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공작(Le duc d'Albe) - Il duca d'Alba - The Duke of Alba
게타노 도니체티의 미완성 오페라
게타노 도니체티(1797-1848)
모차르트의 '자이데'(Zaide), 폰키엘리의 '발렌자의 죽음'(I Mori di Valenza), 마이에르베르의 '아프리카여인'(L'Africaine), 알레비의 '노아'(Noe: Noah), 푸치니의 '투란도트'(Turandot), 슈베르트의 마지막 교향곡은 모두 미완성이다. 도니체티도 미완성 오페라가 있다. '알바 공작'(Le duc d'Albe)이다. 도니체티는 '알바 공작'의 작곡을 1839년에 시작하였으나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알바 공작'은 그의 제자였던 마테오 살비(Mattero Salvi: 1816-1887)가 완성하여 도니체티가 세상을 떠난지 40년 이상이나 지난후인 1882년 3월 22일 로마의 테아트로 아폴로(Teatro Apollo)에서 초연되었다. 도니체티가 처음 이 오페라의 작곡을 시작할 때에 프랑스어 대본은 유제느 스크리브(Eugène Scribe)가 이미 완성해 놓았었다.
알바 공작(Ferdinand Alvarez de Toledo, duc d'Albe: 1507-1582)
'알바 공작'은 1839년에 파리 오페라(Opéra de Paris)가 도니체티에게 작곡을 의뢰한 것이다. 도니체티는 그해에 온전히 '알바 공작'의 작곡에 전념했었다. 그러나 1막과 2막을 완성한 후 3막과 4막은 멜로디와 베이스 라인만을 만들어 놓은채 포기했다. 그리고 그가 세상을 떠난 1848년까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몇년 후인 1855년, 베르디가 새로운 오페라의 작곡을 위해 대본을 찾고 있을 때 스크리브는 '알바 공작'의 대본을 수정하여 베르디에게 제공했다. 다만, 무대가 1573년 스페인이 점령하고 있던 플란더스로부터 1282년 프랑스가 점령하고 있던 시실리로 변경되었을 뿐이다.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베르디의 '시실리의 만종'(Les vêpres siciliennes: I vespri siciliani)이었다.
무력으로 플란더스의 봉기를 제압하려는 알바 공작
도니체티의 제자였던 마테오 살비가 1881년에 도니체티가 마련해 놓은 3막과 4막의 스케치를 토대로 '알바 공작'을 완성했다. 아밀카레 폰키엘리, 안토니오 바찌니(Antonio Bazzini), 체사레 도메니체티(Cesare Domeniceti)가 마테오 살비의 작업을 도와주었다. 안젤로 차나르디니(Angelo Zanardini)는 오리지널 프랑스어 대본을 이탈리아어로 번역하였다. 그리고 두명의 주인공인 앙리(Henri)와 엘렌(Hélène)은 마르첼로(Marcello)와 아멜리아(Amelia)로 바꾸었다. 왜냐하면 그때에는 이미 베르디의 '시실리의 만종'에서 앙리와 엘렌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니체티가 처음에 작곡하였을 때에는 그가 1840년에 작곡한 오페라인 La favorita(화보리타)에서 사용한 유명한 테너 아리아인 Ange si pur(Spirito gentil: 아름다운 모습)를 '알바 공작'에 사용하였으나 마테오 살비는 Angelo casto e bel(아름다운 천사)라는 제목의 새로운 아리아를 만들어 대체하였다. 마테오 살비는 또한 3막과 4막을 통합하여 하나로 만들었다.
