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 天路歷程)
랄프 본 윌렴스(Ralph Vaughan Williams)
존 번얀(John Bunyan)원작
랄프 본 윌렴스
타이틀: The Pilgrim's Progress. 프롤로그, 전4막,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대본은 작곡자 자신이 썼다.
초연: 1951년 4월 26일 런던 코벤트 가든
주요배역: 순례자(기독자), 존 번얀(원작자), 해설자(하늘의 사자), 전도자(에반젤리스트), 각성자(짐꾼), 나무꾼 소년, 남자, 부인, 천사, 목동, 방관자
사전지식: ‘천로역정’은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다. 이를 랄프 본 윌렴스(Ralph Vaughan Williams: 1872-1958)가 오페라로 만들었다. 대본은 작곡자 자신이 원작과 함께 성경을 참조하여 작성했지만 부인인 우르술라(Ursula)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본 윌렴스는 ‘천로역정’을 오페라라기 보다는 ‘도덕성’을 강조하는 음악작품으로 작곡하였다. 하지만 교회에서 공연되기 보다는 극장에서 공연되기를 희망하였다. 본 윌렴스는 원작의 내용을 보다 현실적으로 몇군데 수정하였다. 예를 들면 ‘기독자’(Christian)를 ‘순례자’(Pilgrim)으로 고친 것이다. 기독교를 전파하자는 목적이 아니라 세계 공통으로 정신적인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목적 때문이었다.
본 윌렴스는 오페라 ‘천로역정’에 과거에 작곡했던 음악을 이곳저곳에 다시 사용하였다. 예를 들면 1921년에 그가 작곡한 단막 오페라 The Shepherds of the Delectable Mountains(유쾌한 산의 목자)의 음악을 ‘천로역정’의 4막 2장에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교향곡 제5번의 음악도 상당부분이 사용되었다. 진리의 용사(Valiant)의 연설은 혼성합창으로 되어 있는데 본 윌렴스가 1940년에 작곡한 모테트의 음악을 사용하였다. 한편, BBC는 1942년에 본 윌렴스에게 라디오 드라마인 ‘천로역정’의 음악을 작곡해 달라고 의뢰한바 있다. 이때 만들어진 음악의 일부도 오페라 ‘천로역정’에 사용되었다. 어찌보면 오페라 ‘천로역정’에는 위대한 작곡가 본 윌렴스의 전생애에 걸친 창작물이 사실상 3시간에 걸쳐 순전하게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에피소드: 초연의 지휘는 레오나드 핸칵(Leonard Hancock)이 맡았다. 작곡자인 본 윌렴스의 특별한 요청에 의해서였다. 초연에서 기독자는 호주 출신의 바리톤인 아놀드 매터스(Arnold Matters: 1903-)가 맡았다. 코벤트 가든의 초연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래서 초연 이후 재공연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3년후인 1954년 캠브릿지대학교이 본 윌렴스의 승인을 얻어 무대에 올렸다. 기독자 역할은 영국의 바리톤인 존 노블(John Noble: 1931-2008)이 맡았다. 오페라 ‘천로역정’에는 41명의 독창자들이 등장한다.
‘천로역정’의 원래 타이틀은 The Pilgrim's Progress from This World to That Which Is to Come(이 세상에서 장차 올 세상으로 가는 순례자의 역정)이다. 순례자는 기독교인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전체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678년 2월에 1부가 출판되었다. ‘천로역정’은 영문학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세계 20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어느 때, 어느 곳에 가도 구할수 있는 책이 되었다. 존 번얀은 ‘천로역정’을 베드포드셔어(Bedfordshire) 감옥에 있을 때 저술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영국 교회로부터 평신도가 교회법에 어긋나게 교회 밖에서 설교 등 종교의식을 행하였다는 죄목으로 체포되어 구금되었었다. 존 번얀은 두 번째 걸쳐 투옥되었는데 일설에 의하면 ‘천로역정’은 1660-72년간에 걸친 두 번째 옥중생활에서 작성되었다고 한다. ‘천로역정’은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파트는 허영과 명예, 도박과 부패를 극복하는 이야기이다. 두 번째 파트는 음욕, 탐욕, 경박, 무지에 맞서는 이야기이다. 존 번얀은 옥중에 있을 때에 자서전인 Grace Abounding to the Chief of Sinners(죄인 괴수가 입은 은혜)를 썼다.
순례자가 무거운 짐을 지고 좁은 문을 통과함
줄거리: 프롤로그는 옥중에 있는 번얀에 대한 얘기이다. 오페라는 시편 66편에 음악을 붙인 요크(York) 튠의 코드로 시작한다. 이제 번얀은 ‘천로역정’을 완성했다. 번얀은 일어서서 관중들을 향하여 ‘천로역정’의 첫 페이지를 읽는다. 그럴 때에 무거운 짐을 진 순례자의 환상이 보인다. 커튼이 내려져 번얀의 모습을 가리고 순례자 혼자만이 무대에 있다. 순례자는 탄식으로 ‘천로역정’을 읽는다.
