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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에 대한 신념

정준극 2019. 7. 7. 17:36

원자력에 대한 신념


[다음 글은 한국원자력문화진흥원장 이창건 박사가 원자력포럼지 2017년 가을호에 게재한 것을 전재한 것이다. 이창건 박사는 우리나라 원자력 연구개발의 산 증인으로 한국원자력연구소(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평생을 봉사하였다.]


우리는 지난 몇 십년간 다음과 같은 신념을 가지고 원자력계에 종사하여 왔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1.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에선 머리로써 창출하는 기술에너지인 원자력이 가장 적합하고 환경친화적이며 미래지향적이므로 그 연구-개발, 국내보급 및 수출에 이바지하여 왔다.


2. 우리는 북한 원자력 동료들이 서울을 불바다 운운하는 독재 집단에게 억압당하여 핵무기 개잘에 동원되고 있는 것을 측은하게 여기고 있으며 그들이 하루 속히 우리와 함게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대열에 합류하게 되기를 염원한다. 우리는 남북이 통일되면 전력기근에 허덕이는 북한 동포들에게 값싸고 안정적인 전기를 공습하게 될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원전 사업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리고 통일 후 북한 동료들과 힘을 합하면 세계 원자력 시장 제패가 한층 수월하고 빨라질 것이라 믿고 있다.


3. 지난날 우리가 외국 회사와 손잡고 한국표준형 경수로(KSNP)를 개할 할 때 정상배들과 이에 동조하는 극일부 언론계로부터 그것은 결국 한국과 세계 원자력계의 재앙이 될 것이라며 심하게 모함과 모욕을 당했다. 그때 그 일을 추진하던 원자력계 동료 백 수십명은 6개월간 검찰로부터 호된 뒷조사를 받았으나 아무런 혐의도 찾아내지 못하자 검찰간부는 '털면 먼지가 나는 법인데 원자력계는 다르다'고 말했다는 것이고 그때의 담당 검사는 나중에 검찰총장의 자리에 올랐다. 우리는 그런 역경 속에서도 묵묵히 원자력 기술자럽에 매진하여 KSNP 개발에 성공함으로서 국내에서 그 노형(爐型)의 원전을 건설하여 세계 초;고의 가동 실적을 올렸고 또한 KEDO를 통해 북한에 2기를 공급코자 했다.


4. 우리는 그 KSNP를 발판삼아 경제성과 안전성이 한층 향상된 APR 1400을 개발하여 UAE에 2기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또한 같은 시점에 요르단에 우리 고유 모델인 연구용원자로도 수출하였고 금년 초엔 IAEA가 높이 평가하고 있는 우리 설계의 SMART 원자로를 사우디 아라비아와 손잡고 당지에 실증로를 건설, 그것을 한층 더 발전시켜 세계 시장에 진출키로 합의한바 있다.


5. UAE Barakah에 건설중인 APR 1400 원자로가 예정 공기 안에, 계약금내에서 품질요구를 맞추고 있는 세계 유일의 원전 프로제트라는 찬사를 받게 된 것은 그간 우리 원자력계의 꾸준한 표준화 노력과 철저한 품질보증 및 성능향상 때문이라고 평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원자로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처럼 국제원자력계는 APR 1400 을 아주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같은 노형인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을 의논키 위해 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우리나라의 탈원전 방침에 접한 UAE 기술진은 이러다간 앞으로 APR 1400 의 부품조달과 운영에도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며 걱정하고 있다고 하며 또 우리 원자로에 관심을 가졌던 원전도입 희망국의 관심이 사그러들었고 그런 사태변화를 즐기고 있는 경쟁사들은 국제시장에서의 한국 퇴출을 기정 사실로 보고 있다한다. 거기에 더해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원자력 산업계는 국제 원자력 시장 진출이 훨씬 수월해 졌음을 자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이번 조치는 그간 닦아온 우리 원자력 기반을 졸지에 황폐화시키고 나아가 우리 경쟁자들을 이롭게 만들 것으로 본다.


