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수도원/순례교회

[참고자료] 바실리카 마이오르(대성전)와 바실리카 미노르(소성전)

정준극 2010. 11. 21. 11:47

[참고자료]

로마 교황청이 지정한

바실리카 마이오르(Basilica Maior: 대성전)와 바실리카 미노르(Basilica Minor: 소성전)

- 메이저 바실리카(Major Basilica)와 마이너 바실리카(Minor Basilica) -

 

로마 가톨릭에 속하여 있는 교회(성당: 성전)중에 교황청이 특별이 지정한 교회(바실리카)로 대성전(라틴어로 바실리카 마이오르)과 소성전(라틴어로 바실리카 미노르)이 있다. 도대체 그들은 무엇인가? Basilica Maior와 Basilica Minor를 대성전(大聖殿)과 소성전(小聖殿)이라고 번역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확한 표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대성전이라고해서 무조건 규모가 큰 것도 아니며 소성전이라고해서 무조건 규모가 작은 것은 아니다. 역사가 오래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대성전(바실리카 마이오르)의 반열에 오르는 것도 아니다. 성물을 많이 보존하고 있거나 성자들을 많이 배출했다고 해서 대성전라고 부를수만도 없는 일이다. 로마 교황께서 바쁘신 중에도 대성전과 소성전으로 구분하여 지정했으므로 그런줄 알고 있으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로서는 대성전과 소성전에 대하여 확실하게 구별하기 어려우므로 짧은 지식이나마 어떻게 구별하는지 설명코자 한다. 대성전과 소성전에 대하여 일고코자 함은 오스트리아의 순례교회를 섭렵하는 중에 로마 교황청에 의해 소성전으로 지정된 교회가 더러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이다.

 

로마의 성요한 라테란 대성전(바실리카 마이오르 산 조반니 라테라노)의 화려한 내부

 

바실리카 마이오르(대성전)는 바티칸 교황이 인정한 로마에 있는 4개 교회만을 말한다. 전에는 총대주교(Patriarchal) 바실리카라고도 불렀던 교회들이다. 극히 최근까지만 해도 총대주교 바실리카라고 부르는 것은 아씨씨의 성프란체스코와 관련된 교회만이 그렇게 불렀다. 지금은 모두 교황청 바실리카라고 부른다. 로마 가톨릭의 교황이 손수 지정한 네곳의 대성전은 성베드로 대성당, 성요한 라테란 대성당, 성바오로 대성당(성밖의 성바오로 대성당), 성모 대성당(눈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이다. 바실리카라는 타이틀을 가진 나머지 교회들은 소성전이다. 대성전이라는 타이틀은 1300년 교황 보니파체 8세(Boniface VIII)가 처음으로 도입하였다. 교황은 가톨릭에서 처음으로 성년(聖年: Holy Year)을 제정하고 대사(大赦: Indulgences: 면죄부)의 조건을 규정하였는바 대사의 조건 중에 하나가 가톨릭 신자라면 로마를 방문하고 사도들을 기념하는 대성전에 가서 경배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교황은 그렇게 한 사람이면 그들의 죄가 모두 사함을 받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보니파체 8세 교황이 말한 사도들을 기념하는 교회라는 것은 성베드로 대성전과 성바오로 대성전이었다. 그러므로 바실리카 마이오르로 선정된 교회는 처음에 두 곳뿐이었다. 아무튼 대성전을 지정한 것은 성년에 지은 죄를 사면받는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라고 할수 있다.

 

교황 보니파체8세와 추기경들. 14세기 작품. 교황 보니파체 8세가 대성전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하였다.

 

그러다가 교황 클레멘트 6세(Clement VI)가 은근히 생각해 보니 면죄부를 받을수 있는 대성전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래서 1350년 두번째 성년을 마지하여 성요한 라테란 성전(St John Lateran: San Giovanni Laterano)을 대성전으로 추가 지정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30년 후인 성년에는 성모성전(눈의 성모 교회)이 대성전으로 지정되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에게 봉헌된 성모대성전은 로마에서도 가장 오래된 교회이다. 아무튼 로마 가톨릭의 성년에 면죄부를 받으려면 이 네 곳의 대성전을 순례하는 것이 전제조건이었다. 대성전에는 성스러운 문이 있다. 이곳을 통과하려면 병원에서 처방을 받는 것처럼 사전에 얘기가 되어 있어야 한다.그리고 대성전의 주제단에서는 교황 또는 교황이 지정하는 사제만이 교황을 대신하여 미사를 집전할수 있다. 고해를 하러 오는 신자들이 너무 많아서 얼마전부터는 신학생까지 동원하여 24시간 고해성사를 받고 있다. 로마에 있는 네 곳의 대성전은 이른바 라테란 조약(Lateran Treaty)에 의해서 외교 공관과 마찬가지의 치외법권적 특권을 누리도록 되어 있다. 치안을 위해 경찰이 대성전의 내부에까지 들어와서 순찰을 돈다. 이들 경찰은 이탈리아 경찰이 아니라 바티칸 공국의 경찰들이다.