제1막 1장. 순례자가 전도자를 만난다. 전도자가 순례자에게 좁은 문(Wicket Gate)으로 가는 길을 가르켜 준다. 네명의 이웃이 나타나 순례자의 길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경고한다. 이들은 온순씨(Pliable: 우유부단), 고집쟁이씨(Obstinate), 불신씨(Mistrust), 소심씨(Timoroous)이다. 하지만 순례자는 이들을 물리치고 길을 떠난다. 2장. 미궁(美宮)이다. 순례자는 미궁의 밖에서 십자가를 바라보고 엎어지며 넘어지며 올라간다. 그리고 십자가 앞에 도달하여 무릎을 꿇는다. 무대 밖에서 빛나는 세 사람의 음성이 들린다. 이들은 무대로 나와 순례자를 마중하고 그가 진 무거운 짐을 벗긴다. 순례자가 미궁의 문을 두드리자 해설자가 합창과 함께 그를 영접한다. 해설자는 순례자의 이마에 축복의 표시를 한다. 순례자는 흰 옷을 받아 입고 미궁으로 들어간다. 그 다음은 인터메쪼(막간음악)으로 야상곡(녹턴)이 연주된다. 미궁의 문지기는 미궁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이 잠의 축복을 즐기기를 바란다.
제2막 1장. 순례자가 갑옷을 입고 무장을 하는 장면이다. 하늘의 전령이 누가 왕의 길로 갈 것인지를 묻는다. 순례자가 나선다. 서기관이 순례자의 이름을 책에 적어 넣는다. 순례자는 ‘증거의 갑주’를 받는다. 그리고 길을 재촉한다. 2장은 순례자가 아폴리온(Apollyon)을 만나는 장면이다. 아폴리온은 파괴자이다. 무저갱에 살고 있는 죽음의 천사이며 사탄이다. 굴욕의 계곡에서 슬픈 생물들의 합창이 들린다. 순례자가 계곡에 들어서자 그를 에워싼다. 아폴리온이 나타나 순례자에게 단판 승부로서 도전한다. 그러나 순례자가 압도한다. 순례자는 결투로 인하여 곤고하다. 그때 나뭇가지를 든 천사와 컵을 든 천사가 나타나 순례자에게 생명수의 잎과 생명수의 물을 주어 곤고함을 씻어준다. 전도자가 돌아와 순례자에게 구원의 지팡이와 말씀의 두루마리와 약속의 열쇠를 건네준다. 전도자는 순례자에게 허화시(虛華市)에서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제3막 1장 허화시이다. 시장에서는 인간의 모든 쾌락을 세일하고 있다. 순례자가 시장에 들어선다. 음란씨로부터 경박심 부인과 부정 마님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순례자를 둘러싸고 물건을 사라고 내밀지만 순례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사람들이 순례자에게 무슨 물건을 사려느냐고 묻자 순례자는 ‘진실을 사겠노라’고 대답한다. 사람들이 순례자를 조롱한다. 하지만 순례자는 이들을 부알세바(마왕)을 따르는 자들이라고 하며 거부한다. 사람들이 순례자를 ‘선함을 증오하는 자’ 앞으로 데려간다. 미신, 시기, 아첨자, 악한, 경박심 부인, 부정 마님 등을 포함한 모든 증인들이 순례자를 비난한다. ‘선함을 증오하는 자’가 무리들의 판정을 청한다. 무리들은 죽음을 요구한다. ‘선함을 증오하는 자’는 순례자를 옥에 가두도록 명령한다. 2장. 옥중의 순례자이다. 순례자는 하나님이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하여 탄식한다. 순례자는 낙담 중에 짐 속에 희망의 열쇠가 있음을 생각한다. 순례자는 열쇠로 옥문을 열고 자유로워진다. 이와 함께 그에게 지워진 멍에는 사라진다. 순례자는 다시 길을 떠난다.
제4막. 1장. 순례자가 방관씨(Mr By-end)를 만나는 장면이다. 방관하는 자는 위선자이기도 하다. 순례자가 숲에 이르자 어떤 소년이 나무를 하고 있다. 순례자가 ‘천성까지는 얼마나 가야 하느냐?’고 묻자 나무꾼 소년은 ‘멀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하며 날씨가 좋으면 ‘기쁨의 산’을 볼수 있다고 말한다. 그때 방관씨와 방관부인이 등장한다. 방관씨는 순례자와 함께 길을 떠나기를 주문한다. 그러자 순례자는 ‘누구든지 나와 함께 길을 가려면 바람과 파도를 극복할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 소리를 들은 방관씨와 방관부인은 순례자와 함께 가는 것을 거절한다. 그들이 떠나자 순례자는 길을 재촉한다. 2장이 시작되기 전에 막간음악(Entr'acte)이 연주된다. 2장은 순례자가 기쁨의 산에서 목자들을 만나는 장면이다. 목자들이 저녁 기도를 드리고 있다. 순례자는 이들에게 이 길이 천성까지 가는 길이 맞느냐고 묻는다. 그들은 그렇다고 대답하면서 왜 그곳으로 가려고 그려느냐고 오히려 묻는다. 그러면서 순례자에게 잠시 쉬어가라고 권한다. 새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하늘의 사자(메신저)가 나타나 순례자에게 ‘주님께서 오늘 만나자고 하신다’고 전한다. 하늘의 사자는 화살로서 순례자의 가슴을 정성스럽게 뚫는다. 사랑으로 끝을 날카롭게 만든 화살이다. 목자들이 순례자의 머리에 기름을 부어준다. 하늘의 사자가 순례자에게 천성으로 가는 길을 가르켜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죽음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말한다. 목자들이 순례자를 위해 기도한다. 3장은 순례자가 마침내 목적지에 도달한 장면이다. 어둠 속에서 멀리로부터 나팔 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밝아지면서 하늘로부터 순례자를 천성에 환영한다는 음성이 들린다. 마침내 순례자의 여행은 끝이 난다. 에필로그는 다시 존 번얀이 갇혀 있는 감옥이다. 오프닝처럼 요크의 시편에 대한 음악이 들린다. 번얀은 관중들에게 그가 쓴 책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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