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디보의 세계/세계의 명베이스

비엔나의 파파게노 에리히 쿤츠(Erich Kunz)

정준극 2011. 1. 5. 20:52

비엔나의 파파게노 에리히 쿤츠(Erich Kunz)

 

 

1950-60년대의 비엔나 사람들로서 에리히 쿤츠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베이스 바리톤인 에리히 쿤츠는 비엔나 토박이로서 비엔나 오페레타에서 눈부신 역할을 맡았 만인으로부터 사랑을 받은 인물이다. 특히 '메리 위도우'에서 엘리자베트 슈봐르츠코프, 니콜라이 겟다와 함께 최고의 캐스트로서 활약하였다. 또한 카라얀 지휘의 영화 '장미의 기사'에서도 엘리자베트 슈봐르츠코프와 함께 화니날을 맡아 기염을 토하였다. 그러나 에리히 쿤츠의 최고 역할은 파파게노였다. 그의 코믹한 연기와 중후하고도 감칠맛 나는 베이스 바리톤 음성은 듣는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었다.

 

파파게노는 그의 전매특허였다.

 

에리히 쿤츠가 오페라에 처음 데뷔한 것은 1933년 오파바(Opava)라고 하는 도시에서 오스민(후궁에서의 도주)을 맡은 것이었다. 오파바는 오늘날 체코 공화국에 속한 도시로서 예전에는 실레지아의 수도였다. 비엔나 슈타츠오퍼의 데뷔는 1940년이었다. 그는 슈타츠오퍼를 통해 모차르트 전문의 베이스 바리톤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는 주로 모차르트의 파파게노, 레포렐로, 구글리엘모, 피가로의 역할을 맡아 박수를 받았다. 이어 그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발을 비롯하여 액-상 프로방스 페스티발 등에서 무대를 장식했고 1943년과 1951년에는 바이로이트의 초청으로 '뉘르베르크의 명가수'에서 베크메써를 불러 갈채를 받았다. 에리히 쿤츠가 미국으로 건너가서 뉴욕의 메트에 출연한 것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이었다. '돈 조반니'에서 레포렐로를 맡아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그후 그는 메트에 2년 동안 머물면서 주로 레포렐로, 피가로, 베크메써, 화니날(장미의 기사)의 역할을 맡았다. 시카고에서는 '낙소스의 아리아드네'에서 할레퀸을 맡기도 했다. 에리히 쿤츠는 1995년 비엔나에서 세상을 떠났다.

 

레포렐로도 그의 전매특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