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 앙드레 깡프라의 '유럽 갈란트'

유럽 갈란트(L'Europe galante)

앙드레 깡프라

 

안드레 캄프라

 

오페라의 장르에는 오페라-발레라는 것도 있다. 글자그대로 오페라와 발레의 합작이다. 오페라-발레라는 장르에 속한 대표적인 작품은 앙드레 깡프라가 작곡한 '유럽 갈란트'(L'Europe galante: Galant Europe)이다. 오페라-발레라는 장르를 개척한 첫 작품이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앙드레 깡프라(Andre Campra: 1660-1744)는 약 20편의 오페라를 작곡하여 프랑스 오페라의 역사에 귀중한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그가 정작 프랑스의 오페라를 위해 기여한 것은 바로 오페라-발레인 '유럽 갈란트'를 작곡한 것이다. '유럽 갈란트'는 1697년 10월 24일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대성공이었다. 그로부터 1775년경 까지 파리를 중심으로 종종 공연되어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갈란트(Galante)라는 말은 친절하고 예의바르다는 뜻이다. 주로 여자에게 친절한 경우를 말한다. 다른 사람의 환심을 사려고 일부러 친절하고 점잖게 행동하는 것도 갈란트라고 한다. '유럽 갈란트'에서 갈란트를 우리 말로 번역하기가 어려워 원래 제목을 그대로 두었다.'유럽 갈란트'의 프랑스어 대본은 안투안 우다르 드 라 모트(Antoine Houdar de la Motte)가 맡았다.

   

스페인에서

     

안드레 캄프라는 프랑스에서 종교음악 작곡가로서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시편과 기도문을 주제로 하여 많은 교회음악을 작곡하였다. 그는 노트르담 성당의 합창지휘자의 직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때에 '유럽 갈라트'를 작곡하였다. 종교 또는 신앙과는 거리가 먼 세속적인 작품이다. 사랑의 신이 등장하고 증오의 신도 등장한다. 교회에서 보면 우상들이다. 게다가 환락을 즐기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캄프라는 그가 유럽 갈란트'의 작곡자로 알려지면 노트르담 성당의 합창지휘자라는 직분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동생인 조셉의 이름으로 발표했다. 조셉 캄프라는 로열 오페라의 첼리스트였다. '유럽 갈란트'의 초연이 성공적으로 끝난후 안드레 캄프라는 궁정음악교사로 임명되었고 1723년에는 로열 오페라의 감독으로 부임하였다.

 

프랑스에서

     

주요 등장인물은 대략 다음과 같다. '유럽 갈란트'는 서막과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너스(S)는 서막에만 등장한다. 이밖에 필렌(Philène: 알토 또는 하이 테너), 실방드르(Silvandre: B), 세피스(Céphise: S), 도리스(Doris: S), 돔 카를로스(Dom Carlos: B), 돔 페드로(Dom Pédro: 알토 또는 하이 테너), 옥타비오(Octavio: 알토 또는 하이 테너), 올림피아(Olympia: S), 줄리만(Zuliman: B), 록사느(Roxane: S), 자이드(Zäide: S) 등이다.

 

이탈리아의 카니발에서

 

줄거리는 오히려 간단하다. 두 명의 여신이 있다. 하나는 사랑의 여신이고 하나는 증오의 여신이다. 증오의 여신은 '악함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주장하며 사랑의 여신은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주장한다. 두 여신은 계속되는 논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유럽을 순회하기로 합의한다. 직접 보고 악행과 사랑 중에서 어떤 것이 세상을 지배하는지 보기 위해서이다. 유럽을 순방하는데에는 비자가 필요없다. 여신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탈리아, 스페인, 터키, 그리고 프랑스를 차례로 방문하다. 이들은 어는 경우이든지 사랑이 승리하여 춤을 추는 것을 본다. 그래서 두 여신은 논쟁을 마무리한다. '어느 곳을 가던지 사랑이 항상 지배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줄거리는 신통치 않지만 발레만은 화려하여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터키의 하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