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어린이 오페라

피노키오의 모험(The Adventures of Pinocchio)

정준극 2012. 2. 4. 14:13

피노키오의 모험(The Adventures of Pinocchio)

카를로 골도니의 원작, 알라스데어 미들턴의 대본, 조나단 도우브의 음악

 

오페라 노우스의 공연장면들

 

'피노키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무로 만든 인형인 피노키오가 실제 소년이 되는 과정에서 겪는 모험들을 그린 작품이다.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고 착한 일을 하거나 정직한 일을 하면 코가 원래대로 줄어든다는 특성이 있어서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는 내용이다.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영화도 만화영화가 있고 실제 영화도 있다. 월트 디즈니의 만화영화 '피노키오'는 너무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피노키오'스토리를 어린이오페라로 만들었다. 영국의 조나단 도우브(Jonathan Dove: 1959-)가 작곡했고 영국의 극작가로서 조나단 도우브와 콤비인 알라스데어 미들턴(Alasdair Midlleton)이 대본을 썼다. 그런데 '피노키오의 모험'의 원작자가 누구인지에 대하여는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혹자는 덴마크의 안델센이나 독일의 그림(Grimm)형제가 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피노키오(Pinocchio)라는 이름이 이탈리아 이름인 것을 생각하면 이탈리아 사람이 원작자라는 것을 짐작할수 있다. 그렇다. 카를로 콜로디(Carlo Collodi: 1826-1890)이라는 플로렌스 출신의 어린이 소설작가가 썼다. 콜로디는 피노키오 이야기를 1831년부터 2년 동안 플로렌스의 어린이 잡지인 Giornale dei Bambini에 게재하였고 1883년에 '피노키오의 모험'(Le avventure di Pinocchio)이라는 타이틀의 단행본을 출판하여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미국에서 순회공연을 하고 있는 '피노키의 모험'

 

전2막의 오페라 '피노키오의 모험'은 영국의 오페라 노우스(Opera North)와 새들러스 웰스 극장(Sadler's Wells Theater)가 조나단 도우브에게 의뢰한 것으로 2007년 12월 21일 리즈(Leeds)의 그랜드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초연에서는 영국의 정상급 메조소프라노인 빅토리아 심몬즈(Victoria Simmonds)가 피노키오의 역을 맡았다. 바지역할이었다. 오페라 '피노키오의 모험'은 일반적인 학교 오페라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특별한 무대효과를 보여주었고 오케스트라도 풀 오케스트라를 사용하였다. 2대의 아코디온을 무대 위에 등장시켜 연주토록 한 것도 특색이 있는 배려였다. 오케스트라와 함께 피아노와 복합 타악기를 배치하기도 했다. 리즈에서의 초연은 대성공이었다. 관중들을 동심의 세계와 환상의 세계를 이끌어 간 공연이었다. 이듬해인 2008년에는 독일 헴니츠(Chemnitz)에서 공연되었다. 미국에서의 초연은 2009년 2월에 미네소타오페라단이 공연한 것이었다. 미국 초연에서는 메조소프라노 아드리아나 자발라(Adriana Zabala)가 피노키오를 맡았다. 이어 러시아 초연은 2011년 11월 모스크바에서였다. 줄리아 마카리안츠(Giulia Macariants)가 피노키오를 맡았다.

 

학교에서 말썽을 부리는 피노키오와 선생님들

 

'피노키오의 모험'의 스토리는 미안하지만 생략코자 한다. 너무나 재미있는 피노키오의 이야기를 줄여서 간략하게 소개하려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등장인물에 대하여는 소개를 하지 않을수 없다. 나무로 만든 인형이었지만 나중에 실제 소년이 되는 피노키오는 메조소프라의 역할로 되어 있다. 피노키오를 만든 할아버지 게페토(Geppetto)는 바리톤이 맡도록 했다. 여치와 앵무새는 1인 2역으로 소프라노가 맡는다. 고양이는 테너이며 여우/마부는 카운터테너이다. 피노키오를 돌보아 주는 푸른 요정은 소프라노이며 비둘기/달팽이는 콘트랄토가 맡는다. 그리고 불먹는 사람, 원숭이 판사, 푸른 거인 어부, 곡마단장, 농부는 한 사람이 맡을수 있으며 베이스이다. 이밖에 어릿광대인 알레키노, 판탈로네, 로사우라가 등장하며 부엉이 의사, 까마귀 의사, 풍덩이 의사가 나온다. 석탄장수가 나오며 벽돌공도 나온다. 램프의 심지도 의인화되어 나오며 북만드는 사람, 댄서들, 인형극을 하는 사람들, 아크로바트(재주)를 하는 사람, 변호사, 부자, 노동자, 학생들, 선생들, 놀이터 행상들, 서커스 단원들, 마을 사람들, 의인화된 산울림들이 나온다.

 

영국 리즈 공연에서의 피노키오와 게페토

 

'피노키오의 모험'은 어른이나 아이들을 막론하고 누구든지 언제나 보아도 흥미있는 내용이다. 그것을 오페라로 만들었으니 부모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구경간다면 자녀들의 정서함양을 위해서, 부모들의 추억을 위해서, 오페라계의 앞날을 위해서 등등 더 할수 없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