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와 음악/클래시컬 콘서트

비엔나 호프부르크 오케스트라 연주회

정준극 2012. 2. 2. 06:10

비엔나 호프부르크 오케스트라 연주회

Wiener Hofburg Orchester - Vienna Hofburg Orchestra

 

합스부르크 제국의 영화를 느낄수 있는 호프부르크 궁전에서의 비엔나 호프부르크 오케스트라 연주회

 

비엔나 시내의 중심지역에 호프부르크(Hofburg) 궁전이 있다. 주소는 헬덴플라츠(Heldenplatz: 영웅광장) 1번지로 되어 있다. 호프부르크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겨울궁전이었다. 호프부르크의 대연회장(Festsaal)에서 '비엔나 호프부르크 오케스트라'가 요한 슈트라우스와 모차르트의 음악을 연주한다. '비엔나 호프부르크 오케스트라'는 지금부터 약 30년 전에 지휘자인 게르트 호프바우어(Gert Hofbaur)가 창단했다. 역사적인 호프부르크 궁전에서 비엔나의 음악을 연주함으로서 비엔나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음악의 도시'로서의 감동을 전해주고 영원한 추억으로 남기도록 한다는 의도에서였다. 콘서트는 오케스트라 연주와 성악가들의 연주로 구성된다. 이들은 모두 비엔나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에 속한 오케스트라 멤버이며 오페라 성악가들이다. 그래서 비엔나에서 열리는 클래시컬 콘서트 중에서도 가장 수준 높은 연주를 보여주고 있다.

 

'비엔나 호프부르크 오케스트라' 연주회는 4월부터 10월까지만 개최되며 그것도 매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에만 개최된다. 다만, 크리스마스와 신년 첫날에도 연주회가 열린다. 시작시간은 저녁 8시 반부터이며 대략 밤 10시 쯤에 끝난다. 입장료는 두개의 카테고리가 있다. 첫번째 카테고리는 55 유로이며 두번째 카테고리는 42 유로이다.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에는 70-170 유로이다. 호프부르크의 대연회장(페스트잘)은 1천 3백명을 수용할수 있어서 규모가 크다. 대연회장이 사정이 있어서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같은 호프부르크 궁전에 있는 레도우텐잘(Redoutensaal)에서 열릴 수도 있다. 레도우텐잘은 대연회장보다 규모는 작으나 아담하다. 과거에는 왕실의 가면무도회가 열리던 곳이다. 크리스마스 또는 신년 첫날의 연주회에서는 왈츠와 발레의 시범이 있어서 연주회를 더욱 화려하게 장식한다. 아무튼 지난날 웅대했던 제국의 영화를 숨쉬어 볼수 있는 연주회이다.

 

비엔나 호프부르크 오케스트라 연주회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모차르트]

- '피가로의 결혼' 서곡

- '마술피리'에서 파파게노와 파파게나의 듀엣

- 디베르티멘토 D-장조 KV 136. 제1악장

- 바이올린 협주곡 G 장조, 제2악장

- '돈 조반니'에서 돈 조반니와 체를리나의 듀엣

- 터키 행진곡

- '피가로의 결혼'에서 피가로의 아리아

[요한 슈트라우스]

- 황제 왈츠(프란츠 요셉 황제를 위해 작곡한 것으로 호프부르크 대연회장의 무도회에서 처음 연주되었다.)

- 엘옌 아 마쟈르(폴카)

- '집시 남작'에서 아리아

- 틱 택 폴카

- 오페라 '기사 파즈만'에서 차르다스

- '비엔나 기질' 왈츠

- '푸른 다뉴브' 왈츠

- 라데츠키 행진곡(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작품)

 

비엔나를 '음악의 도시'라고 말하지만 비엔나 사람들은 '음악의 수도'(Music Capital of the World)라고 부르기를 서슴치 않는다. 그것은 비엔나가 과거 천년의 역사를 통하여 바벤버그 왕조와 합스부르크 왕조의 본부였기 때문일 것이다. 비엔나는 7백여년에 걸쳐 신성로마제국의 수도였고 이후 오스트리아제국, 오스트로-헝가리제국의 수도였다. 그러므로 비엔나 사람들이 비엔나를 '세계음악의 수도'라고 부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합스부르크 제국을 상징하는 건물이 비엔나 중심지역에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는 호프부르크 궁전이다. 하기야 호프(Hof)라는 말도 궁전이라는 뜻이며 부르크(Burg)라는 단어도 궁전을 뜻하는 것이므로 호프부르크는 궁전 중의 궁전이라고 표현해도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엔나 사람들은 호프부르크의 앞에 왕궁을 뜻하는 슐로쓰(Schloss)라는 추가하여서 슐로쓰 호프부르크라고 부른다.

 

호프부르크 궁전에서 가장 하일라이트를 받는 장소는 대연회장이다. 독일어로 페스트잘(Festsaal)이라고 부른다. 축제의 홀이라는 의미이다. 화려한 대리석으로 꾸며진 바로크 양식의 그랜드 홀이다. 플로어 넓이가 1천 평방미터에 이르는 넓은 대연회장은 원래 황제의 대관식 장소로서 건축되었다. 하지만 한번도 황제의 대관식을 위해 사용된 일은 없다. 대연회장이 전체적으로 완성된 것은 합스부르크 제국이 종식된지 한참 후인 1923년이었다. 알로이스 한스 슈람(Alois Hans Schramm)이 제작한 세 개의 대형 천정화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광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이는 프란츠 요셉 황제가 입버릇 처럼 얘기한 비리부스 유니티스(Viribus Unites: 연합된 힘)을 표현한 것이다. 대연회장의 천정화 벽면에는 오스트라의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천정에는 막시밀리안 1세, 칼 5세, 페르디난트 1세, 루돌프 2세, 티롤의 페르디난트 2세가 그려져 있고 벽면에는 레오폴드 1세, 칼 6세, 사보이의 오이겐 공자, 폴란드왕 얀 소비에스키 3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호프부르크의 대연회장은 합스부르크의 영광을 집결해 놓은 장소이다.

 

1918년 1차 대전이 끝날 때만 하더라도 호프부르크에는 오스트로-헝가리제국을 통치하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사람들이 실제로 살았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제국이 공화국으로 탈바꿈하자 황제는 추방되었고 호프부르크는 새로운 공화국 정부의 관리 아래에 들어갔다. 이후 호프부르크의 대연회장이 있는 건물은 '비엔나 콩그레스첸트룸'(Kongresszentrum Wien)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어 국제회의, 연주회, 무도회가 열리는 장소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다뉴브 강변에 오스트리아 센터라는 국제회의장이 세워지기 전까지 국제원자력기구 정기총회도 이곳에서 열렸으며 현재는 회의장 이외에도 연주회장, 무도회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호프부르크의 레도우텐잘(Redoutensaal)은 요셉스플라츠 쪽의 아우구스틴교회와 국립도서관 사이에 연결되어 있는 건물이다. 1992년 뜻하지 아니한 대화재로 완전 소실되었으며 복구까지는 6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모든 그림은 새로 그려야 했다. 천정 쪽의 벽화는 오스트리아의 화가 요제프 미클(Joseph Mikl)의 작품이다.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극작가인 엘리아스 카네티, 요한 네스트로이, 페르디나느 라이문트의 대표적인 연극에 나오는 장면들을 그렸다. 천정네는 칼 크라우스(Karl Kraus)의 시 '젊음'(Jung)이 적혀 있으나 자세히 관찰하지 않고서는 보이지 않는다.

 

레도우텐잘에서의 연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