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아와 줄리엣
'람메무어의 루치아'(루치아)는 스코틀랜드를 무대로 삼은 이탈리아 오페라이다. 반면에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탈리아를 무대로 삼은 영국의 드라마이다. 두 작품 모두 대대로 반목하는 두 가문간의 비극적인 사랑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의 나이도 서로 비슷하다. 루치아가 16세인데 비하여 줄리엣은 14세이다. 기왕 얘기가 나온 김에 오페라의 주인공 중 비련의 소녀들을 살펴보면 나비부인(초초상)은 결혼할 때 15세였으며 자결한 것은 3년 후인 18세때였다. 러시아의 그리고리 프리드가 작곡한 '안네 프랑크의 일기'의 타이틀 롤인 안네 프랑크의 나이는 13세였다. 차이코브스키의 '오를레앙의 처녀'에 나오는 잔다크는 19세에 화형을 당했다. 현제명 작곡의 춘향전에 나오는 춘향의 나이는 16세로 알려져 있다. '람메무어의 루치아'와 '로미오와 줄리엣'의 공통점도 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도 이탈리아 사람들처럼 열정적이고 과격하여 가문의 영예를 위해 복수를 다짐한다는 면에 있어서는 다를바가 없으니 이것이 두 오페라의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일 것이다.
'람메무어의 루치아'에서 결혼식을 치룬 루치아가 신방에서 신랑을 칼로 찔러 죽이고 정신없이 뛰쳐나오고 있는 장면. 소프라노 Diana Damrau. 16세 여인의 역할을 맡아했다.
'루치아'의 배경은 여섯명의 부인이 있었던 유명한 헨리8세 시대이다. 그런데 일부 오페라 극장에서는 출연자들의 의상이나 장식들을 에드워드 시대의 스타일을 채택하고 있어서 어색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두 오페라의 차이점은 어떤 것일까? '루치아'에서는 루치아와 에드가르도가 나이가 들어서 세상 물정을 조금 더 잘 안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은 아직 어려서 사리를 제대로 분간하지 못한다고 볼수 있다.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의 한장면.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와 소프라노 안나 네트레브코. 네트레브코는 14세 소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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