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스트라니에라(La Straniera) - The Stranger Woman(낯선 여인)
Vincenzo Bellini(빈센초 벨리니)의 2막 멜로드라마
빈센초 벨리니(1801-1835)
'라 스트라니에라'는 주옥과 같은 벨칸토 오페라 10편을 남긴 벨리니의 네번째 작품으로 1829년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에 밀라노의 라 스칼라에서 초연되었다. 대본은 '낭만소설의 왕자'라고 하는 프랑스의 샤를르 빅토르 프레보(Charlies-Victor Prévot: 1788-1856)의 1825년도 소설인 L'étrangère(이방인)을 기본으로 당대의 대본가인 펠리체 로마니가 썼다. '라 스트라니에라'는 '낯선 여인'(The Strange Woman)이라는 의미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12세기말, 프랑스에서 있었던 역사적인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프랑스의 필립2세(필립 아우구스투스)는 1193년에 덴마크의 잉게보리(Ingeborg)공주와 결혼식을 올린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결혼식 다음날, 필립2세는 교향 첼레스틴3세(Celestine III)에게 결혼무효를 승인해 달라고 요청한다. 잉게보리 공주는 결혼에 아무런 하자가 없으므로 자기는 프랑스의 적법한 왕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립2세는 프랑스 주교단회의를 통해 결국은 결혼무효선언을 받아낸다. 결혼무효선언을 받은 필립2세는 제네바백작인 윌렴1세의 딸 마르게리트(Marguerite)와 당장 결혼코자 한다. 그러나 마르게리트는 필립2세와의 결혼을 위해 파리로 오는 도중에 마르게리트를 사모하던 사보이의 토마스1세에게 납치당한다. 그리하여 토마스1세는 필립2세 대신에 마르게리트와 결혼한다. 그로부터 6년후 필립2세는 달마티아의 귀족인 베르톨드4세(Bertold IV)의 딸 아네스(Agnes of Merania)와 결혼한다. 그 아네스가 벨리니의 오페라에서 '라 스트라니에라'라고 불리는 여인이다. 한편, 덴마크는 필립2세의 행위에 대하여 계속 불만을 토로하고 잉게보리 공주와의 결혼을 적법하게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1200년, 교황 인노센트3세는 필립2세에게 잉게보리 공주를 적법한 왕비로 맞이할 것을 요청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혼의 죄를 물어 파문하겠다고 강조한다. 그러던 중에 1201년에 필립2세와 결혼한 아네스가 세상을 떠난다. 이로써 필립2세는 파문의 위협에서 벗어날수 있게 된다. 필립2세가 왜 잉게보리 공주를 거부했는지 그 이유는 지금도 확실치 않지만 아마 마르게리트를 비밀리에 사랑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본다.
알라이데
벨리니와 대본가인 로마니는 원작에 구애를 받지 않고 나름대로의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예를 들면, 필립2세가 중혼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네스를 몬톨리노(Montolino)호반의 어떤 별장으로 보내어 살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필립은 아네스를 감시하기 위해 동생을 발데부르고(Valdeburgo)라는 가명으로 보내어 아네스의 오빠라고 가장하여 지켜보도록 한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오페라에서 아네스는 알라이데(Alaide)라는 이름으로 베일 속에서 지낸다. 그래서 라 스트라니에라(낯선 여인: 이방인)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런데 몬톨리노 지방의 아르투로(Arturo)백작이 알라이데를 보고 단번에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아르투로백작은 몬톨리노 공작의 딸인 이솔레타(Isoletta)와 정혼한바 있다. 벨리니의 오페라는 이러한 시점에서 시작한다.
벨리니의 '라 스트라니에라'는 2막의 비교적 짧은 오페라이므로 1829년 2월 14일 라 스칼라에서 초연할 때에는 Boundelmonte (분델몬토) 및 L'avviso ai martati (결혼 자문)라는 발레작품과 함께 트리플 빌(Triple bill)로서 공연되었다. '라 스트라니에라'는 밀라노에서의 초연 이후 비엔나(1831), 파리(1832), 런던(1832), 뉴욕(1834), 리스본(1835)에서 공연되어 찬사를 받았다. '라 스트라니에라'가 유럽의 무대에서 사라진 것은 1840년 팔레르모에서의 공연 이후였다. 그러다가 110년 만에 벨리니의 고향인 카타니아에서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소프라노 레나타 스코토가 타이틀 롤을 맡은 공연이었다. 레나타 스코토는 1970년에 베니스에서 다시 알라이데의 역을 맡았다. 1969년 카네기 홀에서 연주회 형식으로 공연될 때에는 아네스 역을 몽세라 카바예가 맡았고 1993년에 다시 카네기 홀에서 연주회 형식으로 공연될 때에는 르네 플레밍이 알라이데 역을 맡았다.
