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수도원/순례교회

마리아힐르프버그 순례교회(Wallfahrtskirche Mariahilfberg) - 구텐슈타인

정준극 2010. 11. 10. 18:41

마리아힐르프버그 순례교회(Wallfahrtskirche Mariahilfberg) - 구텐슈타인

 

마리아힐르프라는 말은 '성모께서 도우시다'라는 뜻이다. 성모 마리아가 기적을 행하시어 고통받는 자들에게 도움을 주시었다는 내용이다. 오스트리아나 독일에는 마리아힐르프 교회가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 니더외스터라이히 지방 남쪽 구텐슈타인(Gutenstein)의 레지덴츠버그(Residenzberg)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마리아힐르프버그 교회가 순례교회로서 잘 알려져 있다. 마리아힐르프버그는 기적이 일어나 교회를 세운 장소의 언덕을 말한다. 마리아힐르프버그 순례교회는 제르비텐클로스터(Servitenkloster: 성모하복회 수도원)에 속하여 있으며 십자가의 길(고난의 길), 성인들의 묘지, 은자들의 암자, 중앙제단의 성자상 등으로 유명하다. 마리아힐르프버그 순례교회가 세워진 내력은 다음과 같다.

 

마리아힐르프버그 순례교회

 

17세기에 이곳에 있던 어떤 너도밤나무에 성모의 모습이 뚜렷하게 새겨진 것이 발견되었다. 오베르슈타이어마르크 지방 북쪽의 마리아첼(Mariazell)에 있는 성모상을 완전히 복사한 것처럼 보이는 조각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그런 성모상이 있으리라는 것은 어떤 대장장이와 구텐슈타인 지방판사의 꿈에 한번도 아니고 몇번이나 반복되어서 나타났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너도밤나무를 보니 놀랍게도 마치 성령의 모습처럼 흰 비둘기가 나타나 있었으며 더구나 그런 빛나는 모습이 여러번 나타났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 나무를 신성시하였다. 얼마후 그 지방에 사는 어떤 팔이 마비된 사람이 너도밤나무의 성모상을 만졌더니 깨끗하게 낫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이 장소는 순례자들이나 병고침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장소가 되었다. 오늘날 나무에 새겨져있던 마리아상은 금속으로 만들어서 순례교회의 첨탑 꼭대기에 풍향계로서 설치되어 있다.

 

마리아힐르프버그 순례교회. 첨탑의 꼭대기 풍향계에는 마리아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마리아힐르프버그 순례교회가 처음 세워진 것은 1665년이었다. 처음에는 목조건물이었다. 몇년후 구텐슈타인의 영주인 요한 발타자르가 사냥을 나갔다가 부상을 당한 일이 생겼다. 영주는 목숨을 건진 일을 감사히 생각하여 새로운 교회를 짓기로 서원했다. 그리하여 1668년 목조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교회를 건설하였다. 교황 클레멘스 9세는 구텐슈타인의 기적을 기념하여 새로 지은 교회에 Hilfreichen Jungfrau Maria(도움주시는 성모 마리아)라는 이름을 하사하였다. 교회는 1724년에 확장되어 1727년에 봉헌되었다. 바로크 양식의 중앙제단에는 4개의 성자상이 세워져 있다. 성그레고르, 성요아힘, 성아우구스티누스, 성안나이다. 부속제단 중 오른쪽의 것은 가난한 영혼의 제단(Armenseelenaltar)라고 부르며 왼쪽의 것은 고통받는 어머니의 제단(Schmerzensmutteraltar)라고 부른다. 설교단(칸첼)의 뒷면에는 사도 요한의 기념상이 있다. 중앙제단의 그림은 천국여왕인 마리아를 그린 것이다. 제단의 윗쪽에는 기적이 나타난 장면들이 표현되어 있는 조각이 있다.

 

마리아힐르프버그 순례교회의 중앙제단

 

마리아첼 마을 전경. 이곳 교회에 있는 마리아와 똑 같은 모습이 구텐슈타인 언덕의 너도밤나무에 새져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