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레타 철저분석/오페레타의 세계

영국의 오페레타

정준극 2011. 11. 4. 09:44

영국의 오페레타

 

영어로 된 오페레타는 영국에서 1860년대에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서 설리반의 '콕스와 복스'(Cox and Box: 1866)이다. 처음에는 이런 형태의 무대작품을 오페레타라고 부르지 않고 코믹 오페라라고 불렀다. 영국의 코믹 오페라는 어찌보면 가정적인 소재를 도입한 것으로 그런 의미에서 관중들에게 아주 친근한 분위기를 제공하였다. 영국에서 오페레타를 코믹 오페라라고 부르게 된 것은 1850년대와 60년대에 왕성했던 프랑스 오페레타와 구별하기 위해서라고도 할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무대작품이 최고조에 이른 것은 아무래도 길버트와 설리반 때문이다. 길버트와 설리반은 빅토리아 여왕의 시대에 롱런을 기록한 작품들을 써낸 콤비이다. 길버트는 대본을 썼고 설리반은 음악을 만들었다. 두 사람은 모두 14편의 영국식 코믹 오페라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이를 사보이 오페라(Savoy Opera)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주로 사보이극장에서 공연했기 때문이다. 길버트와 설리반(G&S)의 사보이 오페라는 영국은 물론 미국, 캐나다 등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예를 들어 '여왕폐하함 피나포어'(H.M.S. Pinafore), '펜잔스의 해적'(The Pirates of Penzance), '미카도'(The Mikado) 등은 오늘날까지도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에서 끊이지 않고 공연되고 있다.

 

길버트-설리반의 'H.M.S. 피나포어'의 장면

                             

영국의 오페레타는 20세기에 들어와서도 계속되었다. 대표적인 작곡가로서는 에드워드 저맨(Edward German), 라이오넬 몽턴(Lionel Monckton), 해롤드 프레이저 심슨(Harold Fraser-Simson) 등이다.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 낸 이른바 영국의 코믹 오페라는 점차 뮤지컬 코미디(Musical comedy)의 형태를 쫓아갔다. 그리하여 '옛날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뮤지컬'(Old-fashioned musical)과 '모던한 오페레타'(Modern operetta)의 구별이 점차 모호하게 되었다. 영국에서 '옛날 뮤지컬'은 1950년대까지 유행하였으며 '오페레타적인 멋'(Operetta-ish flavour)으로서 유지되었다.

 

미카도에서의 춤

 

영어로 만든 오페레타와 관련하여 미국의 오페레타를 얘기하지 않을수 없다. 미국의 빅토 허버트(Victor Herbert)의 작품은 20세기 초에 비엔나 오페레타와 영국의 길버트-설리반의 사보이 오페라의 영향을 모두 받은 것이다. 그후 지그문트 롬버그(Sigmund Romberg)와 루돌프 프리믈(Rudolph Friml)이 그러한 추세를 계승하였다. 한편, 보다 현대적인 미국의 오페레타는 레오나드 번슈타인(Leonard Bernstein)이 시도하였다. 그의 '캔다이드'(Candide)이다. 그러나 1930년대에 들어와서 미국에서는 코믹 오페라가 되었든 사보이 오페라가 되었든 영어를 사용하는 오페레타는 점차 뮤지컬의 분위기로 접어 들었다. 예를 들면 '쇼 보트'(Show Boat), '오클라호마'(Oklahoma!) 등이다.

 

설리반의 '콕스와 복스'. 메이지 초기에 일본에서 최초로 공연된 서양 오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