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어린이 오페라

야자거(Der Jasager)

정준극 2012. 2. 7. 10:08

야자거(Der Jasager)

The Yesman - The Yes Sayer - The Affirmer - He Said Yes

쿠르트 봐일의 학교오페라

 

 

작곡자 쿠르트 봐일과 대본을 쓴 시인 베르톨트 브레헤트

 

야자거(Der Jasager)는 오스트리아의 유태계 작곡가인 쿠르트 봐일(Kurt Weil: 1900-1950)이 작곡하고 독일의 시인 베르톨트 브레헤트(Bertholt Brecht: 1898-1956)가 대본을 쓴 학교오페라(Schuloper)이다. 학교오페라이므로 어린이오페라의 범주에 넣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물론 학교에서 학생들에 의해서만 공연되는 경우가 많다. '야자거'는 글자 그대로 '예스맨'이라는 뜻이다. '나인'(Nein)이라고 대답하지 못하고 언제나 '야'(Ja)라고 대답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스토리는 일본의 노(능) 연극인 다니코(Taniko: 谷行)로부터 가져온 것이다. 이것을 영국의 아서 웨일리(Arthur Waley)라는 사람이 영어로 번역한 것을 독일의 작가인 엘리자베트 하우프트만(Elisabeth Hauptmann: 1897-1973)가 독일어로 번역한 것을 베르톨트 브레헤트가 오페라 대본으로 고쳐 썼다. 베르톨트 브레헤트는 '야자거'의 콤비인 '나인자거'(Der Neinsager: He Said No)도 썼다. 야자거와 나인자거는 오늘날 연극으로는 함께 공연되는 경우는 많지만 쿠르트 봐일이 나인자거의 음악은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오페라로서는 야자거가 유일하다. 쿠르트 봐일은 '야자거'를 작곡하면서 이 오페라의 장르를 베르톨트 브레헤트의 창작활동의 변천을 감안하여 Lehrstück(Teaching-Piece)라고 붙였다. '야자거'는 1930년 6월 23일 Zentralinstitut für Erziehung und Unterricht(중앙교육연구소)에서 Akademie für Kirchen und Schulmusik(교회학 및 학교음악원)학생들이 처음 공연했다. 이 공연은 전국에 라디오로 중계되었다. 공연은 성공적이었으며 이후 3년 동안 3백회 이상의 공연이 있었다.

 

베를린에서의 공연 장면. 일본적 분위기를 조성한 무대였다.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소년은 보이 소프라노가 맡는다. 어머니는 메조소프라이다. 선생님은 바리톤이다. 학생1과 학생2는 보이 소프라노 또는 테너이며 학생3은 보이 소프라노 또는 바리톤이다. 이렇듯 출연진은 간단하다. 스토리도 복잡하지는 않다. '야자거'에서 소년은 병든 어머니의 약을 구하기 위해 험한 산을 넘어 도시로 간다. 이때 선생님은 다른 학생들 3명도 동행토록 한다. 도중에 소년은 큰 부상을 당한다. 학생들이 병든 소년을 데리고 험하고 위험한 산을 넘어 도시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생들은 모두 지쳐있다. 학생들은 소년이 산 속에서 외롭게 시간을 끌며 죽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소년을 도와주는 입장에서 소년을 계곡 아래로 던지기로 한다. , 관습에 의하면 그렇게 던지기 전에 소년에게 그렇게 해도 좋으냐고 동의 여부를 묻는다. 소년을 학생들이 그를 계곡으로 던져도 좋으냐고 묻자 긍정을 한다. 그것이 납득할수 있는 사회관습이며 사회를 사는 사람으로서는 사회의 관습을 따르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한편, Neinsager에서는 스토리가 다르다. 소년은 관습에 따라 학생들의 의견을 따르지 않고 거부한다. 상황이 바뀌었으므로 새로운 행동과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학생들은 소년을 메고 그의 어머니에게로 돌아가기로 하고 결국 성공한다. 이 경우에 전통적인 관습이나 규율을 거부하는 것은 조금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는 것이 브레헤트의 주장이다.

 

선생님과 소년과 세학생들, 그리고 합창단이 무대를 올라와 있는 공연장면. 모두 여학생들이 배역을 맡았다.

 

좀더 구체적으로 내용을 설명코자 한다. [제1막] 막이 오르면 합창이 이 오페라의 테마에 대하여 설명한다. 당신이 어떤 일에 대하여 동의를 한다면 어떤 사항인지를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Wichtig zu lernen). 선생님이 등장한다. 선생님은 학생 중에서 한명이 오늘도 학교에 나오지 못하였는데 아무래도 저 멀리 험한 산을 넘어 도시에 갔다와야 하기 때문에 작별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Ich bin der Leher). 선생님은 소년의 집에 다녀왔다. 어머니가 병에 걸려서 약을 구하러 먼 도시에 갔다 와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선생님은 소년에게 혼자서 그 험한 길을 갈수 있느냐고 묻는다(Ich bin lange nicht hier gewesen). 선생님은 가는 길이 멀고 험난하기 때문에 가지 말고 집에 있으라고 당부한다. 그러나 소년은 용한 의사 선생님을 만나서 어머니를 위해 반드시 약을 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머니는 소년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허락한다. 소년은 반드시 돌아오겠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Ich bin noch einmal zuruckgekommen). 합창은 그같이 결정되었음을 알린다(Sie sahen, dass keine Vorstellungen).

 

1987년 베를린 공연

 

[제2막] 합창은 소년과 선생님과 소년보다 나이가 많은 학생 세명이 함께 도시로 떠나고 있음을 설명한다(Die Leute haben die Reise in die Berge). 일행은 벌써 산 속에 들어와 있다. 날이 어두워 머무를 곳을 찾는다. 마침 아무도 살지 않는 작은 오두막이 있다. 소년은 선생님에게 몸이 무척 편치 않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쉬지 말고 어서 산을 넘어가자고 말한다(Wir sind schnell hinangestiegen). 선생님은 소년에게 힘든 길을 가면서 아프다는 소리를 하면 안된다고 얘기해 준다. 세 학생이 선생님과 소년의 얘기를 엿듣고 무슨 말인지 자세히 얘기해 달라고 요청한다. 선생님은 어쩔수 없이 소년이 아퍼서 더 이상 함께 길을 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관습에 의해서 함께 먼 길을 떠나다가 한 사람이 아프다든지 사정이 생겨서 함께 가지 못하게 되면 그 사람을 계곡에 버리고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Wir wollen es dem Leher sagen). 학생들은 선생님으로부터 그렇게 배웠으므로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선생님은 어쩔수 없이 소년에게 소년을 버리고 가야하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묻는다. 소년은 만일 다른 학생들이 자기를 메고 가야 한다면 더 위험해 질수 있고 다른 학생들의 생명도 장담할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기를 계곡에 버리고 가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제발 도시에 무사히 도착해서 의사를 만나 약을 받아서 어머니에게 전해 달라고 간청한다. 학생들은 모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이어 학생들은 병든 소년을 메고 벼랑으로 가서 아래로 던진다. 합창은 주제를 다시 강조한다(Wichtig zu hernen).

 

어머니에게 멀리 도시에 가서 약을 구해서 오겠다고 말하는 소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