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른베르크의 인형(La poupée de Nuremberg)
The Nuremberg Doll - Die Nürnberger Puppe
Adolphe Adam(아돌프 아당)의 단막 오페라 코믹
아돌프 아당(1803-1856)
프랑스의 아돌프 아당(Adolphe Adam: 1803-1856)이라고 하면 발레곡인 Giselle(지젤: 1844)을 생각하게 된다. 또 다른 발레곡인 Le corsaire(해적: 1856)도 유명하다. 그 아돌프 아당이 오페라도 여러 편을 작곡했다. La postillon de Longjumeau(롱주모 요새)라는 오페라도 아돌프 아당의 작품이다. 그래도 대표작은 '뉴렘버그의 인형'(La poupée de Nuremberg: The Nuremberg Doll)이다. 비록 단막의 오페라 코미크이지만 최근 들어서 그의 아름답고 명랑한 음악을 재음미 해보다는 노력들이 일어나고 있다. 대본은 E.T.A. 호프만(Ernst Theodor Hoffmann: 1776-1822)의 단편소설인 Der Sandmann(샌드맨)을 바탕으로 프랑스의 시인인 아돌프 드 러방(Adolphe de Leuvan)과 빅토르 아서 루소 드 보플랑(Victor Arthur Rousseau de Beauplan)라는 사람이 공동으로 썼다. '뉴렘버그의 인형'은 E.T.A. 호프만의 원작을 오페라로 만든 것 중에서는 첫번째의 것이다. 그 다음에 Copppelia(코펠리아: 레오 들리브)와 Les contes d'Hoffmann(호프만의 이야기: 자크 오펜바흐)가 나왔다. Der Sandmann 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서로 비슷비슷한 내용들이다. 다만, '코펠리아'는 발레곡인데 비하여 '호프만의 이야기'는 오펜바흐의 유일한 오페라 세리아(순수오페라)이다.
'뉘른베르크의 인형'의 대본은 극장감독이며 대본가인 아돌프 드 로븐(Adolphe de Leuven: 1800-1884)과 극작가인 빅토르 아서 루쏘 드 보플랑(Victor Arthur Rousseau de Beauplan)이 공동으로 작성했다. 이들은 E.T.A. 호프만(Ernest Theodor Amadeus Hoffmann: 1776-1822)의 단편인 Der Sandmann(잔트만: 잠귀신)을 바탕으로 대본을 작성했다. '뉘른베르크의 인형'은 E.T.A. 호프만의 다른 무대극본인 코펠리아(Coppélia)와 '호프만의 이야기'(Le conte d'Hoffmann)보다 앞서서 제작된 무대작품이다. '뉘른베르크의 인형'은 1852년 2월 21일 파리의 테아트르 리릭(Théâtre Lyrique)에서 초연되었다. 아돌프 아당은 발레곡인 지젤(Giselle: 1844)로 유명하며 또한 크리스마스 캐롤인 '거룩한 밤'(O Holy Night: Minuit, chretiens)을 작곡하여 사랑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 베를리오즈는 '뉘른베르크의 인형'을 보고나서 '마치 뉘른베르크 박람회를 보는 것과 같다. 왈츠와 갈롭과 팟푸리의 대규모 공연장과 같다'고 말했다. '뉘른베르크의 인형'은 테아트르 리릭에서 초연 이후 18개월 동안 거의 1백회 이상이나 공연되었다. 그만큼 신통하고 재미있는 오페라였다.
파리의 boulevard du Temple에 있는 테아트르 리릭. 이극장에서 구노의 파우스트(1859), 비제의 '진주잡이'(1863), 베를리오즈의 '트로이 사람들'(1863), 비제의 '미레이유'(1864),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1867) 등이 세계 초연되었다. 이 거리는 파리에서도 유명한 극장거리이다.
'뉘른베르크의 인형'의 등장인물은 비교적 단순하다. 뉘른베르크에서 장난감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코르넬리우스(Cornélius: B), 옷가게에서 바느질 하며 사는 가난한 베르타(Bertha: S), 코르넬리우스의 외아들인 도나단(Donathan: T), 코르넬리우스의 조카로서 버타와 결혼키로 되어 있는 밀러(Miller: Bar)이다. 무대는 뉘른베르크의 장난감 상점이다.
