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거리들/19구 되블링

14. Sillerstrasse - Suttingergasse

정준극 2010. 9. 6. 08:18

14. Sillerstrasse(질러슈트라쎄)로부터 Suttingergasse(주팅거가쎄)까지

 

- Sillerstrasse(질러슈트라쎄): ‘오스트리아 주말농장, 귀향농, 애완동물가 협회’의 회장을 지낸 프란츠 질러(1893-1924)를 기념하여 붙인 이름이지만 정부에 등록된 공식 명칭은 아니다. 2구의 Sillerweg(질러베그), 12구의 Franz-Siller-Weg(프란츠 질러 베그), 13구의 Sillergasse(질러가쎄)와 Sillerplatz(질러플라츠), 22구의 Franz-Siller-Gasse(프란츠 질러 가쎄)는 모두 프란츠 질러를 기념하여 붙인 이름이다. 19구의 질러슈트라쎄는 노이슈티프트 암 봘데 마을에 있다. 아무튼 대단히 인기가 있었던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노이슈티프트의 슈멜츠 주말농장 및 사격장에는 질러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노이슈티프트의 슈멜츠에 있는 주말농장 겸 사격장. 이곳에 질러의 기념비가 있다.

 

- Silvaraweg(질바라베그): 지베링에 있는 거리이다. 저널리스트이며 작가인 게차 질버러(Geza Silberer: 필명이 Sil-Vara였다: 1876-1938)를 기념하는 거리이다. 저널리스트로서 그는 Neuen Freien Presse(노이엔 프라이엔 프레세)에 정규 기고가였으며 작가로서 그는 무대작품을 주로 썼다. 대표적인 무대작품은 Mädchenjähre einer Königin(왕비의 소녀시절: 1933)이다. 이 작품은 두 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 Siolygasse(지올리가쎄): 오스트리아 민요가수이며 민속음악 작곡가인 요한 지올리(1843-1911)를 기념하는 거리이다. 그는 무려 1천곡 이상의 비엔나노래를 창작했다. 그중에서 Heurigenkanon(호이리겐카논)은 대단한 사랑을 받은 노래이다. 그는 가수와 작곡가로서 크게 성공했지만 가난에 지쳐 숨을 거두었다.

 

작곡가이며 가수인 요한 지올리

 

- Sollingergasse(졸링거가쎄): 당대의 가장 유명한 출판가인 요한 파울 졸링거(1795-1845)를 기념하는 거리이다. 그는 새로운 고속인쇄기를 개발하여 인쇄의 혁명을 이룩하였다. 1825-27년에 출판한 셰익스피어 전집은 당시 최고의 인쇄기술로 인쇄한 것이었다. 셰익스피어 전집의 삽화는 유명한 화가인 모리츠 폰 슈빈트(Moritz von Schwind)가 그렸다.

 

요한 파울 졸링거가 개발한 회전고속인쇄기

 

- Sommergasse(좀머가쎄): 부동산 소유자로서 자선가인 루돌프 좀머(1838-1918)를 기념하는 거리이다. 부동산 소유자들은 대부분 불로소득을 한 경우가 많으므로 자선사업을 해야 한다.

- Sommerhaidenweg(좀머하이덴베그): 경작지의 이름이다. Heide(하이데) 또는 Haide(하이데)라는 단어는 비옥하지 않은 산성의 토양을 말한다. 슈베르트의 하이덴뢰슬라인(들장미)은 척박한 땅에서 자란 아름다운 장미에 대한 노래이다.

- Sonnbergplatz(존버그플라츠): 경작지의 이름이다. 기록에 의하면 1351년에는 In den Sueenberg(주엔버그)라고 불렀다. 유래와 의미는 분명치 않지만 햇볕이 잘드는 언덕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같다.

- Sonnleitensteig(존라이텐슈타이그): 역시 경작지의 이름이다. 햇볕이 잘 드는 경사진 밭이라는 뜻이다.

- Spiessweg(슈피쓰베그): 소방대원인 시몬 슈피쓰(1852-1902)를 기억하여 붙인 이름이다. 되블링 의회의원을 지냈다. 그 정도면 대단히 출세한 것이다.

- Springsiedelgasse(스프링지델가쎄): 경작지의 이름이다. 스프링은 샘을 말한다. 그러므로 스프링지델은 샘 주변의 정착지를 말한다.

