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극 집중탐구/세계의 수난극

브라질의 '새 예루살렘'극장에서의 수난극

정준극 2011. 4. 25. 21:25

브라질의 새예루살렘 극장에서의 수난극

Paixão de Cristo in Nova Jerusalém, Brazil

 

브라질에는 세계 최대의 수난극 극장이 있다. 브라질의 동북부 페르남부코(Pernambuco) 주의 광야지대에 세운 '새 예루살렘'(New Jerusalem)극장이다. '새 예루살렘 성'은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천국을 말하지만 오늘날에는 수난극을 공연하는 극장으로서 브라질에 마련해 놓았으니 의미가 깊다. '새 예루살렘' 극장은 페르남부코의 주도인 브레호 다 마드레 데 데우스(Brejo da Madre de Deus: 모후의 늪지라는 뜻)의 10만 평방미터이나 되는 넓은 부지에 예루살렘의 성벽, 로마총독 빌라도의 법정, 겟세마네 동산, 골고다 언덕 등을 재현해 놓은 노천야외극장이다. 새 예루살렘 성의 성벽은 길이가 무려 3천5백미터나되며 여기에 70개의 망루가 세워져 있는 장대한 것이다. 이곳에서 매년 부활절에 즈음하여 수난극이 공연된다. 수난극에는 5백명 이상의 인원이 동원된다. 여기에 음향, 조명, 특수 효과 등의 기술자가 4백여명이나 된다. 대부분 자원봉사자이다. 수난극은 2시간 정도 걸리는데 관람자들은 우선 예수와 열두 제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으로 연극에 동참한다. 이들은 페르남부코 밤 하늘의 수많은 별들 아래에서 새 예루살렘 극장 내의 아홉개 무대를  차례로 관람하여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한 연극에 동참하는 것을 준비한다.

 

'새 예루살렘' 야외극장의 예루살렘 성벽 

 

수난극은 인류역사상 가장 감동적인 스토리이다. 그것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브라질의 수난극에는 60여명의 정상급 배우들이 출연하며 여기에 자발적 출연자 약 5백명이 참가한다. 연극 관람자 중에서도 당일 연극에 군중의 일원으로 참가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가능하다. 부활절에 즈음하여 연극 관람자는 매일 약 8천명에 이른다. 브라질의 23개 주에서 오며 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새 예루살렘' 극장의 자랑은 훌륭한 디지털 사운드, 마치 피라미드 단지의 조명처럼 신비한 조명, 특수 효과, 사실에 입각한 의상 등이다. 아홉개의 무대 장면은 다음과 같다. 무대 1은 가르치심(Sermon)에 대한 내용을 공연하는 곳이다. 서막과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는 중에 마귀의 유혹을 받는 장면, 산상수훈의 장면 등이 공연된다. 무대 2는 예루살렘 성전이다. 예수께서 성전에서 사람들과 토론을 벌이는 장면, 제사장들의 회의 장면이 공연되는 무대이다. 무대 3은 다락방이다. 최후의 만찬이 공연되는 곳이다. 무대 4는 겟세마네 동산이다.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고뇌에 넘친 기도 장면, 가롯 유다의 배신 장면, 예수께서 체포되는 장면 등이 공연된다. 무대 5는 헤롯의 궁전이다. 헤롯이 베푸는 연회, 예수께서 헤롯과 대면하시는 장면이 공연되는 무대이다. 무대 7은 빌라도의 법정이다. 빌라도가 예수와 대면하는 장면, 로마 군사들이 예수를 조롱하고 채찍질하는 장면이 공연되는 무대이다.

 

'새 예루살렘' 야외극장의 제6 무대인 빌라도 법정(로마 공회). 예수께서 로마 병사들에게 조롱을 당하시고 채찍질을 당하시는 무대이다.

 

무대 7은 성스러운 딜(Via Sacra), 즉 슬픔의 길로서 마리아를 만나며 비탄에 젖은 여인들을 만나는 장면을 연출하는 장소이다. 무대 8은 갈보리 언덕이다. 유다의 낙심, 십자가에 매달음, 십자가상의 죽음, 예수의 시체를 십자가에서 내림, 성모의 슬픔등이 주요 내용이다. 무대 9는 무덤의 장면이다. 무덤에 장사지냄, 부활, 세명의 마리아, 천사가 나타남 등이 내용이다. 해마다 이곳의 수난극을 보러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지만 지금까지 가장 많은 관람객이 온 것은 2008년의 7만 2천명이었다. '새 예루살렘' 극장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장사를 하는 에파미논다스 멘돈사(Epaminondas Mendonca)라는 사람이다. 그는 우연히 독일 바바리아 지방의 오버라머가우에서 거행되는 수난극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자기 고장에서도 그런 행사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951년에 처음으로 자기 마을의 교구가 중심이 되어 거리에서 수난극을 공연했다. 그후 1956년에 플리니오 파체코(Plinioo Pacheno)라는 사람이 브레호 다 마드레 데 데우스에 도착하였다. 그는 수난극을 공연하는 전용극장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968년에 예루살렘을 본 딴 대규모 극장을 완성했다. '새 예루살렘'극장의 입구에는 멘돈사의 기념상이 세워져있다. 플리니오 파체코는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새 예루살렘 극장'의 감독으로 있었다.

 

'새 예루살렘 극장'을 건설하고 초대 감독을 지낸 플리니오 파체코 기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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