장난감 상점 주인인 코르넬리우스에게는 도나단이란 아들이 하나 있다. 코르넬리우스의 집에는 고아가 된 조카인 밀러가 함께 살고 있다. 코르넬리우스는 밀러가 받아야 할 재산을 가로 채어 자기 것으로 만들고 대신 밀러를 맡아 기른다. 코르넬리우스는 아들 도나단이 좀 어리석고 모자라지만 끔찍히 사랑한다. 반면에 조카인 밀러는 마치 하인처럼 부려먹으면서 박대를 한다. 늙은 구두쇠 영감인 코르넬리우스는 아들 도나단을 결혼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도나단의 성격이 못되고 모자라기 때문에 선뜻 시집오겠다는 아가씨가 나서지 않는다. 코르넬리우스는 돈을 주고서라도 도나단에게 색씨를 얻어 주려한다. 단, 도나단의 부인, 즉 자기의 며느리가 되려면 예쁘기도 해야하지만 모든 덕성을 갖춘 여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런 여자를 찾기가 힘들다. 그래서 일단 예쁘고 착하게 생긴 인형을 만들고 그런 후에 파우수트박사의 마법의 책을 보고 도움을 받아 인형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주려는 생각이다.
'뉘른베르크의 인형'. 삽화
코르넬리우스는 인형을 다 만들었다. 정말 예쁘게 생긴 인형이다. 코르넬리우스는 폭풍우가 치는 밤중에 파우스트의 책에 적혀 있는 주문을 외워서 인형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작업을 하기로 하고 그런 날을 기다린다. 어느날 코르넬리우스는 조카 밀러에게는 밥도 주지 않고 잠이나 자라고 해놓고 아들 도나단과 함께 가면무도회에 놀러간다. 뉘른베르크의 가면무도회는 신나고 재미있어서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모임이다. 코르넬리우스와 도나단이 집에서 나가자 밀러는 자기도 사랑하는 베르타와 함께 가면무도회에 가고 싶어서 우선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모습으로 가장하고 베르타를 기다린다. 어느 버전에 의하면 밀러가 침대에서 일어나자 어느 틈에 메피스토펠레스의 옷을 입고 있더라고 되어 있다. 밀러가 마치 메피스토펠레스처럼 손뼉을 치니까 약혼녀 베르타가 남루한 옷을 입은채 나타난다. 예쁘고 착한 베르타이다. 밀러는 베르타에게 가면무도회에 함께 가자고 권하지만 베르타는 무도회에 입고 가기 위해 새 옷을 사려고 모아 두었던 돈을 길거리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어떤 거지 여자에게 모두 주었기 때문에 옷이 없어서 갈수 없다고 말한다. 밀러는 베르타의 착한 마음씨에 감동하여 가면무도회에 가지 않고 집에 남아 있기로 한다. 그때 밀러가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밀러는 삼촌인 코르넬리우스가 실물과 같은 아가씨 인형을 만들어 놓은 것을 알고 옷장을 열어 그 인형을 꺼낸다. 인형은 대단히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있다. 베르타가 인형의 드레스를 입자 신기하게도 꼭 맞는다.
그때 코르넬리우스와 그의 아들 도나단이 돌아오는 소리가 난다. 베르타는 아직도 인형의 옷을 입고 있다. 마침 폭풍이 불어친다. 코르넬리우스는 이날 밤이야말로 인형에게 마법의 힘을 불어 넣어주기에 적합한 날이라고 생각하여 가면무도회에서 일찍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집에 돌아온 코르넬리우스는 파우스트의 마법의 책을 펴 놓고 주문을 외울 준비를 한다. 한편, 밀러는 코르넬리우스와 도나단이 방으로 들어오는 소리를 듣자마자 놀라서 우선 벽난로의 굴뚝 속에 숨는다. 베르타는 밀러처럼 날쌔지 못해서 그냥 벽에 붙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다. 밀러는 도나단이 춥다고 하면서 난로에 불을 지피는 바람에 굴뚝에서 뛰쳐 나오지 않을수 없었다. 코르넬리우스와 도나단은 갑자기 벽난로의 굴뚝에서 악마의 복장을 한 사람이 뛰어 나오자 깜짝 놀라며 파우스트의 주문이 신통하게도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밀러는 메피스토펠레스의 마스크를 쓰고 있을 뿐 아니라 굴뚝에 있는 동안 얼굴에 검댕이가 묻어 얼굴 전체가 꺼멓게 되어 있다. 그러니 누가 보던지 미상불 악마라고 아니 생각할 수가 없다. 밀러는 삼촌인 코르넬리우스와 사촌인 도나단이 놀래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자 기왕에 그들을 조금 골탕먹이는 동시에 위기를 모면할 생각을 한다. 밀러는 우선 인형의 옷을 입고 있는 베르타를 향해서 주문을 외워서 마치 인형을 살아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베르타에게 귓속말로 아무렇게나 행동해서 구두쇠 영감을 마음대로 골탕먹이라고 말한다.