트리에스테의 주세페 베르디 기념극장에서의 공연. 알라이데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알라이데(S)의 원래 이름은 아네스로서 프랑스의 필립2세와 결혼한 여인이다. 아르투로(T)는 라벤스탈(Ravenstal) 백작으로 알라이데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발데부르고(Valdeburgo: Bar)는 알라이데(아네스)의 오빠로서 숨어 사는 알라이데를 보호하는 역할이다. 원작에서는 필립2세의 동생으로 등장한다. 이솔레타(Isoletta: MS)는 몬톨리노 공작의 딸로서 아르투로와는 약혼한 사이이다. 하지만 아르투로는 라 스트라니에라라고 하는 알라이데를 사랑하므로서 이솔레타 역시 비운의 여인이 된다. 오스부르고(Osburgo: T)는 아르투로의 친구이다. 몬톨리노 공작(Il signore di Montolino: B)은 이솔레타의 아버지이다. 오페라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막 1장. 몬톨리노 공작의 딸인 이솔레타와 라벤스탈 백작인 아르투로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사람들이 이들의 결혼을 축하하는 합창을 힘차게 부른다. 이솔레타는 아르투로의 태도가 어딘지 모르게 전과 같지 않은데 대하여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다. 이솔레타는 마침 결혼을 축하하러 참석한 발데부르고 남작에게 아르투로가 호반의 오두막집에 살고 있는 어떤 신비스런 여인을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걱정한다. 발데부르고 남작은 파리에서 이곳 몬톨리노로 와서 휴양을 하며 지내는 귀족으로 알려져 있다. 멀리서 사람들이 호반의 '낯선 여인'을 향해 마녀라고 하면서 비난을 퍼붓는 고함소리가 들린다. 이솔레타의 아버지인 몬톨리노 공작은 딸이 수심에 싸인 것을 보고 걱정한다. 아직 아르투로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아르투로의 친구인 오스부르고가 사람들에게 아르투로가 곧 올 것이라고 하면서 안심시킨다.
테아터 안 데어 빈.
1막 2장. 아르투로는 낯선 여인으로 알려진 알라이데의 오두막집을 찾아간다. 미지의 여인의 정체를 알고 싶어서이다. 창문으로 오두막집을 들여다 본 아르투로는 그 여인이 왕비처럼 보이는 의상을 입고 있으며 고귀한 장신구를 하고 있는 초상화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잠시후 미지의 여인인 알라이데가 나와서 아르투로에게 잠시 집안으로 들어와서 쉬어 가라고 청한다. 알라이데는 아르투로에게 자기의 과거에 대하여 아무것도 말해 줄수 없다고 하며 다시는 찾아오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알라이데는 아르투로에게 마음이 끌린다. 알라이데는 아르투로에게 그만 돌아가라고 하면서 다시 찾아오는 것은 두 사람 모두를 파멸로 몰아 넣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상한 여인 테아터 안 데어 빈. 알라이데
1막 3장. 귀족들이 사냥을 나간다. 사냥터에서 아르투로의 친구인 오스부르고와 파리에서 온 귀족인 발데부르고는 아르투로를 만난다. 오스부르고는 아르투로에게 이솔레타와의 결혼을 어서 서두르라고 간청한다. 아르투로는 친구의 말에는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고 대신 발데부르고에게 이제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고 고백한다. 아르투로는 만일 발데부르고가 알라이데를 부정한 여인으로 간주한다면 알라이데를 다시는 만날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알라이데를 만난 발데부르고는 알라이데가 만류하지 않았다면 알라이데의 진짜 이름을 거의 부를뻔 한다. 그러면서 발데부르고는 아르투로에게 그여자의 정체를 밝힐수 없으므로 알라이데에 대한 어떠한 마음도 갖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러면서 알라이데는 절대로 아르투로와 결혼할수 없다는 얘기를 한다. 아르투로는 발데부르고를 라이발로 생각하여 칼을 빼어 발데부르고를 공격한다. 알라이데가 아르투로를 제지하면서 제발 떠나라고 간청한다. 알라이데가 아르투로를 다시 만나겠다고 약속하자 아르투로는 그제서야 돌아간다.
