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아네의 기적(Das Wunder der Heliane) - The Miracle of Heliane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
피아노 앞에서 작곡에 여념이 없는 코른골트. 1940년
'헬리아네의 기적'은 오스트리아 출신이라고 할수도 있고 체코공화국 출신이라고도 할수 있는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가 1924년에 완성한 3막의 오페라이다. 코른골트는 오늘날 체코공화국에 속한 브르노(Brno)에서 태어났지만 그가 태어날 당시의 브르노는 오스트리아제국에 속하여 있었다. '헬리아네의 기적'의 대본은 한스 뮐러-아이니겐(Hans Müller-Einigen: 1882-1950)이 한스 칼트네커(Hans Kaltneker)의 원작을 기본으로하여 작성했다. 그도 역시 브르노 출신이다. '헬리아네의 기적'은 1927년 10월 7일 함부르크 국립오페라극장(슈타츠오퍼)에서 초연되었다. 코른골트의 첫 오페라인 단막의 '폴리크라테스의 반지'와 함께 공연되었다. 코른골트는 이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인 Ich ging zu ihm(그에게 가리라)를 기본으로 하여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조곡을 만들었다. 유명한 악보출판사인 Schott에서 조곡을 출판하였다.
감옥에 있는 나그네(Norbert Schmittberg)를 찾아간 헬리아네(Sally du Randt)
코른골트는 1927년 함부르크에서 '헬리아네의 기적'을 초연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이 오페라가 그의 모든 작품 중에서 가장 걸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함부르크의 초연은 예상 외로 초라한 평가를 받았다. 평론가들은 '헬리아네의 기적'가 새로운 작품이기는 하지만 현대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저속한 작품(Kitsch)라고 평가한 사람도 있었다. 어째서 그런 초라한 평가를 받아야 했는지 그 이유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음악가들 사이에서는 '헬리아네의 기적'이 뛰어난 작품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소프라노 로테 레만(Lotte Lehman)은 이 오페라의 타이틀 롤(헬리아네)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역할이라고 밝힌 것만 보아도 알수 있다. '헬리아네의 기적'은 초연 이후 잠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잊혀졌다. 그러다가 최근 런던에서 공연되자 사람들은 이 오페라를 재평가하고 찬사를 보냈다. BBC의 The Proms 연주회에서는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인 Ich ging zu ihm을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Renee Fleming)가 불렀다. 대단한 갈채를 받았다.
출연진은 비교적 많은 편이다. 주인공인 헬리아네(Heliane: S)는 독재자(Bar)의 부인이다. 여기에 낯선 나그네(T)가 등장한다. 헬리아테와 낯선 나그네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메신저(A), 도어맨(B), 눈먼 판사(T), 젊은이(T), 여섯 명의 배심원들, 천사 등이 나온다. 이 오페라의 시기는 아무때나 이며 장소는 아무나라 든지 전체주의 국가이면 된다.
헬리아네에 대한 재판. 현대적 연출
[제1막] 잔혹하기로 유명한 독재자는 막강한 권세로서 나라를 지배하고 있지만 그의 부인인 헬리아네로부터는 사랑을 받지 못하여 고통스럽다. 독재자는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 신하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을 참지 못한다. 어느날 낯선 나그네가 이 나라를 찾아온다. 그는 백성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결과, 그는 체포되어 사형을 언도 받는다. 나그네는 다음날 동이 틀 무렵에 사형이 집행될 예정이다. 독재자는 나그네가 백성들을 기쁘게 해준 이유를 알고 싶어서 감옥을 찾아온다. 하지만 나그네는 자비를 베풀어 목숨을 살려 달라고 간청을 할 뿐이다. 독재자는 살려줄 생각이 없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밤이므로 손과 발에 채운 쇠사슬은 풀어주기로 한다. 독재자가 떠나고 얼마후에 부인인 헬리아네가 감옥으로 찾아온다. 헬리아네는 다음날 아침이면 죽음을 당한 나그네가 불쌍하여 위로를 해 주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헬리아네가 나그네와 얘기를 나누다 보니 그가 아무 죄도 없는 참으로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헬리아네는 나그네를 동정하게 되며 동정이 사랑으로 발전한다. 나그네는 헬리아네의 아름다움을 찬양한다. 헬리아네는 그런 소리를 남편으로부터 들어본 일이 없다.
