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까치(La gazza ladra) - The Thieving Magpie
조아키노 로시니의 코믹 오페라
스네어 드럼을 사용한 서곡이 유명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
동물을 오페라의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들이 더러 있다. 예를 들면 파스티에리의 '갈매기'(The Seagull), 야나체크의 '교활한 작은 암여우'(The Cunning Little Vixen), 림스키-코르사코프의 '황금 닭'(The Golden Cockrel), 그리고 로시니의 '도둑까치'(La gazza ladra: The Thieving Magpie)이다. '도둑까치'는 오늘날 거의 공연되고 있지 않지만 서곡은 콘서트의 레퍼터리로서 자주 연주되고 있다. '도둑까치'의 서곡은 작은 북의 뒷면에 향현(響絃: 철사줄)을 댄 스네어 드럼(Snare Drum)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도둑까치'는 오페라의 장르로 볼때 멜로드라마 또는 오페라 세미세리아(Semiseria)로 구분된다. 오페라 세미세리아는 19세기 중반 이탈리아에서 인기를 끌었던 오페라의 장르로서 오페라 부파와는 사촌간이지만 코미디적인 요소와 함께 파토스(비애)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 것이 다르다. 그리고 오페라 세미세리아는 대체로 목가적인 세팅으로 구성된다. 세미세리아가 비극적인 오페라와 구별되는 것은 바쏘 부포의 등장에 있다고 할수 있다. 바쏘 부포가 코믹한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오페라 세미세리아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도니체티의 '샤뮤니의 린다'(Linda di Chamounix), 그리고 로시니의 '도둑까치'이다. 벨리니의 '몽유병자'는 세미세리아의 요소를 갖추었으나 다만 바쏘 부포가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세미세리아의 범주로 넣지 않고 있다.
니네타가 아버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이때 부르는 아리아가 참으로 아름답다.
전 2막의 '도둑까치'의 대본은 조반니 게라르디니(Giovanni Gherardini)가 프랑스의 바두앵 도비니(Badouin d'Aubigny)와 루이 샤를르 케니에즈(Louis-Charles Caigniez)가 공동으로 작성한 희곡 La pie voleuse(도둑까치)를 바탕으로 썼다. '도둑까치'는 1817년 5월 31일 밀라노의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다. 로시니는 이듬해인 1818년에 페사로에서 공연할 때에 음악을 일부 수정하였고 이어 1819년 나폴리의 테아트로 델 폰도(Teatro del Fonto), 1820년 나폴리의 테아트로 산 카를로, 1866년 파리에서 공연할 때에도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악보를 수정하였다. 리카르도 찬도나이(Riccardo Zandonai)는 1941년에 페사로에서 리바이벌할 때에 상당부분을 수정하여 마치 찬도나이의 '도둑까치'처럼 만들어 공연했다.
1817년 '도둑까치'가 초연된 라 스칼라의 오디토리움
로시니의 스피디한 작곡은 유명하다. '도둑까치'도 예외가 아니었다. 라 스칼라 극장측은 로시니가 약속한 날짜에도 서곡조차 완성하지 않자 로시니를 어느 골방에 넣고 문을 잠그고 작곡을 독촉했다. 그리하여 서곡은 공연 바로 전날 완성될수 있었다. 로시니는 골방에서 서곡을 작곡할 때에 악보 한장이 완성되면 그것을 창밖으로 내던졌고 그러면 창문 아래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보가(카피스트)가 받아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할수 있도록 재빨리 정사(整寫)했다고 한다.
