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English Class/소브리케

Digger(디거)

정준극 2010. 12. 5. 18:25

Digger(디거): 디거는 호주와 뉴질랜드 출신의 병사들을 일컫는 군대 속어이다. 그런데 주로 호주병사들을 말한다. 이 용어의 유래에 대하여는 여러 이론이 있다. 실상 Digger(디거)라는 말은 1차 대전 이전부터 이미 호주에서 널리 사용되었던 슬랭이다. 광부를 뜻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카우리(Kauri) 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는 노동자들을 의미했다. 그로부터 발전하여 병사들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는 것이다. 1915년 역사적으로 유명한 갈리폴리(Gallipoli) 전투에서 비롯하였다는 주장이 더 신빙성을 지니고 있다. 갈리폴리는 오토만 제국의 영토로서 이스탄불 인근의 다르다넬스(Dardanelles) 해협에 있는 지명이다. 1차 대전중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은 이스탄불을 점령하기 위한 시도로서 대규모의 병력을 갈리폴리에 상륙시켰다. 영연방군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차출된 병사들이 주축을 이루었다. 그로부터 갈리폴리에서는 영불 연합군과 오토만 터키-독일 연맹군 사이에 1915년 4월에 시작하여 1916년 초까지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으니 이것이 유명한 갈리폴리 전투이다.

  

갈리폴리 전투. 참호 속에서 전사한 병사. 고향에 두고온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하였을 것이다.

 

갈리폴리에서 호주와 뉴질랜드의 병사들은 아침 저녁으로 참호를 파면서 전투에 임해야 했다. 그리하여 Dig, dig, dig, until you are safe!(파라, 파라, 파라, 안전할 때까지!)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Digger 라는 표현은 이때부터 비롯한 것으로 참호를 파는 일만 했던 호주와 뉴질랜드 병사들을 일컫는 대명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호주와 뉴질랜드 병사(이를 ANZAC라고 부르니 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의 약자이다)들은 참호를 파는데 있어서 참호와 참호 사이의 터넬을 파는데 일가견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때는 한참이나 열심히 참호를 파고 가다가 적군의 참호에 나오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ANZAC 병사들은 자기들을 Digger 라고 부르는데 대하여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오히려 자랑으로 여겼다. 어려운 일을 훌륭히 수행하는 모범 병사들로 인정받기 때문이었다.

 

갈리폴리의 호주군 참호. 호주와 뉴질랜드 병사들은 참호 파기의 전문가들이었다. 이들을 디거라고 불렀다.

 

뉴질랜드 병사들은 자기들 스스로를 디거라고 부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다른 나라 병사들은 뉴질랜드 병사들을 Kiwis(키위)라고 부르기를 좋아한다. 마치 영국 병사들을 Tommy(토미)라고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Tommy 라는 말은 Tommy Atkins 라는 용어에서 나온 것이다. Tommy 는 Thomas의 애칭으로서 중세 이후 영국에서 가장 흔한 이름이 토마스(톰, 토미)이므로 영국 남자를 일컫는 대명사가 되어 있던 것이다. Atkins 라는 말은 붉은 흙의 아들(Little son of red earth)라는 의미이다. 영국 병사들이 붉은 색의 튜닉을 입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었다. 오늘날 Tommy(또는 Tom)라는 명칭은 특히 공수부대원들을 일컬을 때 사용하는 것이 되었다. 한편, 호주에서  Digger 라는 말은 호주군만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갈리폴리 전투의 생존자인 존 캠벨 로쓰(John Campbell Ross)라는 노병이 2009년 6월에 세상을 떠남으로서 갈리폴리 전투에서의 오리지널 디거는 한 사람도 남지 않게 되었다.

 

갈리폴리 전투의 호주병사(부상당한 동료를 업고 후퇴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갈리폴리에 첫 상륙한 4월 25일(1916년)을 Anzac Day 라고 하여 정중하게 기념한다. 원래 1차 대전과 관련하여서는 종전일인 11월 11일(1918년)을 Armistice Day(휴전일)이라고 하여 우리나라의 현충일처럼 국가적으로 기념하지만 호주와 뉴질랜드 병사들은 휴전일보다 Anzac Day를 더 존중하고 있다. Armistice Day는 최근 Remembrance Day 로 명칭을 바꾸었다. Digger 라는 말은 간혹 다른 분야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특히 축구팀이나 육상팀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갈리폴리 전투 기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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