코르넬리우스와 도나단은 인형이 마법의 힘으로 살아 있는 사람으로 변한 것을 보고 기뻐서 어쩔줄을 모른다. 그렇지만 인형이 입을 열어서 무어라고 마음대로 떠들며 조용히 있어 달라고 부탁해도 도무지 말을 듣지 않자 실망하는 듯한 눈치이다. 인형은 코르넬리우스와 도나단에게 배가 고프니 음식을 가져오라고 명령한다. 옆에 있던 메피스토펠레스는 음식이 부엌에 있으니 어서 가져오라고 재촉한다. 코르넬리우스와 도나단이 부엌으로 음식을 가질러 간 사이에 밀러는 베르타와 앞으로 이러저러하게 행동하라고 코치를 하고 자기는 일단 옆 방으로 사라진다. 코르넬리우스와 도나단이 음식을 가지고 나타나자 인형(베르타)은 이번에는 두 사람에게 함께 춤을 추자고 하며 자기가 먼저 춤을 춘다. 코르넬리우스는 너무나 괴상한 춤이기 때문에 머리칼이 위로 솟구칠 지경이다. 인형은 음식접시들과 방안에 있는 장난감들과 도자기 등을 창 밖으로 내던지기 시작한다. 값비싼 도자기들이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어 작은북을 메고서 마치 북치는 병사처럼 북을 친다. 두 사람이 북 치는 것을 말리려고 하지만 두 사람은 오히려 얼굴과 귀와 입을 인형이 휘두르는 손에 얻어 맞기만 한다. 결국 두 사람은 지쳐서 쓰러질 지경이 된다. 코르넬리우스는 자기가 만든 인형에 대하여 너무 실망한 나머지 아예 부셔버릴 생각을 한다. 마침 밀러가 나타나 코르넬리우스가 인형을 부셔 버리려는 손길을 막는다. 밀러는 한밤중에 너무 소란하여 놀래서 잠에서 깨어 들여다 보게 되었다며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그 통에 베르타는 얼른 벽장으로 들어가는 척 하다가 다른 방으로 빠져나가 옷을 갈아 입고 창문을 통하여 도피코자 한다.
아무튼 코르넬리우스는 벽장에 들어 있는 인형을 꺼내어 분해한후 다시 벽장 속에 집어 넣는다. 마침 그러한 순간에 코르넬리우스는 인형의 창문 밖으로 도망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코르넬리우스는 인형의 영혼이 인형의 몸에서 빠져나와 사라지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한 때에 밀러가 나타나 코르넬리우스에게 실은 자기가 벽장 안에 들어 있는 인형을 못쓰게 만들었기 때문에 대신 어떤 아가씨를 데려다 벽장 안에 놓아 두었다고 고백하는 듯 말한다. 코르넬리우스는 그가 살아 있는 아가씨를 분해하여 죽인 것으로 생각하여 겁에 질려 죽을 지경이 된다. 코르넬리우스는 살인범으로 체포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조카인 밀러의 입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밀러는 삼촌인 코르넬리우스에게 자기가 상속 받았어야 할 재산을 돌려달라고 요구한다. 약 1만 탈러에 해당하는 재산이다. 코르넬리우스는 살인범으로 체포되어 처형되느니 보다는 원래부터 밀러의 몫이었던 재산을 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여 당장에 1만 탈러에 해당하는 금을 건네 준다. 그리고 멀리 도망가겠다고 약속한다. 밀러는 베르타를 나오라고하여 삼촌에게 소개하고 삼촌이 준 금으로 결혼자금을 삼겠다고 말한다. 그제서야 코르넬리우스와 도나단은 속아 넘어간 것을 알고 속상해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나타나엘이 올림피아에게 반하여 얘기를 하지만 올림피아는 '아, 아'라고만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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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른베르크의 인형' 스토리의 바탕이 되는 '잔트만: 잠귀신'(Der Sandmann: The Sandman)의 스토리를 요약하여 소개코자 한다. E.T.A. 호프만이 1816년에 발표한 '밤에 읽을 꺼리'(Die Nachtstücke: The Night Pieces)라는 타이틀의 단편 소설집의 첫번째에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스토리는 나타나엘(Nathanael)이라는 해설자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다. '샌드맨'은 잠자는 아이들의 눈에 마법의 모래를 뿌려 좋은 꿈을 꾸게 만든다는 전설속의 마법의 인물이다. 호프만의 단편소설은 세 개의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샌드맨을 그린 그림