이상한 여인 테아터 안 데어 빈. 알라이데
1막 4장. 오스부르고는 아르투로에게 알라이데와 발데부르고가 몰래 멀리 떠날 계획이라는 얘기를 엿들었다고 말해 준다. 분노한 아르투로는 발데부르고를 찾아가 결투를 신청한다. 아르투로의 칼이 발데부르고를 찌른다. 부상을 입은 발데부르고는 호수에 빠진다. 아르투로는 알라이데가 뛰쳐 나오자 그를 저주한다. 알라이데
]는 발데부르고가 자기의 오빠라고 밝힌다. 그말을 들은 아르투로는 호수로 뛰어들어가 발데부르고를 구하고자 한다. 알라이데의 비명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몰려온다. 사람들은 알라이데가 아르투로의 피묻은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알라이데가 발데부르고를 죽였다고 믿어 그를 비난한다. 사람들은 알라이데를 붙잡아 죄수처럼 끌고 간다.
알라이데와 발데부르고
2막 1장. 알라이데가 재판을 받는다. 오스부르고가 알라이데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다. 재판장이 알라이데에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자 알라이데는 '라 스트라니에라'라고 대답한다. 재판장은 언젠가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같은 생각이 든다. 아르투로가 뛰어 들어와 알라이데의 무죄를 말하고 죄가 있는 사람은 자기라고 주장한다. 그때 죽었다고 생각되던 발데부르고가 갑자기 나타나 자기가 살아있으므로 아르투로는 아무런 죄가 없다고 말한다. 재판장이 다시한번 알라이데에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알라이데는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다. 다만, 알라이데는 재판장에게 자기의 얼굴모습을 보이기 위해 베일을 걷는 것은 받아들이기로 한다. 알라이데가 얼굴을 가린 베일을 걷자 재판장은 놀라서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한다. 재판장은 아무 말도 없이 알라이데와 발데부르고를 돌아가도록 한다. 영문을 모르는 아르투로만이 홀로 남아 있다.
2막 2장. 아르투로는 알라이데로부터 용서를 구하기 위해 찾아온다. 그리고 알라이데에게 진심으로의 사랑을 고백한다. 밖에 있던 발데부르고가 집안으로 들어와 아르투로에게 제발 알라이데에게 관심을 갖지 말아 달라고 다시 간청한다. 아르투로는 알라이데를 비롯하여 발데부르고가 그렇게도 간청하자 마지못해 받아 들\
]이기로 하고 이솔레타와 결혼하기 위해 돌아간다. 다만, 아르투로는 알라이데에게 마지막으로 한번만이라도 더 보고 싶으므로 자기의 결혼식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한다. 발데부르고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알라이데, 이솔레타, 콘티 디 라벤스텔, 발데부르고. 테아터 안 데어 빈
2막 3장. 이솔레타는 비록 아르투로와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지만 도무지 행복하지 않다. 무시당하고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결혼이라는 생각때문이다. 드디어 결혼식이 거행되고 연회가 베풀어진다. 알라이데는 약속대로 결혼식에 참석했지만 사람들의 눈에 잘 띠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 이솔레타는 아르투로가 결혼식에 관심이 없고 초조해 하는 모습을 보고 참지못하여 그럴러면 아예 결혼식을 중지하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아르투로는 더더구나 이솔레타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서 이솔레타에게 무례하게 대한다. 이 모습을 본 알라이데, 그리고 발데부르고, 아르투로, 이솔레타는 모두 눈물을 흘리며 자기들의 기구한 운명을 한탄한다. 이솔레타는 결국 아르투로와의 결혼을 거부한다. 그때 알라이데가 갑자기 모습을 나타내고 이솔레타에게 아르투로와의 결혼을 거부하지 말아달라고 간청한다. 아르투로는 알라이데에게 자기와 함께 당장 멀리 떠나자고 말한다. 그때 재판장이 나서서 알라이데는 다름아닌 아네스 왕비라고 밝힌다. 그리고 방금 전해 들은 소식이라면서 아네스 왕비의 라이발이 죽었기 때문에 아네스 왕비는 즉시 파리로 가서 여왕으로서 대관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 소식을 들은 아르투로는 거의 미칠지경이 되어 칼을 빼어들고 자기 자신을 찌른다. 이솔레타가 아르투로의 시신의 붙들고 쓰러진다. 이제 라 스트라니에라/아네스/알라이데는 여왕으로서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개인의 행복을 버리고 파리로 돌아가야 한다.
라 스트라니에라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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