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호이리거와 그린칭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

정준극 2010. 10. 11. 11:03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Kronprinz Rudolfshof)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

 

그린칭에 있는 여러 호이리거 중에서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Kronprinz Rudolfshof)라는 호이리거를 유독 소개코자 한다.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는 '루돌프 황태자 주점'이라고 번역할수 있다. 오스트리아제국(후에 오스트로-헝가리 제국)의 프란츠 요셉 1세 황제와 엘리자베트(씨씨) 황비의 유일한 아들로 태어나 1889년 마이엘링에서 젊은 애인과 함께 비운의 동반자살을 택한 루돌프 황태자의 이름을 따서 붙인 호이리거이다. 기왕에 그린칭에 갈 일이 있다면 이렇듯 합스부르크의 흔적이 남아 있는 흥미로운 곳을 찾아가는 것도 미상불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에 있는 베토벤분수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는 몇가지 특별한 것이 있다. 현관을 들어서면 마당에 우물처럼 생긴 '베토벤의 분수'(Beethovenbrunnen)라는 것이 있다. 베토벤이 세상을 떠난 집에 있던 작은 분수를 옮겨다 놓은 것이다. 베토벤은 9구 알저그룬트의 슈봐르츠슈파니어가쎄에서 세상을 떠났다. 지금 그가 세상을 떠난 집은 전쟁 중에 파괴되어 사라졌으며 대신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 있다. 아무튼 베토벤과 연관된 물건이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에 있다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다.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의 안쪽에는 현대풍으로 생긴 정자(파빌리온)가 있다.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유명한 화가이며 건축가인 프리덴스라이히 훈데르트봐써 스타일을 따라 지은 집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이 정자에서 그린칭 호이리거 쇼가 열린다. 비엔나 노래, 슈람멜 음악, 오페레타 멜로디, 그리고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가 공연된다. 쇼는 보통 저녁 8시부터 시작하며 화ㅡ금-토에는 저녁 8시 15분에 시작한다.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에서의 그린칭음악 연주. 그린칭과 같은 곳에는 주로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많이 온다. 젊은이들은 주로 시내의 주점에 간다.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에는 지그문트 프로이드, C.G. 융(Jung), 알버트 아인슈타인 등이 즐겨 방문했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까지 왔었다는 것은 의외이다. 이밖에도 수많은 명사들이 루돌프 황태자를 기억하면서 이곳을 찾아 왔었다.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의 건축 양식은 오스트로-헝가리 제국 스타일이어서 화려하면서도 아늑하고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수 있다. 이 집에는 여러 로칼 음식이 있지만 그 중에도 이른바 지그문트 프로이트 스페치알리태트라고 하는 것이 흥미있다. 먹어 보면 그저 그런 샐라드 같은 것이지만 아무튼 그 유명한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자주 먹었다는 것이니 약간의 감회가 있을수 있다.

 

 그린칭의 크론프린츠 루돌프스호프의 엣 모습. 당시에는 '카페 루돌프스호프'라고 불렀다.


오늘날의 그린칭 거리와 루돌프스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