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오페라의 장르

오페라의 장르 대탐험

정준극 2011. 3. 23. 20:35

시작하면서

 

장 바티스트 륄리의 '아르미드' 무대

 

이탈리아어인 오페라(Opera)는 실은 오페라 인 무시카(Opera in musica)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잘 아는대로 Opera는 Opus의 복수형으로서 '작품들'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오페라 인 무시카'는 '음악 작품들'이라고 번역할수 있다. 오페라라는 단어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5백년이라는 풍상을 거치면서 지내왔다. 따지고 보면, 그 5백년 동안 온갖 영욕을 견디면서 무던히도 발전하여왔다. 일반인들은 '오페라라고 하면 그저 모두 같은 오페라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지 어찌하여 사실주의 오페라니 인상주의 오페라니 하면서 구분해햐 하는가?'라는 궁금증을 가질수가 있다. 하지만 오페라 애호가들에게는 오페라가 어떻게 발전하여 왔으며 어떤 형태로 변화하여 왔는지가 중요한 관심사항이다. 오페라라고 해서 모두 같은 오페라는 아니기 때문이다. 오페라 애호가들(음악학자들 포함)은 좀 더 구체적으로 형식이나 주의를 구별하기를 선호한다. 그래서 이것은 낭만주의 오페라, 저것은 인상주의 오페라, 또 이것은 사실주의 오페라 등등의 분류가 생겨났다. 다시말하여 오페라를 각각의 장르로서 분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장르들은 어떻개 생겨났는가? 우선 자기 작품의 성격이나 특성을 구체적으로 표시하기를 좋아하는 작곡가들이 주로 고안해 낸 용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음악의 역사와 함께 오페라도 여러 형태로 발전하고 변화하였다. 그러므로 각각 다른 장르의 오페라가 출현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수 없다. 오페라의 여러 장르는 작곡가들에 의해 개발되기도 했지만 어떤 경우에는 극장측이나 후원자들의 요구에 의해 오페라의 장르가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 극장이나 후원자(파트론)들이 작곡자들에게 '이런 오페라를 만들어 주시오, 저런 오페라를 만들어 주시오'라고 요청하면 그렇게 할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어떤 오페라가 어떤 장르에 속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장르에만 국한하여 호칭되는 것은 아니다. 이 장르의 작품이 될수도 있고 저 장르의 작품이 될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 가장 권위있는 명칭은 역시 작곡자 자신이 결정한 바에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카르멘' 초연의 포스터. 4막의 오페라 코믹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오페라 코믹이라고 해서 코믹한 오페라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카르멘'은 분명히 비극이다. 다만, 파리의 오페라 코믹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어떤 오페라가 어떤 장르에 속하는 것인지는 세월이 흘러 나중에 사람들이 결정해 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라는 장르이다. 글자 그대로 보면 '심각한 오페라'라고 할수 있으나 반드시 심각한 내용의 오페라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중에 음악사학자들이 오페라 부파, 또는 오페라 코믹과 구별하기 위해서 붙인 명칭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독일에서 주로 사용하는 차이트오퍼(Zeitoper)라는 명칭은 작곡자 자신이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특정 극장과 관련되어 비롯된 명칭도 있다. 파리의 오페라 코믹 극장에서 주로 공연되는 오페라는 일반적으로 오페라 코믹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그것이다. 오페라 부프(Opera bouffe)라는 용어도 파리부프극장(Theatre des Bouffes Parisens)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

 

이제부터 오페라의 각 장르를 음악사적인 입장에서 고찰해 보기로 한다. 예를 들어 Acte de ballet라는 장르가 있으면 이것은 언제부터 사용되었던 용어이며 그에 속하는 대표적인 작품들은 어떤 것이며 아울러 대표적인 작곡가들은 누구인지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물론 우리가 알고 있는 오페라의 장르 중에는 음악사적으로 관계가 별로 없으며 공식적인 용어라고 보기에는 애매한 것들도 더러 있다. 예를 들면 Rescue opera(구원 오페라), Sacred opera(종교 오페라), Tragic opera(비극적 오페라) 또는 one-act opera(단막 오페라)와 같은 장르이다.

 

단막 오페라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마지막 장면을 그린 삽화.

'오페라 이야기 > 오페라의 장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페라의 장르 - 5  (0) 2011.03.29
오페라의 장르 - 4  (0) 2011.03.29
오페라의 장르 - 3  (0) 2011.03.29
오페라의 장르 - 2  (0) 2011.03.29
오페라의 장르 - 1  (0) 2011.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