6. 우리는 이 나라 전기의 질이 세계 으뜸이 되는데 원자력발전이 큰 몫을 담당하여 왔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즉 단전(단전) 시간과 그 빈도가 가장 짧고 또한 전압과 주파수가 가장 고르기 때문에 양질의 전기공급이 필수적인 반도체 생산 같은 첨단기술산업으로의 진출이 가능케 되었던 것이다. 아울러 송배전 소실이 세계에서 가장 적고 전기료가 가장 싼 것은 서민에게의 편리함과 풍요로움 제공과 함께 산업계의 국제경쟁력 향상의 밑거름이 되어 왔다.


7. 우리는 후쿠시마 사태 이후 탈원전 정책을 취한 일본이 원전 대신 LNG 를 대량 수입해 사용한 결과 (1) 그간의 무역 흑자가 적자로 돌아섰고 (2) 국민과 산업체에의 전기료가 많이 올랐고 (3)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게 되자 원전 재가동으로 돌아서면서 원전을 전력공급의 주축의 하나로 다시 채택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자기 경험에서 배우는 자는 어리석고, 남의 경험을 참작해 자기 생활방식을 조정하는 이는 현명하다는 옛말은 바로 지금 우리에게의 교훈이다. 저는 5년전 효도관광시켜 주겠다는 딸들에 이끌려 나가시카 의과대학과 원폭폭심지(Ground Zero)및 미국 사는 제 조카의 연구 프로젝트 관련자들을 만나러 일본에 갔다 왔다. 그때 며칠간은 산속 온천장의 여관에 머물렀는데 거기에서 저는 해방후 고향 떠난지 처음으로 냇가 옆에서 많은 반딧불을 보며 감격하면서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임을 자각했다. 딸들이 '엄마, 저것봐'라기에 우러러보니 하늘에는 별들이 한국에서 보다 더 크고 밝게 빛나고 있었다. 우리는 일급수가 흐르는 냇가에 반딧불이 많이 살고 또한 별이 더욱 크고 밝게 빛나는 자연친화적인 나라고 만들기 위해서라도 원전을 확대 보급해야 하는 것이다.


8. 원전 없이는 값싼 전기공급이 불가능하고 온실가스 감축협약을 지킬 수도 없으며 미세먼지 감출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다. 정부는 원전 대신 LNG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하나 LNG 연소는 석탄보다 인체에 악영향을 심하게 미치는 초미세먼지를 2.35배 배출한다는 한국대기환경 과학원 보고가 있었고 미국환경보호처(EPA)는 그것이 7.6 배에 이른다고 했다. 환경친화적인 원전을 배제하고 왜 우리 몸에 해로운 초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고 값비싼 LNG의 사용증대를 꾀해야 하나?


9.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진이 아니라 쯔나미 때문에 생긴 참사였다. 작년도 Richter Scale 5.8의 경주 지진에도 불구하고 동해안의 여러 원전은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으며 지진 때문에 사고가 난 원자로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영화 '판도라' 이야기는 사실과 다른 허구이며 그것을 보고 탈원전 정책을 편다는 것은 크라큰 잘못이다. 지금은 글로발 시대이다. 그래서 세계는 파리 협약으로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합의 했다. 같은 맥락에서 만일 우리나라 원자로의 안전을 믿을수 없어 운전중지나 건설 또는 건설 예정 취소 조치를 취한다면 중국 동해안에서 운전 중이거나 건설 또는 건설 예정인 수십기의 원전은 괜찮단 말인가?


10. 우리는 탈원전에 더하여 탈석탄 정책이 급격히 진행되면 탈전기, 탈수도물, 생활의 탈 편리함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탈원전이 우리 원자력기술의 국제 경쟁력 약화를 초래케 해서는 안되며 그간 열심히 기술을 연마하여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는 우리 원자력 인력이 해외;로의 Diaspora를 일츠켜서는 안된다고 믿기에 이렇게 호소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원자력공학과 학생들이 전과(轉科)한다는 얘기를 엊그에 지도교수에게서 들었다. 그러나 원자력 동료 여러분! 흔들릴지언정 결코 침몰하지 않는다(Fluctuat nec mergritur)는 옛말을 믿고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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