'도둑까치'의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화브리치오 빙라디토(Fabrizio Vingradito: B)는 부유한 농부이다. 그의 부인은 루치아(Lucia: MS)이며 아들인 자네토(Giannetto: T)는 군인이다. 귀엽고 아름다운 니네타(Ninetta: S)는 화브리치오 집에서 일하는 하녀이다. 그리고 레프란도 빌라벨라(Fernando Villabella: B-Bar)는 니네타의 아버지로 역시 군인이다. 마을의 시장은 고타르도(Gottardo: B)이며 젊은 농부인 피포(Pippo: Cont)는 화브리치오의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조르지오(Giorgio: B)는 시장 집의 하인이다. 이밖에 행상인 이사코(Isacco: T), 감옥의 간수인 안토니오(Antonio: T), 페르난도의 친구로서 군인인 에르네스토(Ernesto: B)가 나온다. 감옥에 갇힌 니네타가 기도하면서 부르는 아리아인 Deh, tu reggi in tal mememto 는 대단히 유명한 아리아이다. 소프라노 카바티나인 Di piacer mi balza cor와 테너 카바티나인 Vieni fra queste braccia 역시 아름답다. 이 카바티나는 벨리니의 '청교도'(I Puritani)에서 엘비라와 아르투로가 부르는 카발레타와 시작 가사가 똑같다.
모두들 루치아가 너무하다고 하면서 비난한다.
[제1막] 마을의 부유한 농부인 화브리치오는 부인 루치아와 함께 기분이 들떠 있다. 전쟁에 나갔던 아들 자네토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 집의 예쁘고 착한 하녀인 니네타는 주인집 아들인 자네토와 사랑하는 사이이이다. 모두들 이들의 결혼을 찬성하지만 자네토의 어머니인 루치아만이 반대한다. 루치아는 얼마전 집에 있는 은수저가 없어진 것을 니네타의 잘못으로 돌리며 니네타를 구박한다. 드디어 자네토가 도착한다. 루치아는 기뻐서 아들 자네토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가고 니네타는 파티 준비에 바쁘다. 잠시후 니네타의 아버지인 페르난도가 나타난다. 그도 역시 전쟁터에서 돌아오는 길이다. 페르단도는 전선에서 비록 전우들을 위하는 일이었지만 상관인 대위와 싸웠다는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몰래 도망하여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딸 니네타를 만난 페르난도는 니네타에게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은수저 세트를 팔아 돈을 마련해주면 도피생활을 하는데 쓰겠다고 말한다.
전쟁에서 돌아온 자네토를 환영하는 파티. 가싱턴 오페라 축제.
마을의 시장인 고타르도가 들어온다. 시장은 니네타를 유혹하여 어떻게 해보고 싶어한다. 니네타는 아버지가 어려운 상태에 있으므로 도와 달라고 말하지만 시장은 오히려 그것을 약점으로 잡아 니네타를 유혹코자 한다. 그때 시장의 보좌관이 탈영병을 체포하라는 영장을 가지고 와서 시장의 허락을 받고자 한다. 시장은 안경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영장의 내용을 읽지 못하고 대신 니네타에게 읽으라고 한다. 니네타가 보니 아버지 페르난도에 대한 내용이다. 니네타는 아버지와는 완전히 달리 생긴 사람의 모습을 읽어준다. 시장이 계속 니네타에 대하여 추근거리자 이를 숨어서 보고 있던 페르난도가 화가나서 시장과 한판 붙으려고 하다가 탈영병 신세이므로 참고 다시 숨는다. 세 사람이 자리를 뜨자 까치 한마리가 날아와서 루치아의 은스푼을 훔쳐간다.
병사들이 니네타의 아버지 페르단도를 탈영병으로 체포코자 하고 있다.
