이나 fiction 이나 다름없는 '판도라' 같은 영화에 현혹되어 탈원전을 하겠다는 정부는 무지한 것인지, 아니면 용감한 것인지, 갈대 같은 여론으로 중요 정책을 결정한다면 정부나 국회가 왜 필요한가? 먼 훗날에 부끄러운 세대로 평가 받고 싶은가? 에너지 부국이면서 원전사고까지 경험한 미국과 소련이 왜 탈원전을 하지 않는가? 이들은 먼 미래를 내다 볼수 있는 통찰력은 물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줄 하는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3차 산업이 인류의 삶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못지않게 엄청난 부작용도 남겼다. 예를 들면 모든 분쟁과 사회 불안의 요인인 '부의 양극화', 핵무기를 포함해 전세계를 공포의 분위기로 몰고 가는 '첨단테러기법의 발달',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 등이다. 유한한 에너지 자원은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고 화석에너지의 남용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 북한은 핵무기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이 어려운 난국에 우리 원자력인들이 할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원자력에너지는 가난한 대중을 위한 에너지이다. 막걸리 한잔을 파는 가게, 김밥 한줄, 라면 한 그룻을 파는 가게도 에어콘 없으면 장사를 할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부자나 고위 공무원들이나 국회의원이나 국무위원들은 한 달에 전가 값 몇 천원, 몇 만원 올라도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겠지만 가난한 대중들은 고통을 받는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탈원전은 이들 대중에게 고통을 주고, 많은 일자리를 잃어야 하고, 더 나아가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의 경제는 크게 타격을 받을 것이며, 원전 해외 수출은 완전히 포기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느 나라가 탈원전하는 나라의 원전을 도입하겠는가? 우리가 해외 나가서 우리의 원전을 건설하라고 어떻게 이야기 할수 있는가? 우리가 탈원전하면 북한과 중국이 가장 기뻐할 것이다. 우리의 원자력기술의 잠재력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북한이 만일 우리가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얼마나 쇼크를 받겠는가? 우리의 탈원전은 우리의 모든 잠재력을 모두 버리는 것으로 북한을 기쁘게 한다는 것을 모르는가? 탈원전의 가장 큰 후유증은 모든 고급인력의 해외 유출로 우리의 원자력사업은 급속도로 쇠퇴할 것이며, 반면 중국과 소련이 거대한 원전 거설 시상을 장악할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소(현 한국원자력연구원) 설립 20주년 기념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탑 '새 時代의 動力'. 홍익대 박석원 교수 제작. 캐리(한국원자력연구원)의 새로운 로고


북할 핵실험 소식을 접했을 때의 분노, 원전 수출 소식을 접했을 때의 환희, 탈랙/탈원전을 접했을 때의 분노와 허탈감과 좌절감. 우리가 분노하고 좌절하는 것은 과거 우리가 원자력 기술개발 과정에서 쏟아 부은 노력과 열정이 아까워서가 아니고 에너지 최빈국인 이 땅에서 우리의 후손들이 에너지 부족 없이 영원히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원자력살리기 국민연대'의 발족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나라사랑'이라는 단 한가지 이유에서 출발한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Freedom is not free). 무엇인가 희생해야 하고, 노력하고, 땀 흘려야하고, 협업하고, 소통하고, 사랑하고 그래서 함께 '선'을 이루는 '원자력살리기 국민연대'에 함께 가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