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수도원/순례교회

마리아 타페를 순례지(Wallfahrtsort Maria Taferl) - 멜크

정준극 2010. 11. 13. 22:47

마리아 타페를 순례지(Wallfahrtsort Maria Taferl) - 멜크

 

멜크 쪽에서 바라본 마리아 타페를 교회와 마을

                        

마리아 타페를은 니더외스터라이히 지방에 있는 마을 이름이다. 이 마을에 마리아 타페를 교회(Basilika Maria Taferl)가 있고 성물박물관이 있으며 이밖에도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여러 기념물들이 있다. 마리아 타페를이란 말은 마리아상을 그리거나 조각한 판자를 말한다. 마리아 타페를은 니더외스터라이히주의 멜크 군(Bezirk Melk)에 속하여 있다. Bezirk(베치르크)는 비엔나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구(區)를 말하지만 지방에서는 군(郡)을 말한다. 마리아 타페를 순례교회는 도나우 상류 니벨룽게나우(Nibelungnau)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마리아 타페를은 오스트리아에서 마리아첼(Mariazell) 다음으로 중요한 순례지이다.

 

엽서에 그려진 피에타와 교회 전경

 

이 마을에는 예전부터 길가의 성모애상의 그림(피에타)이 걸려 있었다. 이처럼 길가에 성화나 성상이 있는 것을 독일어로는 Bildstock(빌트슈토크)라고 부른다. 주로 십자가상의 그리스도를 모셔 놓지만 성모나 성자들의 상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만들어 모셔놓기도 한다. 이 마을에 있는 성모화는 판자에 그린 것이기 때문에 마리아 타페를이라고 불렀으며 그로부터 이 마을의 이름이 유래하였다. 알렉산더 쉬나겔이라는 삼림관이 있었다. 중병에 걸려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이었으나 길가의 빌트슈토크에 있는 피에타의 마리아에게 기구하였더니 병고침을 받았다. 그는 너무나 감사하여 작은 피에타상을 만들어 나무에 봉헌하였다. 얼마후에는 토마스 파흐만이라는 목수가 역시 병고침을 받았다. 그는 성모화가 효험한 것을 알고 떼어내어 자기 집으로 가져가려고 하다가 그만 나무에서 떨어져 두 다리의 뼈가 부러지는 재앙을 받았다. 사람들은 나무 위의 성모화를 더욱 두려워하고 열심히 공경하였다. 사람들은 누가 되었든지 크게 다친 것은 자기들의 기도가 부족하여 그렇게 되었다고 믿어서 성모화를 새로 만들고 교회를 지어 보존키로 했다. 처음에는 작은 예배처였으나 다시 본격적인 교회를 세우기로 하여 황실건축가인 야콥 게르슈텐브란트와 이탈리아의 건축가인 카를로 루라고가 공동으로 건축을 맡아 완성하였다. 교회 건축은 1660년에 시작하여 50년이나 걸렸다. 마리아 타페를 교회의 자랑거리는 돔이다. 멜크 대사원의 돔을 완성한 야콥 프란타우어(Jakob Prandtauer)의 작품이다. 그래서 멀리서 보면 혹시 멜크 대사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혼란을 가져온다.

 

   토마스 파흐만이 떡갈나무의 성화를 떼너낸후 고통을 받고 있다. 오른쪽은 알렉산더 쉬나겔이 성화를 병고

   침을 받은후 피에타 성상을 봉헌하고 있는 장면

 

중앙제단의 성화는 피에타로서 요셉 마티아스 괴츠의 작품이다. 중앙제단에는 역병(페스트), 터키의 침공, 30년전쟁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해준데 대한 감사의 뜻이 담겨 있다. 마리아 타페를 교회에는 종교개혁이후 가톨릭 신앙을 수호하는 합스부르크의 의지가 담겨 있기도 하다. 말하자면 종교개혁의 파도에 대항하는 가톨릭 신앙의 보루와 마찬가지의 역할을 담당한 교회였다. 더구나 마리아 타페를은 도나우 강변에 있기 때문에 교통이 좋아서 반개혁운동의 중심지와 같은 역할을 맡아하였다. 이 마을에서는 아직도 마리아의 축일에 마리아 타페를 교회까지 성상을 앞세우고 행진하는 전통이 남아 있다. 마리아 타페를 교회에 부속되어 있는 성물박물관(Schatzkammer)에는 수많은 순례자들이 병고침을 받은후 선물로 남겨 놓은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눈길을 끈다. 로마 교황청은 1947년 마리아 타페를 교회를 특별교회(Basilika minor)로서 지정하였다. 마리아 타페를 교회와 성물박물관 등은 그동안 수차례의 보수를 거쳐 마침내 2008년 4월 11일 다시 봉헌하는 기쁨을 가졌다.

 

마리아 타페를 교회의 중앙제단. 아름다운 바로크 양식이다.

도나우 강변에 있는 마리아 타페를 마을과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