 

성로렌스 교회(성밖의 소성전)

 

네 곳의 대성전은 면죄부를 주는 역할과 함께 다른 임무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세계(주로 로마 가톨릭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의 중요 관구 중심지와 인연을 맺도록 했다. 말하자면 종주국으로서의 로마의 대성전들이 만방의 관구들을 통솔한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세상의 중요한 로마 가톨릭 관구는 다섯군데이므로 기왕에 로마의 교회 중에서 한군데를 더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밖에 있는 성로렌스 교회(Basilica of St Lawrence Outside the Walls)가 대상으로 추천되었다. 하지만 교황청은 성로렌스 교회를 성베드로 대성전 등과 마찬가지의 지위를 줄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소성전의 직함을 받았다. 이어서 교황청은 로마의 다섯 교회와 각처에 있는 초대교회 시절의 다섯 곳 총대주교 교구들을 연계하였다. 다섯 곳의 교구를 기독교(로마 가톨릭)의 5대 관구라고 부른다. 이에 따라 성요한 라테란 대성전은 로마와, 성베드로 대성전은 콘스탄티노플(오늘날의 이스탄불), 성바오로 대성전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성모 대성전은 터키의 안디옥, 그리고 성로렌스 소성전은 예루살렘과 연계하였다. 현재의 교황 베네딕트 16세는 2008년에 서방교회의 총대주교 대성당이라는 명칭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대신 교황청 바실리카(Papal Basilica)라고 부르도록 했다. 이제 로마에 있는 네 곳의 대성전에 대하여 아주 간략하나마 소개코자 한다. 참으로 아름답고 웅장한 교회들이 아닐수 없으며 로마 가톨릭 신도들이면 얘기만 들어도 공경의 심정으로 고개를 숙여야 하는 교회들이다. 사족이지만, 이러한 대단한 교회들을 짓고 치장하기 위해 일반 신도들에게 면죄부를 팔았음은 다 아는 사실이며 그로 인하여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켰음은 세상이 다 아는 사항이다.

 

- 성요한 라테란 대성전(Basiliica of St John Lateran: Basilica San Giovanni Laterano): 로마 주교, 즉 교황의 성전이다. 라테라노 궁전에 인접하여 지은 최초의 바실리카식 대성전이다. 324년 콘스탄티누스1세가 세웠다. 공식적인 풀 네임은 Papal Basilica of St John Lateran, Archbasilica of the Most Holy Saviour and of Saints John the Baptist and the Evangelist at the Lateran, Cathedral of Rome이다. 로마 가톨릭 교회의 총본산이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은 성요한 라테란 대성전이다.

 

요한 라테란 대성전. 보라 얼마나 웅장한가를!

 

- 성베드로 대성전(Basilica of St Peter's): 바티칸 바실리카라고도 한다. 성베드로가 순교한 자리에 세워진 교회로서 전세계 로마 가톨릭 신자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지이다. 성베드로 대성전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교회일 것이다. 교황이 참여하는 중요한 종교적 의식은 대개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다. 성베드로 대성전의 공식 풀 네임은 Papal Basilica of Saint Peter in the Vatican 이다.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전. 천사의 성에서 바라본 모습. 명실공히 세계 최고, 최대이다.

 

- 성바오로 대성전(Basilica of Saint Paul Outside the Walls): 글자그대로 보면 성밖의 성바오로 대성전이다. 로마 시대에 성벽 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도 바오로가 순교한 장소에 세워진 교회이다. 그곳에 작은 교회가 있었으나 324년 콘스탄티누스1세가 큰 성전을 건설했다.