1. 나타나엘이 그의 약혼녀 클라라의 동생인 로타르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나타나엘은 어린 시절 무섭게 생각되었던 샌드맨의 전설을 회상하여 로타르에게 샌드맨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다. 샌드맨은 침대에 들어가서 잠을 자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눈을 뽑아서 달에 살고 있는 자기의 아이들에게 먹인다는 것이다. 나타나엘은 어릴 때 밤마다 그의 아버지를 찾아오는 어떤 이상한 사람이 샌드맨인줄 알았다고 말한다. 그 이상하고 기분나쁘게 생긴 사람은 코펠리우스라는 이름의 못된 변호사로 연금술 때문에 밤마다 찾아 왔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밤, 나타나엘의 아버지와 코펠리우스가 지하실에서 연금술 실험을 하다가 잘못되어서 나타나엘의 아버지는 죽음을 마지했고 코펠리우스는 자취를 감추었다는 것이다.나타나엘은 얼마전부터 집에 찾아와서 기압계를 사라고 하는 주세페 코폴라라는 사람이 아무래도 코펠리우스 같아서 기분이 찝찝하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만일 그가 코펠리우스로 확인되면 반드시 복수를 하겠다고 말한다.
2. 클라라가 나타나엘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다. 클라라는 지난번에 나타나엘이 동생 로타르에게 보낸 편지가 봉투에 이름을 잘 못 쓰는 바람에 자기에게 배달되었다고 하면서 편지를 읽고서 나타나엘의 어릴적 괴심적 타격을 이해할수 있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코펠리우스에 대한 두려움과 복수심은 상상에 지나지 않으므로 제발 코펠리우스/코폴라에 대한 생각을 마음 속에서 지워버리라고 말한다.
3. 나타나엘이 로타르에게 보낸 편지이다. 나타나엘은 기압계를 팔러 오는 코폴라가 코펠리우스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고 말하고 코펠리우스는 독일 사람이지만 코폴라는 분명히 이탈리아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더구나 코폴라는 대학에 새로 부임한 물리교수인 이탈리아 출신의 스팔란차니가 보증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나타나엘은 코폴라가 벌써 몇년전부터 스팔란차니 교수와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며 그보다도 스팔란차니 교수에게는 올림피아라는 딸이 있는데 얼핏 보니 예쁘게 생겨서 잊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E.T.A. 호프만의 '샌드맨' 책
멀리 공부하러 간 나타나엘은 로타르에게 세번째 편지를 보낸 후에 클라라와 로타르가 보고 싶어서 고향으로 돌아온다. 세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쁨에 넘친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코펠리우스/코폴라에 대한 생각은 잊혀진다. 그러다가 어느날 나타나엘은 길에서 우연히 코폴라를 만난다. 나타나엘은 그렇게 코폴라를 우연히 만난 후로부터 무슨 영향을 받았는지 약혼자인 클라라와 점차 소원해 진다. 그러더니 어느날에는 나타나엘이 클라라에게 '생기가 없는 죽은 사람과 같다. 저주받은 기계와 같다'는 이상한 말로서 모욕을 준다. 클라라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크게 당황한다. 이 얘기를 들은 클라라의 동생 로타르는 나타나엘에게 결투를 청한다. 하지만 클라라의 간절한 만류로 결투만은 피한다. 나타나엘은 클라라에게 용서를 바란다. 그리고 클라라만을 사랑한다고 다시한번 선언한다. 나타나엘과 클라라는 예전처럼 다정한 사이가 된다.