니네타는 행상하는 이사코에게 아버지를 위해 자기 집에 간직하고 있던 은수저를 판다. 잠시후 자네토와 다른 사람들이 돌아온다. 루치아는 은수저가 없어진 것을 보고 이번에는 분명히 도둑을 잡겠다고 다짐한다. 루치아는 시장에게 도둑을 잡아 달라고 부탁한다. 시장은 즉각 조사를 하면서 집안도둑은 사형에 처하겠다고 선언한다. 루치아와 시장은 니네타를 지목하여 비난한다. 비탄에 빠진 니네타는 자기도 모르게 자기 집의 은수저를 판 돈을 흘린다. 이윽고 행상인 이사코가 붙잡혀 온다. 이사코는 니네타로부터 산 은수저를 이미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고 하면서 다만 은수저에 F.V.라고 적혀 있다고 밝힌다. F.V는 니네타의 아버지인 페르난도 빌라벨라(Fernando Villabella)의 이니셜도 되지만 화브리치오 빙그라디토(Fabrizio Vingradito)의 이니셜도 된다. 니네타는 아버지 페르단도의 부탁으로 자기 집안의 은수저를 팔았다는 얘기를 하지 못한다. 페르난도가 경찰이 쫓고 있는 탈영병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번 기회에 니네타의 콧대를 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당장 니네타를 체포하라고 지시한다.
니네타와 자네토
[제2막] 니네타는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간수인 안토니오는 니네타를 측은하게 생각한다. 안토니오는 자네토가 면회오도록 연락한다. 니네타는 자네토에게 죄가 없다고 말한다. 자네토는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떠난다. 잠시후 시장이 니네타를 찾아온다. 시장은 니네타에게 자기의 제안을 수락한다면 석방하겠다고 말한다. 니네타는 시장과 결혼하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대답한다. 간수인 안토니오가 시장과 니네타의 얘기를 엿듣고 시장이 자리를 뜬 사이에 니네타에게 무슨 일이든지 할수 있는대로 돕겠다고 말한다. 니네타는 우선 아버지가 필요로 하는 돈을 마련하는 일이 걱정이다. 니네타는 같은 자기와 함께 화브리치오의 집에 하인으로 있는 피포를 불러 금십자가를 팔아 그 돈을 아버지와 약속한 지점인 밤나무 아래에 놓아 달라고 부탁한다.
시장이 니네타를 유혹코자 하지만 니네타는 차라리 죽겠다고 대답한다.
니네타가 재판을 받게 된다. 유죄판결을 받아 사형을 언도받는다. 이 소식을 들은 니네타의 아버지 페르난도가 재판장으로 뛰어 들어와 항변코자 하지만 이미 늦었다. 페르난도 역시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두 사람 모두가 사형에 처해질 운명이다. 페르난도의 군대 친구인 에르네스토가 이 마을을 급히 찾아온다. 에르네스토는 페르난도를 사면한다는 왕의 사면장을 가지고 왔다. 길에서 에르네스토는 피포를 만나 시장이 어디 있는지 길을 묻자 피포가 친절하게 가르켜준다. 에르네스토는 피포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은전 한 닢을 준다. 그때 까치 한마리가 잽싸게 은전을 낚아채어 탑위로 날아간다. 피포와 에르네스토는 도둑까치를 쫓아간다.
니네타가 총살장에 끌려온다. 사형집행인이 니네타에게 몰려있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할말이 있으면 하라고 한다. 한편, 피포와 에르네스토는 탑위의 까치 집에서 잃어버린 루치아의 은스푼을 발견한다. 이들은 범인이 까치라고 소리치며 사형을 중지하라고 탑의 종을 울린다. 사람들은 두 사람이 고함치는 소리를 듣고 니네타를 구해야 한다고 소리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총살을 집행하는 사람들은 종소리가 총살을 집행하라는 신호로 알고 니네타를 향하여 총을 쏜다. 모두들 낙심하여 있는 중에 사형장에서 니네타가 걸어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간수인 안토니오의 배려로 공포탄이 장전되어 있었던 것이다. 모두들 기뻐한다. 에르네스토가 페르난도를 감옥에서 데려 나온다. 자네토는 사랑하는 니네타가 무사해서 기쁘다. 모두 행복한 중에 시장만이 예외이다.
니네토의 무죄가 입증되고 페르난도도 사면된다. 모두 행복하다. 음흉한 시장만 제외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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