미완성의 '알바 공작'을 완성한 마테오 살비
1882년 로마의 아폴로극장에서 처음 공연될 때의 타이틀은 Il duca d'Alba(알바 공작)이었다. 당대의 테너인 레오네 지랄도니(Leone Giraldoni)가 타이틀 롤을 맡았고 아비가일레 브루스키 키아티(Abigaille Bruschi Chiatti)가 아멜리아(Amelia di Egmont)를, 줄리앙 가야르(Julián Gayarre)가 마르첼로를 맡았다. '알바 공작'은 초연이후 거의 공연되지 않고 지내다가 1959년에 스폴레토의 '두 세계 음악제'(Festival dei Due Mondi)에서 일대 리바이벌이 되었다. 이때 지휘를 맡은 토마스 스키퍼스(Thomas Schippers)가 마테오 살비가 추가한 부분을 대대적으로 수정하여 마지막 막을 만들었다. 이를 스키퍼스 버전이라고 부른다. 스키퍼스는 자기의 새로운 버전을 가지고 그해 10월 미국 필라델피아 음악원에서 '알바 공작'을 무대에 올려 갈채를 받았다. 그후 40여년 동안 또 다시 잠잠하다가 1992년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챨스턴에서 열린 '미국스폴레토음악제'(Spoleto Festival USA)에서 리바이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알바 공작이 마르첼로를 용서하고 있는 장면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실제 인물인 알바 공작(Bar)은 스페인이 통치하는 플란더스의 총독이다. 스페인의 필립2세의 아들인 돈 카를로스(Don Carlos)가 플란더스의 자치독립을 후원코자 할 당시의 플란더스 총독이다. 아멜리아(Amelia di Egmont: S)는 플란더스의 영웅인 에그몬트(Egmont)의 딸이다. 마르첼로(Marcello di Bruges: T)는 플란더스의 독립을 주장하는 애국자로서 아멜리아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산도발(Sandoval: Bar)은 플란더스에 주둔하고 있는 스페인 군대의 대위이다. 카를로(Carlo: T)도 스페인 군대의 장교이다. 다니엘 브라우어(Daniele Brauer: Bar)은 마르첼로의 독립운동을 지지하는 플란더스의 애국자이다. 그리고 맥주집 주인(Il taverniere: B)도 등장한다. 오페라의 장소는 브뤼셀과 앤트워프이며 시기는 1573년이다.
1882년의 초연에서 마르첼로의 이미지를 창조한 테너 줄리앙 가야르
[제1막] 스페인의 필립2세(펠리페 2세)는 알바 공작을 플란더스(오늘날의 네덜란드 일대)에 파견하여 스페인의 통치에 반대하는 세력들을 제압토록 한다. 플란더스에서 반란이 일어나기 직전에 알바 공작은 플란더스의 영웅인 에그몬트를 체포하여 처형한다. [베토벤의 유명한 에그몬드 서곡은 플란다스의 독립지도자인 에그몬드 백작을 기리기 위해서 작곡된 것이다.]에그몬트의 딸인 아멜리아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알바 공작을 암살코자 한다. 아멜리아와 마르첼로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마르첼로는 이제 플란더스의 독립을 위한 반란세력의 지도자이다. 한편, 알바 공작은 마르첼로가 오래 전에 잃었던 아들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알바 공작은 반란세력의 지도자인 마르첼로에게 스페인에 대한 반란을 중지하고 스페인 군대에 합류하라고 요청하지만 마르첼로는 이를 단연코 거절하자 그를 체포한다.
아멜리아
[제2막] 마르첼로가 자기의 아들임을 확신한 알바 공작은 아들을 지하감옥에 가두어 둘수 없으므로 석방한다. 뜻하지 않게 석방된 마르첼로는 알바 공작에게 얼마 후에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나온다. 이어서 알바 공작에게 주변의 사람들을 경계하라고 얘기해 준다. 잠시후 플란더스의 애국자인 다니엘 브라우어가 경영하는 여관에서 열리는 비밀결사 모임에 참석했던 아멜리아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마르첼로를 만난 알바 공작은 자기가 마르첼로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그제서야 밝힌다. 마르첼로는 동료들을 석방해 주는 조건으로 알바 공작에게 무릎을 꿇고 아버지인 것을 인정한다.
[제3막] 마르첼로는 아멜리아에게 자기가 알바 공작의 아들인 것을 밝힌다. 아멜리아는 마르첼로에게 자기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아버지의 원수이며 플란더스 백성들의 적인 알바 공작을 죽여 달라고 요청한다. 마르첼로는 아버지와 아멜리아의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날 밤 엔트워프의 항구에는 플란더스 반란세력을 후원하는 무기를 실은 배가 들어온다. 플란더스의 애국자들은 이를 계기로 스페인에 저항하는 대규모의 반란운동을 개시키로 한다. 아멜리아도 남자 옷을 입고 이들과 합류한다. 아멜리아는 칼을 감추고 기회를 보아 알바 공작을 암살한 생각이다. 아멜리아가 알바 공작을 발견하고 칼을 빼어 찌른다. 이때 마르첼로가 알바 공작의 앞을 가로막으며 대신 칼에 찔려 쓰러진다.
'알바 공작'과 줄거리가 같은 베르디의 '시실리의 만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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