나타나엘은 마지막 해의 공부를 위해 대학으로 돌아간다. 나타나엘은 졸업과 동시에 고향으로 영원히 돌아올 생각이다. 그런데 학교에 가서 보니 기숙사가 불에 타서 들어갈수가 없다. 다행히 나타나엘의 짐은 친구들이 건져내서 새로 얻은 방에 안전하게 갖다 놓았다. 그런데 새로 얻었다는 방이 실은 스팔란차니 교수가 살고 있는 집의 건너편이다. 나타나엘의 방에서는 창문을 통해 곧장 올림피아의 방을 들여다 볼수 있다. 그리고 나타나엘은 올림피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정말 다시한번 놀란다. 코폴라가 물건을 팔러 이집 저집을 다닌다. 코폴라는 '예쁜 눈이요, 예쁜 눈'이라면서 물건을 팔러 다닌다. 나타나엘은 어린 시절 샌드맨에 대한 두려움을 회상한다. 그런데 실은 코폴라가 팔고 있는 것은 '예쁜 눈'이 아니라 렌즈와 안경이다. 작은 망원경도 판다. 나타나엘은 코폴라에 대한 잘못된 선입감이 미안하여서 코폴라로부터 몇가지 물건을 산다. 나타나엘은 망원경을 창문에 설치하여 올림피아의 방을 더 자세히 살펴볼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올림피아는 별로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서 한군데만 뚫어져라고 응시하고 있다. 나타나엘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다.
스팔란차니는 많은 사람들을 초청하여 파티를 연다. 파티에서는 스팔란차니의 딸 올림피아가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나타나게 된다는 소문이다. 파티에 초청을 받은 나타나엘은 올림피아가 하프시코드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그만 정신을 잃을 정도로 반한다. 물론 올림피아의 춤 동작이나 일반적인 행동이 상당히 부자연스럽고 딱딱하며 경직되어 있는 듯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타나엘은 올림피아에게 완전히 마음을 빼앗긴다. 나타나엘은 계속 올림피아와 춤을 춘다. 그리고 마침내 올림피아에 대한 열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사랑을 고백한다. 올림피아는 다만 '아, 아'라고만 대꾸한다. 나타나엘은 올림피아가 자기의 말을 충분히 이해한 것으로 인식한다. 다른 사람들은 올림피아가 예쁘기는 하지만 멍청하며 재미없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행동이 마치 기계 같아서 이상하게 생각한다.
기계와 같은 행동을 하는 올림피아. 발레 '코펠리아'는 올림피아의 얘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나타나엘은 올림피아에게 결혼해 달라고 요청키로 결심한다. 나타나엘이 올림피아의 방을 찾아갔을 때 방안에서는 스팔란차니와 코폴라 사이에 심한 말다툼이 일어나고 있다. 두 사람은 올림피아의 몸에 대하여 다투고 있다. 누가 눈을 만들었으며 누가 시계 태엽과 같은 장치를 만들었는지를 놓고 다투고 있다. 이들의 앞에는 눈도 없고 죽은 듯이 앉아 있는 올림피아가 있다. 스팔란차니의 딸이라고 하는 올림피아는 기계인형이었던 것이다. 코폴라가 스팔란차니를 밀치고 올림피아를 움직이게 하는 장치를 떼어서 가져갔다. 부상 당한 스팔란차니는 나타나엘에게 어서 코폴라를 쫓아가서 기계부품을 찾아 달라고 부탁한다. 스팔란차니가 몇 해에 걸쳐 고생하며 만든 올림피아라는 것이다. 나타나엘이 얼떨결에 코폴라를 쫓아간다. 바닥에 올림피아의 눈이 떨어져 있다. 그걸 본 나타나엘은 미칠것만 같다. 자기가 결국은 기계를 사랑하여 청혼까지 하려 했다는 생각을 하니 미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나타나엘은 결국 코폴라를 잡아서 여러 사람 앞으로 끌고 온다. 사람들은 그런 코폴라를 정신이상자라고 손가락질 한다. 코폴라는 정신병원으로 끌려간다.
