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오페라 페스티벌/국제성악경연대회

엘리자베스 왕비 음악경연대회(Queen Elisabeth Music Competition)

정준극 2011. 9. 11. 19:43

엘리자베스 왕비 음악경연대회(Queen Elisabeth Music Competition)

 

벨기에의 엘리자베스 왕비(바바리아의 엘리자베트: 1876-1965). 1903-1934년간 벨기에의 왕비로서 백성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알베르 1세 국왕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마리 호세 공주는 이탈리아 사보이 왕가의 움베르토 왕자와 결혼하였고 나중에 비록 34일간이지만 이탈리아의 왕비가 되었다.

     

엘리자베스 왕비 음악경연대회(Queen Elisabeth Music Competition)는 매년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열리는 음악경연대회로서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작곡의 4개 부문에 걸쳐 시행되고 있는 세계 정상급 음악경연대회이다. 또한 이 음악경연대회는 세계의 음악경연대회 중에서 입상하기가 가장 힘들다는 평을 듣고 있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왕비 음악경연대회는 일찍이 1937년에 설립되었다. 벨기에의 유명한 콘서트 바이올리니스트인 유제느 이자이(Eugène Ysaÿe: 1858-1931)를 추모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벨기에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유제느 이자이(1858-1931). 엘리자베스왕비음악경연대회의 전신인 국제음악경연대회를 설립코자 노력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유제느 이자이는 세계의 젊고 재능있는 연주자들을 발굴하자는 것이 목적으로 음악경연대회를 구상하였지만 실현을 시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자이의 친구이며 예술 후원자인 엘리자베스 왕비는 이자이의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1937년에 국제음악경연대회를 설립하였다. 엘리자베스 왕비는 알베르 국왕과 함께 1차 대전 중에 보여준 영웅적인 행동으로 국민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았다. 벨기에의 국제음악경연대회는 벨기에 왕실이 후원한다는 것으로 단번에 국제적인 호응을 받았다. 첫 회인 1937년에는 소련(우크라이나)의 바이올리니스트인 데이빗 오이스트라크(David Oistrakh)가 뛰어난 음악성과 재능으로 상을 받았다. 1938년에는 피아노 부문만 시행하였다. 역시 소련의 피아니스트인 에밀 길렐스(Emil Gilels)가 상을 받았다. 이렇듯 초기에는 소련 음악가들이 무대를 독점하다시피 했다.

 

엘리자베스 왕비 음악경연대회 예선(성악부문) 장면

                         

국제음악경연대회는 1939년부터 1950년까지 열리지 못했다. 2차 대전 때문이었다. 1951년에 국제음악경연대회는 후원자인 엘리자베스 왕비를 기념하여 '엘리자베스 왕비 음악경연대회'라는 타이틀로 변경되었다. 1953년부터는 작곡 부문을 신설했으며 비교적 최근인 1988년부터 성악 부문이 추가되었다. 참가자들은 매년 이 대회를 위해 특별히 작곡된 작품을 지정곡으로 삼아야 한다. 어떤 작품을 연주해야 할지는 작곡 부문 경연대회에서 선정된다. 참가자들은 벨기에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해야 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면 된다.

 

심사위원들이 참가자의 연주를 듣고 나서 박수를 보내고 있다. 성악부문 심사위원으로 브리기타 화스밴더의 모습도 보인다.

                   

우리나라의 젊은 음악인들의 참여도 활발해졌다. 성악 부문에서 2011년 홍혜란이 1위를 차지한 것은 특기할 만한 사실이다. 작곡 부문에서도 우리나라 신예 작곡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2009년에는 조은화가 1위를 차지했으며 2010년에는 전민제가 1위를 차지했다. 피아노 부문에서는 1991년에 백혜선이 4위를 차지했고 1995년에는 박종화가 5위를 차지했으며 2007년에는 림호선이 5위를, 2010년에는 김태형이 역시 5위를 차지했다.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1976년에 강동석이 3위를 차지했으며 1985년에는 배익환이 2위를, 그리고 이미경이 5위를 차지했다. 또한 2009년에는 김수연이 4위를 차지했다. 이렇듯 우리나라 청년 음악도들의 '엘리자베스 왕비 음악 경연대회'에 대한 참가가 활발해지고 있음은 국력의 신장을 보여주는 쾌거가 아닐수 없다.

 

최종 결선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