헬리아네는 금빛 찬란한 자기의 머리칼을 풀어 처음으로 나그네에게 보여준다. 자기 남편에게도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금빛 머리칼이다. 이어 헬리아네는 발도 벗어서 보여준다. 자기의 본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완전히 옷을 벗고 나체가 된 모습을 보여준다. 나그네는 헬리아네에게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밤을 함께 지내자고 청탁한다. 그러나 헬리아네는 불현듯 나그네의 청탁을 거부한다. 그렇지만 나그네의 영혼을 위해서 기도해야 겠다고 생각하여 옷도 입지 않은 채 성당으로 달려간다. 독재자가 다시 감옥을 찾아온다. 독재자는 나그네에게 만일 헬리아네에게 남편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면 목숨을 살려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때 헬리아네가 감옥으로 돌아온다. 아직 옷을 걸치지 않은 상태이다. 헬리아네는 감옥에남편인 독재자가 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독재자는 부인인 헬리아네가 옷도 걸치지 않은채 나그네를 만나러 온것을 보고 대단히 분노하여 형리들을 불러 당장 나그네를 처형하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부정한 헬리아네를 어찌 해야 할지에 대하여는 날이 밝는대로 재판을 열어 결정토록 한다.
사랑의 힘으로 다시 살아난 나그네(흰 옷을 입은 사람)
[제2막] 독재자가 사형집행관들과 최고법원의 배심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여섯명의 배심원들과 눈먼 재판장이 들어온다. 헬리아네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다. 독재자는 헬리아네가 낯선 나그네인 죄수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고소한다. 헬리아네는 자기의 나체를 나그네에게 보여준 것에 대하여는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정신적으로 자기를 나그네에게 맡겼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독재자는 단검을 꺼내어 헬리아네에게 주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할 것이라고 강요한다. 나그네가 법정에 불려 온다. 하지만 나그네는 어떤 질문에 대하여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만 몇 분 만이라도 헬리아네와 함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나그네는 헬리아네에게 키스를 한 후에 헬리아네가 지니고 있던 단검을 꺼내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나그네가 자살함으로서 이제 독재자는 헬리아네가 거짓말을 하는지를 더 이상 가려낼수 없게 된다. 독재자는 법정을 해산한다. 그리고 헬리아네에게 하나님의 앞에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독재자는 만일 헬리아네가 아무런 죄도 저지르지 않았다면 하나님께서 죽은 나그네를 살려낼 것이라고 말한다. 나그네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헬리아네는 하나님 앞에서의 재판을 받겠다고 말한다.
1927년 비엔나 공연. 나그네역은 당대의 테너 Jan Kiepura 였으며 헬리아네 역은 전설적인 Lotte Lehman이었다.
[제3막] 독재가의 궁전 밖에 백성들이 모여 있다. 배심원들과 재판장이 등장한다. 이들은 과연 하나님께서 헬리아네의 편을 들어서 죽은 나그네를 살리시는 지를 확인코자 나온 것이다. 재판이 시작되자 독재자의 측근인 메신저가 사람들을 부추켜서 헬리아네를 죽이라고 소리치도록 한다. 헬리아네는 억울하여서 흐느껴 운다. 헬리아네는 배심원들과 재판장에게 아무런 거짓말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그네를 진정으로 사랑했었다고 말한다. 헬리아네는 사랑을 모르는 남편인 독재자를 그 어느때보다도 원망한다. 그리고 목숨을 살려 달라고 애원을 하면 살려주겠다는 제안조차 거부한다. 흥분한 사람들은이 헬리아네를 화형장의 장작더미가 쌓여 있는 곳으로 끌고 간다. 갑자기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친다. 그러더니 하늘이 열리고 별들이 보인다. 그리고 참으로 놀랍게도 죽어 있던 나그네가 서서히 일어선다. 헬리아네가 사람들을 헤치고 나그네에게 달려가 그의 품에 안긴다. 이 모습을 본 독재자는 화가 치밀어서 칼을 빼어 헬리아네의 가슴을 찌른다. 나그네는 백성들에게 축복을 내리고 이어 독재자를 멀리 추방한다. 독재자는 이제 아무런 권력도 없게 된다. 나그네는 헬리아네를 품에 안고 하늘로 올라간다. 두 사람의 사랑이 맺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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