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285. 가브리엘 포레의 '프로메테'

정준극 2011. 11. 21. 10:16

프로메테(Prométhée) - Prometheus

Gabriel Fauré(가브리엘 포레)의 3막 오페라

 

가브리엘 위르벵 포레(Gabriel Urbain Fauré: 1845-1924)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삼은 오페라를 공부하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다. 오리지널 신화의 내용을 음미할수 있으며 아울러 오페라의 스토리와 얼마나 다른지를 따져볼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유명한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Prométhée) 이야기는 당연히 몇 사람이 오페라로 만들었지만 근대에 들어서서 가브리엘 포레의 작품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는 기원전 8세기경 그리스의 대서사시인인 헤시오드(Hesiod)가 쓴 Theogony(신들의 계보: 神統)에 나오는 것이다. 이를 프랑스의 극작가인 장 로렝(Jean Lorrain: 1855-1906)과 페르디낭 에롤드(Ferdinand Hérold: 1791-1833)가 오페라 대본으로 만들었다. 포레의 '프로메테'는 트라제디 리리크(tragédie lyrique)에 속하지만 반드시 그 장르에 속한 작품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프로메테'는 연극적인 요소가 강조된 대사와 음악 파트가 혼합된 대규모의 무대작품이다. 1900년 8월 27일 프랑스 남부 지중해에 면한 베지어(Béziers)의 야외극장에서 초연될 때에는 800명 이상이나 출연하는 웅장한 규모였다. 관악밴드가 2개가 동원되었고 하프만해도 15개나 사용되었다. 1914년과 1916년에 프랑스의 작곡가인 장 로저 뒤카스(Jean Roger-Ducasse: 1873-1954)가 오케스트라의 규모를 축소하는 작업을 하였고 그것이 무대에 올려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레의 '프로메테'는 대규모라는 소리를 들었다. 한편, 나중에 포레는 장 로저 뒤카스가 오케스트라 파트를 수정한 것을 다시 수정하였고 이렇게 수정된 작품은 1917년 5월 17일 파리 오페라에서 공연되었지만 너무 규모가 커서 그후 또 다시 공연을 시도한 곳은 거의 없다. 다만, 2011년 7월에 브라질 산파울로의 Núcleo Universitário de Ópera (NUO)가 공연한바 있다. 산파울로에서의 공연에는 대사부분을 음악반주가 있는 레시타티브로 바꾼 것이다. 지휘자 겸 감독인 파울로 마론(Paulo Maron)이 새로운 오케스트레이션을 마련했다. 

 

쇠사슬에 묶여 독수리가 간을 파 먹고 있는 장면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연극적인 요소가 강조되었기 때문에 주인공들은 대부분 노래를 하지 않고 대사만을 말하는 역할이다. 프로메테, 판도라(Pandore: Pandora), 에르메(Hermes: Hermès)는 모두 대사만을 말하는 역할이다. 그 밖에는 신들인 비아(Bia: S), 가이아(Gaïa: MS), 크라토스(Kratos: T), 에파이스토(헤파이스투스: Hephaïstos: B), 그리고 인간들인 이노에(Aenoë: S)와 안드로스(Andros: T)가 등장한다.

 

[제1막] 안드로스와 이노에를 위시한 인간들이 프로메테(프로메테우스)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프로메테는 인간들에게 선물을 가지고 오겠다고 했다. 땅의 여신인 가이아가 프로메테에게 제우스의 거역하면 화를 당할 것이라고 경고하지만 프로메테는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윽고 프로메테가 인간들에게 선물을 전해준다. 불이다. 이어 제우스가 보낸 권세의 신 크라토스와 폭력의 신 비아가 프로메테를 벌주기 위해 도착한다. 이들과 함께 대장장이 신인 헤파이스투스도 온다. 헤파이스투스는 프로메테의 친구이다. 세명의 신들은 프로메테에게 제우스의 판결을 전한다. 커다란 바위에 쇠사슬로 묶일 것이며 독수리가 매일 찾아와서 피를 빨아마실것이라는 판결이다. 다른 버전에는 독수리가 간을 파 먹는다고 되어 있다.

 

야콥 요르단스 작품

                                  

[제2막] 이노에와 소녀들이 프로메테의 잔혹한 운명을 탄식한후 자리를 떠난다. 헤파이스투스는 친구 프로메테의 비운을 탄식하면서도 제우스의 명령대로 프로메테를 바위에 쇠사슬로 묶을수 밖에 없다. 크라토스와 비아가 헤파이스투스가 제대로 작업을 하고 있는지를 지켜보고 있다. 헤파이스투스는 일부러 늑장을 부리며 프로메테를 쇠사슬로 묶지만 결국은 작업을 마친다. [제3막] 판도라는 프로메테를 동정하여 걱정한다. 님프들이 그런 판도라를 위로하며 너무 깊은 관심을 두면 제우스의 노여움을 받을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판도라는 개의치 않고 프로메테를 동정한다. 제우스의 심부름꾼인 에르메스가 판도라에게 제우스의 선물이라면서 상자 하나를 전한다. 프로메테는 판도라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그 상자를 받지 말라고 말하지만 판도라는 그 말을 듣지 않고 상자를 받는다. 그리하여 인간의 역사는 다시한번 신들의 행동에 의해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오페라는 제우스를 찬양하는 대합창으로 막을 내린다. 무대의 한쪽에서는 프로메테가 고통을 당하고 있가.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프로메테우스는 이아페투스와 테미스의 아들이며 아틀라스, 에피메테우스, 메노에티우스의 형으로서 거인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의 수호신(챔피온)으로 제우스로부터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커다란 바위에 쇠사슬로 묶어 놓고 독수리가 매일 찾아와서 간을 파먹도록 하는 형벌을 내렸다. 다만, 프로메테의 간은 매일 독수리가 파먹은 분량만큼 자라도록 하였다. 그리스 독립전쟁 기간 중에 프로메테우스는 그리스 혁명주의자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는 상징으로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