다행히 스팔란차니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아서 얼마후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대학교에서는 쫓겨난다. 인형을 사람인 것처럼 속였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후 스팔란차니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종적을 찾을수 없게 된다. 나타나엘은 아무래도 스팔란차니가 코펠리우스가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기계인형에 대한 얘기는 사회에 여러 영향을 끼친다. 사람들은 겉모습만의 사랑을 기피하고 진짜 속마음으로의 사랑을 추구하기 작한 것이다. 나타나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정신을 차려서 고향으로 돌아온 나타나엘은 클라라와 로타르와 다시 기쁘게 만난다. 나타나엘은 클라라와 결혼하기로 결심하고 고향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두 사람이 살 집을 마련해 놓는다. 이들은 자기들이 살 집을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두 사람은 높은 탑 위에 올라가 마을을 구경코자 한다. 그때 나타나엘의 미친듯한 정신이 다시 살아나서 클라라를 탑 아래로 밀쳐버리고자 한다. 클라라는 다행히 로타르에 의해 위기에서 구해진다. 탑 아래에는 사람들이 모여 이 끔찍한 광경을 보려고 한다. 나타나엘은 사람들 틈에서 코펠리우스의 모습을 발견한다. 코펠리우스를 본 나타나엘은 자기도 모르게 '예쁜 눈이요, 예쁜 눈이요'라고 소리친다. 나타나엘은 탑의 난간을 넘어서 아래로 떨어져 죽는다. 코펠리우스의 모습이 사라진다. 그로부터 몇년이 지난다. 해설자는 클라라가 아름다운 시골집 앞마당에서 발랄한 두 아이와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말한다. 클라라는 나타나엘이 결코 주지 못한 가정의 행복을 누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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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른베르크의 인형'과 비슷한 내용의 오페라가 또 하나 있다. 프랑스의 에드몽 오드랑(Edmond Audran: 1840-1901)이 작곡한 '인형'(La poupée)이다.1896년 10월 31일 파리 14구 몽파르나스의 테아트르 드 라 게트(Théâtre de la Gaîté-Montparnasse)에서 초연되었다. 역시 E.T.A. 호프만의 '잠귀신'(Der Sandmann)을 기반으로 한 2막의 오페라 코믹으로서 대본은 모리스 오도노(Maurice Ordonneau)가 만들었다. 오드랑의 '인형'은 오드랑의 대표적인 성공작이다. 오드랑은 '올리베트의 결혼'(La noces d'Olivette: 1879), '마스콧'(La mascotte: 1800) 등의 오페라를 작곡한바 있다.
에드몽 오드랑(1840-1901)
파리에서 초연을 가져 인기를 끈 '인형(La poupée)는 몇달 후인 1897년 2월 24일 런던에 상륙하여 '황태자극장'(Prince of Wales Theater)에서 공연되었다. 너무나 인기가 많아서 576회나 연속 공연되었다. 이어 1897년에는 브로드웨이 작품으로 제작되었으며 1920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오드랑의 '인형'의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막심 신부(Father Maxime: Bar), 수도승인 랜스롯(Lancelot: T), 챤트렐르(Chanterelle: T), 챤트렐르의 친구인 로레무아(Lorèmois: T), 수도승인 발타자르(Balthazar: T), 수도승인 아넬레트(Agnelet: T), 수도승인 베누아(Benoit: B), 수도승인 바실리크(Basilique: B), 인형장인인 힐라리우스(Hilarius: T), 마담 힐라리우스(S), 힐라리우스의 딸인 알레시아(Alesia: S) 등이다.
막심 신부와 수도승들은 먹을 것도 없고 돈도 없어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원에 수도승으로 새로 들어온 랜스롯은 이를 보다 못하여 부자 삼촌에게 도움을 청한다. 삼촌은 수도원을 도와주기는 하겠지만 다만 랜스롯이 결혼해야 한다는 단서를 붙인다. 수도원에 들어온 수도승이 결혼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랜스롯은 어찌해야 좋을지 고민이다. 수도승들은 인형장인인 힐라리우스의 도움을 받아 그에게 인형을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여 랜스롯의 신부라고 속여서 결혼식을 치루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운다. 힐라리우스가 만든 인형은 그의 딸인 알레시아와 똑 닮았다. 드디어 결혼식이 거행된다. 그런데 알레시아가 인형의 흉내를 내며 결혼식에 신부로서 참석한다. 왜냐하면 알레시아는 랜스롯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랜스롯은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자기가 진짜 알레시아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자기가 알레시아와 결혼한 것을 알게된 랜스롯은 어쩔수 없이 아내와 함께 수도원을 떠나야 한다. 그리고 수도원의 수도승들은 랜스롯의 삼촌으로부터 두둑한 돈을 받아 굶주림에서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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