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269. 호이버거의 '오페라무도회'

정준극 2011. 10. 19. 05:38

오페라무도회(Der Opernball) - The Opera Ball

Richard Heuberger(리하르트 호이버거)의 3막 오페레타

 

리하르트 호이버거(1850-1914)

 

'오페라무도회'(Der Opernball)는 오스트리아 그라츠 출신의 리하르트 호이버거(Richard Heuberger: 1850-1914)가 작곡한 3막의 오페레타이다. 대본은 빅토르 레옹(Victor Leon: 1858-1940)과 하인리히 폰 발트버그(Heinrich von Waldberg)가 공동으로 완성했다. 빅토르 레옹은 레하르의 '메리 위도우'의 대본을 쓴 사람이다. '오페라무도회'의 대본은 알프레드 샬르마뉴 들라쿠르(Alfred Charlemagne Delacour)와 알프레드 에네퀸(Alfred Hennequin)이 1876년에 공동으로 작성한 코미디 '장미빛 도미노'(Die Rosa-Dominos)를 바탕으로 삼은 것이다. 도미노는 후드가 달린 겉옷을 말한다. 주로 가장무도회에 참석할 때에 입는다. 알렉산더 폰 쳄린스키가 '오페라무도회'의 오케스트레이션을 도와 주었다. 초연은 1898년 1월 5일 비엔나의 유서깊은 테아터 안 데어 빈(Theater an der Wien)에서였다. 오페라 '오페라무도회'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은 주인공 두 사람이 왈츠를 추면서 부르는 듀엣 Komm mit mir ins Chambre séparée(나와 함께 우리 둘이서만의 아늑한 방으로)이다. 보통 Im Chambre séparée 라고 부른다. '오페라무도회'는 독일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비엔나에서 아직도 간간히 공연되어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비엔나에서 활동한 호이버거가 작곡하고, 비엔나에서 활동한 레옹이 대본을 썼으며 비엔나에서 초연되었지만 무대는 파리이다. 19세기말, 파리의 카니발 기간 중에 일어난 가벼운 코미디이다. 오페라무도회는 파리의 유명한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오페라무도회'의 무대가 된 파리의 오페라극장. 그림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테오필 보뷔쏭(Theophil Beaubuisson: B)은 파리의 상류층 사람이며 팔미라(Palmyre: A)는 그의 부인이다. 이들의 조카 중의 하나가 앙리(Henri: T 또는 MS)로서 해군사관이다. 또 다른 조카인 안젤르(Angele: S)는 폴 오비에(Paul Aubier: T)와 결혼하여 그의 부인이 되었다. 이 부부의 친구가 조르즈 뒤메닐(Georges Dumenil: T buffo role)과 그의 부인 마르게리트(Marguerite: S)이다. 뒤메닐 집에 있는 하녀가 오르텐스(Hortense: Soubrette)이다. 그리고 페오도라(Feodora: S)는 샹송을 부르는 가수이며 필립(Philippe: T)은 오페라극장에서 일하는 웨이터이다. 이밖에 웨이터 장(Jean), 하인 제르맹(Germain)도 등장하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는다.

 

그라츠 무대

 

[제1막] 폴 오비에와 부인인 안젤르는 모처럼 파리에 살고 있는 친구인 조르즈와 마르게리트 뒤메닐 부부의 집에 손님으로 묵고 있다. 마르게리트는 결혼한 남자의 성실성과 정절에 대하여 의심을 품고 있다. 남자에게는 모두 바람끼가 있으며 특히 유부남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다. 마르게리트는 친구인 안젤르를 설득하여 남편들의 마음을 테스트하기로 한다. 마르게리트는 하녀인 오르텐스를 불러 각각 폴과 조르즈에게 보내는 똑같은 내용의 편지를 쓰도록 한다. 미지의 여성이 이들 남편들을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화려한 무도회에 초청한다는 내용이다. 파리의 사람으로서 카니발 시즌에 파리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가장무도회에 초청을 받아 가는 것은 그야말로 큰 자랑이 아닐수 없다. 편지에는 오페라무도회에서 핑크빛 도미노를 입고 있는 여자를 찾으면 바로 그 여자가 자기라고 적었다. 그런데 '여자는 다 그래'에서 데스데모나 처럼 오르텐스도 은근히 장난끼가 넘쳐서 똑같은 내용의 편지를 해군사관인 앙리에게도 보낸다. 오르텐스는 자기도 핑크빛 도미노를 입고 가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고 싶었다.

 

오르텐스와 앙리즐거운 한때

               

[제2막] 오페라무도회 장소이다. 모두 가면을 쓰고 있어서 누가 누군지 알수가 없다. 보뷔쏭 영감은 샹송 가수인 페오도라에게 정신을 팔고 있다. 무도회장에는 핑크 도미노를 입은 여자가 세명이나 있다. 말해야 잔소리지만 안젤르, 마르게리트, 그리고 오르텐스이다. 안젤르와 마르게리트는 도대체 핑크 도미노를 입은 또 한명의 여자는 누군지 궁금하지만 가장무도회이니 어쩔수 없다. 앙리는 핑크 도미노를 입고 만나자고 한 여자를 발견하고 접근한다. 하지만 오르텐스인줄은 모른다. 조르즈가 핑크 도미노을 입은 여자를 만난다. 그러나  친구의 부인인 안젤르이다. 당연히 폴이 만난 핑크 도미노를 입은 여자는 역시 친구 부인인 마르게리트이다. 조르즈와 폴은 자기들이 만난 미지의 여자들과 은밀한 방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싶어한다. 왈츠를 추면서 부르는 노래가 Im Chambre séparée 이다. 안젤르와 마르게리트는 각각 상대방 남자들에게 방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복도에서 종이 울리는 소리가 나면 나와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종이 딸랑딸랑 울리자 조르즈와 폴이 복도로 나와서 핑크 도미노를 입은 여자를 만나고자 한다. 그런데 정작 조르즈와 폴은 복도에서 서로를 만난다. 그런데 또 다른 핑크 도미노를 입은 여자를 발견한다. 그런데 핑크 도미노만 같을 뿐 다른 모습은 사뭇 달라서 혼돈이 온다. 안젤르와 마르게리트는 설마 오르텐스가 핑크 도미노를 입고 나타나리라고는 생각치도 못해서 새로 나타난 핑크 도미노의 여자가 누구인지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다.

 

그라츠 무대

 

[제3막] 남자들은 헛물만 켠채 집으로 돌아온다. 조르즈는 편지쓰는 받침 종이에서 자기들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과 똑 같은 글을 발견하고 놀란다. 조르즈는 자기 부인인 마르게리트가 폴에게 편지를 보낸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폴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이때 마르게리트와 안젤르는 남편들에게 핑크 도미도를 꺼내 보이면서 옷이 구겨지거나 손이 닿았다는 흔적이 없으므로 남편들이 성실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며 오해를 풀라고 말한다. 오르텐스가 무슨 역할을 했는지도 다 설명된다. 모두들 기쁘다.

 

마르가레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