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오페라 성악가 일화

[참고자료] 성악가 매니저 모리스 슈트라코슈(Maurice Strakosch)

정준극 2010. 11. 2. 09:03

[참고자료]

성악가 매니저 모리스 슈트라코슈(Maurice Strakosch)

 

오페라의 황금시기를 거쳐 그라마폰 시대에 세계적인 성악가들은 대체로 매니저들의 도움을 받았다. 피아니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매니저 또는 임프레사리오(Impresario)라는 존재가 거의 필요 없지만 오페라 성악가들에게는 필요했다. 모리스 슈트라코슈(Maurice Strakosch: 1825-1887)는 오페라 역사상 기억될만한 성악가 매니저였다. 체코(모라비아) 출신의 슈트라코슈는 어릴 때부터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보여주었다. 11세 때에 브르노에서 훔멜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부모들은 슈트라코슈가 음악가가 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어린 슈트라코슈는 12살 때에 단신으로 집을 뛰쳐나와 음악가로서의 꿈을 키우기 위해 음악의 도시 비엔나로 갔다. 이곳에서 그는 음악이론가이며 작곡가 겸 지휘자인 지몬 제흐터(Simon Sechter)로부터 음악기본을 배웠다. 시몬 제흐터는 슈트라코슈가 피아노보다는 성악적 재능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성악 레슨을 받으라고 권면했다. 슈트라코슈는 얼마동안 주디타 파스타(Giuditta Pasta)에게서 성악 레슨을 받았다.

 

모리스 슈트라코슈

 

몇년 동안 비엔나에서 보낸 슈트라코슈는 뜻한바 있어서 이탈리아로 떠났다. 그는 18세 때에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 지방의 비센차(Vicenza)에서 테너 살바토레 패티(Salvatore Patti: 1800-1869)를 만났다. 그는 5년동안 비센차를 비롯한 이탈리아의 여러 곳에서 지내면서 성악을 공부했지만 살바토레 패티의 권고를 받아들여 임프레사리오로서 활동하기로 결심했다. 패티 가족이 미국의 초청을 받자 슈트라코슈는 미국 순회연주의 매니저가 되었다. 슈트라코슈는 1952년 살바토레 패티의 둘째 딸인 소프라노 아말이아 패티(Amalia Patti)와 결혼하여 아예 패티 가족의 일원이 되었다. 원래 슈트라코슈는 큰 딸인 칼로테 패티를 연모하였으나 사정상 둘째 딸과 결혼하였다. 칼로테 패티도 상당한 성악가였다. 하지만 이 집안의 가장 유명한 성악가는 막내 딸 아델리나 패티(Adelina Patti)였다. 슈트라코슈는 아델리나 패티의 매니저로서도 크게 활약했다. 실제로 슈트라코슈는 아델리나에게 성악을 가르친 선생이기도 했다.

 

슈트라코슈는 아델리나 패티의 매니저였다.

 

슈트라코슈는 간혹 피아노 연주도 했다. 미국 순회연주회 때에는 노르웨이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올레 불(Ole Bull)과 듀엣을 연주하기도 했다. 슈트라코슈는 작곡가이기도 했다. 그의 오페라인 Don Giovanni di Napoli(나폴리의 돈 조반니)는 1857년 뉴욕에서 초연되어 호평을 받았다. 슈트라코슈는 1825년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Souvenirs d'un impresario(임프레사리오의 회상록)을 발간하여 오페라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바이올리니스트 올레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