- Starkfriedgasse(슈타르크프리드가쎄): 푀츨라인스도르프의 대지주인 슈타르크프리드 폰 파첼리네스도르프를 기억하여 붙인 이름이다.

- Stefan-Esders-Platz(슈테판 에스더스 플라츠): 벨기에 출신으로 오스트리아에서 기업활동을 했던 슈테판 에스더스(1852-1920)를 기념하는 거리이다. 그는 1895년 마리아힐르퍼 슈트라쎄에 Zu grossen Fabrik(추 그로쎈 화브릭)이라는 상점을 오픈했다. 지금의 백화점과 같은 상점이었다. 이상점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직물전문상점 중의 하나로서 현대적 백화점의 선구자 격이었다. 상점규모로 보면 1900년대 비엔나에서 세 번째로 큰 상점이었다. 장사로 돈을 많이 번 그는 1910년경에 그린칭에 Kaasgrabenkirche(카스그라벤키르헤)를 건립하였다. 그린칭의 슈테판 에스더스 플라츠에는 옛날 그가 살던 저택인 빌라 에스더스(Villa Esders)가 있다. 오늘날 Clara Fey-Kinderdorf(클라라 화이 소년원)로 사용되고 있다. Kinderdorf(킨더도르프)는 2차 대전 이후에 생긴 부랑아 보호소를 말한다.

 

되블링에 있는 빌라 에스더스. 현재는 소년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 Steinbüchlweg(슈타인뷔흘베그): 이곳에 있던 경작지의 이름이다. 일찍이 1328년에 Steinpüchl(슈타인퓌흘)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던 곳이다. Büchl(뷔흘)은 Hügel(휘겔)과 마찬가지로 언덕이라는 뜻이다.

- Steinfeldgasse(슈타인펠트가쎄): 화가인 프란츠 슈타인펠트(1787-1868)를 기념하는 거리이다. 비엔나미술아카데미(Akademie der boildenden Künste)의 교수를 지냈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풍경화 장르를 개척한 인물이다. 하지만 동판화와 리토그라피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다. 슈타인펠트는 알프스를 모티브로 한 풍경화를 처음으로 그려서 주목을 받았다.

 

프란츠 슈타인펠트(아들)의 작품인 '할슈타트 광경'

 

- St.-Georg-Platz(상크트 게오르그 플라츠): 성조지(상크트 게오르그)에게 봉헌된 칼렌버거도르프의 교구교회를 기념하여 붙인 이름이다.

 

칼렌버거도르프 교구교회 '상크트 게오르그 교회'

 

- Strassergasse(슈트라써가쎄): 이젠 할 말이 없으니까 슈트라쎄와 가쎄를 합한 단어를 만들어 내는구나라고 생각할수 있지만 그것이 아니라 그린칭 시장을 지낸 요한 슈트라써(1807-1873)를 기념하여 붙인 이름이다.

 

1900년대의 그린칭

 

- Strehlgasse(슈트렐가쎄): 상크트 안나 실업중학교장을 지낸 요한 슈트렐(1801-1862)을 기억하여 붙인 이름이다. 그는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수학교과서를 개편하여 발간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Stürzergasse(슈튀르처가쎄): 민속작가인 루돌프 슈튀르처(1865-1926)를 기념하는 거리이다. 그는 유머러스한 비엔나의 토속적인 시를 번역하여 보급하였다. 풍자주간지로 인기를 끌었던 Muskete(머스케트 소총)를 위해서도 봉사했다.

- Sulzeg(줄츠베그): 이곳에 있던 목초지의 이름으로서 Sulz(줄츠)는 가축을 기르는 목초지를 말한다. 나중에 비엔나시는 이 지역을 매입하여 포도밭으로 만들었다.

- Suttingergase(주팅거가쎄): 작센 출신으로 비엔나에 와서 비엔나방어군에 입대하여 제2차 터키의 비엔나공성 때에 비엔나방어를 위한 요새화를 위해 많은 공적을 쌓은 다니엘 주팅거(1640-1690)를 기념하는 거리이다. 원래 공학도인 그는 특히 요새의 건축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제2차 터키의 비엔나 공성 때의 폴란드군과 터키군의 칼렌버그 전투. 얀 뷔크 작품. 169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