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추가로 읽는 366편

288. 조지 프레데릭 헨델의 '인도왕 포로'

정준극 2011. 11. 22. 20:17

인도왕 포로(Poro, re dell'Indie) - Porus, King of the Indians

George Frederick Handel(조지 프리데릭 헨델)의 3막 오페라 세리아

 

인도왕 포로와 클레오피데

                                   

'인도왕 포로'(Poro, re dell'Indie)는 조지 프리데릭 헨델이 왕립음악원(Royal Academy of Music)을 위해 작곡한 3막의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이다. 이탈리아어 대본은 메타스타시오(Metastasio: 1698-1782)의 Alessandro nell'Indie(인도의 알렉산더)에서 채택하였다. 메타스타시오의 스토리는 기원전 326년에 있었던 알렉산더 대왕과 인도왕 포러스(Porus: 포로)의 관계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메타스타시오는 18세기 이탈리아 최고의 대본가로서 메타스타시오는 필명이며 본래 이름은 피에트로 안토니오 도메니코 트라파씨(Pietro Antonio Domenico Trapassi)이다. '인도왕 포로'는 1731년 2월 2일 런던의 킹스 테아터에서 헨델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고 이어 연속 15회의 공연을 가졌다. 헨델은 오리지널 스코어의 몇 군데를 손질하여 그해 12월 23일에 수정본을 공연하였고 다시 몇 군데를 수정하여 5년후인 1736년 12월 8일 공연하였다. 근대에 들어와서는 1928년에 독일의 브룬스비크에서 공연하였으며 영국에서의 최근 공연은 초연이후 2백 몇십년만인 1966년 아빙던(Abingdon)에서 공연된 것이다. 가장 최근의 공연은 2007년 3월 20일 런던 왕립음악대학에서의 헨델 페스티벌에서였다.

 

'인도왕 포로'의 한 장면

                  

메타스타시오의 극본은 원래 알렉산더 대왕과 인도의 클레오피데와의 관계에 하일라이트를 둔 것이지만 헨델은 인도왕 포로(포러스)와 그의 부인 클레오피에의 이야기를 더욱 조명하였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Alessandro: T)은 인도를 공략하여 인도왕 포로(알토 카스트라토)의 군대를 대파하고 포로왕을 포로로 한다. 인도의 이웃나라 공주로서 인도왕 포로와 결혼한 왕비 클레오피데(Cleofide: S)는 남편 포로를 구출하기 위해 알렉산더 대왕을 찾아가 마치 알렉산더 대왕을 사랑하는 것처럼 하여 알렉산더 대왕의 환심을 산다. 알렉산더 대왕은 그런줄도 모르고 클레오피데의 아름다움과 지성에 감동하여 클레오피데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긴다. 포로로 잡혀 있는 포로왕은 아내 클레오피데의 행동을 보고 절망과 함께 질투하는 마음이 생긴다. 알렉산더 대왕의 장군인 티마제네(Timagene: B)가 포로왕의 심중을 헤아리고 알렉산더 대왕에게 사실을 얘기한다. 이에 알렉산더 대왕은 클레오피데의 정절과 애국심, 그리고 남편을 위하는 사랑을 생각하여 포로왕을 석방하고 두 사람의 행복을 기원한다. 역사적인 기록에는 이같은 이야기가 나와 있지만 헨델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예에 의하여 부주인공들을 내세웠으니 포로왕의 여동생인 에리쎄나(Erissena: A)와 에리쎄나를 사랑하는 간다르테(Gandarte: A)를 등장시킨 것이다.

 

알렉산더 대왕과 클레오피데

                                   

근자에 이르러 바로크 오페라에 대한 붐이 일어나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헨델의 '인도왕 포로'는 톱 랭킹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음악적으로 보면 '인도왕 포로'는 몇곡의 훌륭한 아리아와 듀엣 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스토리의 진행이 마치 무굴제국의 코끼리기 걷는 것처럼 무겁고 깔끔하지 않기 때문에 제작자들이나 지휘자들이 별로 환영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사실 '인도왕 포로'에는 상당히 뛰어난 아리아가 있지만 오페라가 전체적으로 드라마틱한 면이 부족하여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왕 포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무대를 통하여 인도풍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맛볼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제작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알렉산더 대왕과 클레오피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