 

성바오로가 순교한 장소에 세워진 성바오로 대성전

 

- 성모 대성전(Basilica of St Mary Major): '눈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이라고도 한다. 리베리우스 바리카라고도 한다. 처음 건축된 교회가 리베리우스에게 봉헌된 것이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풀 네임은 Papal Basiliica of Saint Mary Major이다. Major라는 것은 위대하다는 뜻이다. '눈의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 대하여는 본 블로그에서 오스트리아의 순례교회 일람중 참고자료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성모대성전 또는 눈의 성모 대성전

 

이탈리아에는 이상 4곳의 대성전 이외에도 교황청이 특별히 인정한 교회들이 있다. '폼페이의 성모 묵주 교황청 바실리카'(Fontifical Basilica of Our Lady of the Rosary of Pompei), '바리의 성니콜라스 교황청 바실리카'(Pontifical Basilica of Saint Nicholas in Bari), '파누아의 성안토니 교황청 바실리카'(Pontifical Basilica of Saint Anthony of Padua), '로레토의 성가 교황청 바실리카'(Pontifical Basilica of the Holy House at Loreto)이며 이밖에 스페인의 마드리드에도 한 곳이 있다. '성미가엘 교황청 바실리카'(Pontifical Basilica of St Michael in Madrid)이다. 총대주교(Patriarchal)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바실리카는 교황청(Papal)이라는 타이틀의 다음 단계에 있는 교회들을 말한다. 총대주교라는 직함을 가진 대주교들이 관계하는 교회들로서 베니서의 성마가 총대주교 대성당, 아퀼레이아의 총대주교 바실리카가 이에 속한다.

 

마드리드의 산 미구엘(성미하엘) 바실리카의 정면

 

한편, 소성전(마이너 바실리카)는 여러 나라에 수없이 많이 있다. 모두 교황이 이들의 위상을 인정해 준 곳이다. 소성전은 기적을 보여준 특별한 교회가 대상이지만 일반적으로 주로 교구교회가 이에 속하며 또한 성자들의 영묘가 있는 곳, 또는 특별한 수도원이나 수녀원의 교회도 대상이 된다. 기도원이나 예배처도 잘하면 소성전이라는 타이틀을 받을수 있다. 예를 들면 캐나다 몬트리올의 성요셉기도원(St Joseph's Oratory)이다. 북미 최초의 소성전은 캐나다 퀘벡시에 있는 노트르 담 대성당(Notre-Dame de Quebec Cathedral)이다. 1874년 교황 비오9세가 교황의 칙서로서 인정했다. 미국 최초의 소성전은 미네아폴리스에 있는 성모바실리카(Basilica of Saint Mary)이다. 교황 비오11세가 1926년에 소성전으로 인정하였다. 남미에서는 콜럼비아의 라스 라하스(Las Lajas) 대성당이 1954년에 교황청의 소성전으로 임명되었다. 아프리카에서는 코트 디부아(아이보리해안)에 있는 야무수크로 성모평화교회(Basilica of Our Lady of Peace of Yamoussoukro)가 소성전으로 지정되었다. 성모평화교회는 규모가 대단하여서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전보다도 더 크다고 한다.

 

몬트리올의 성요셉기도원 야경. 치유의 은사가 있는 성전으로 유명하다.

 

순례자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대성전은 당연히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전이다. 하지만 바티칸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순례자들이 찾아오는 곳은 멕시코 시티의 과달루페성모바실리카(Basilica of Our Lady of Guadalupe)이다. 매년 1천2백만명에서 2천만명까지 순례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다음으로 순례자들이 많이 찾아오는 지역은 프랑스 루드르성소(Santuary of Loudres)로서 매년 5-6백만명이 찾아오고 있다. 예전에는 교황에 의해 소성전으로 지명되는 경우가 매우 어려웠고 드믈었지만 20세기에 들어서서는 상당히 많은 교회들이 교황청으로부터 소성전으로 지명되었다. 그러다보니 기적이나 성자들의 수도(修道)와는 별로 관계가 없는 곳까지 교황청의 소성전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스페인의 프랑코 총통 묘지, 마드리드 인근의 전사자 계곡, 캘리포니아의 카르멜(Carmel), 필리핀의 마닐라 대성당(스페인이 처음 마닐라에 정착한 곳), 산후안 선교교회 등이다. 소성전이 너무 많다보니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는 소성전 지정을 엄격히 하자는 여론이 비등해졌다. 결과, 바실리카의 윗자리에 대성당(Cathedral)이라고 해도 더 이상 소성전으로 지정되지는 않고 있다.

 

마닐라 대성당(마닐라 소성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