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어린이 오페라

브레멘 음악대(The Bremen Town Musicians)

정준극 2012. 2. 7. 11:42

브레멘 음악대(The Bremen Town Musicians)

캐다나의 딘 버리(Dean Burry)의 어린이오페라

 

딘 버리(Dean Burry: 1972-)

 

어린이들을 위한 오페라인 '브레멘 음악대'는 캐나다 뉴파운드랜드에서 태어나서 토론토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곡가 딘 버리(Dean Burry: 1972-)의 작품이다. 딘 버리는 대본도 썼다. 2009년 12월에 오타와의 국립아트센터에서 처음 공연되었다. 남성 성악가 3명(테너, 베이스, 베이스-바리톤), 여성 성악가 2명(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그리고 피아노 반주에 의한 공연이었다. 오타와에 본부를 두고 있는 오페라 라이라 오타와(Opera Lyra Ottawa: OLO)가 딘 버리에게 위촉한 작품으로 오타와에서의 초연 이후에 각 지역의 초등학교를 순방하며 공연하여 환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공연된 뮤지컬 브레멘음악대. 딘 버리의 오페라는 아니지만 스토리를 같다.

 

'브레멘 음악대'는 독일의 그림(Grimm)형제가 옛 전래동화를 정리한 것이다. 독일어 제목으로는 Die Bremer Stadtmusikanten 이라고 되어 있다. 번역하면 The Town Musicians of Bremen 이다. 그러므로 우리말로 정확히 번역하자면 '브레멘 마을 음악가들'이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동화책이든 뮤지컬이든 '브레멘 음악대' 또는 '브레멘 동물음악대'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브레멘 음악가'라고 간단히 표현하고 있다. 아무튼 그림 형제의 이 동화로 인하여 독일 북부, 덴마크가 있는 유틀란드 반도에서 가까운 브레멘 도시는 일약 유명세를 타게 되어 너도나도 브레멘에 와서는 광장에 있는 동물 네 마리의 기념상 앞에서 사진을 찍고 '아, 이것이 그림 형제의 브레멘 음악대에 나오는 동물들이구나'라면서 감탄하고 간다. 그런데 실제로 동화의 타이틀은 '브레멘 음악대'이지만 이 동물들이 브레멘에 도착한 일은 없다.

 

길거리에서의 브레멘음악대 간이 공연무대

 

이야기에는 당나귀, 개, 고양이, 수탉이 등장한다. 모두 주인을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 별로 쓸모 없게 되자 주인은 이들을 갖다 버리든지 또는 적당히 처치할 생각이다. 토사구팽이라는 고어를 생각하며 비참한 생각이 들은 동물들은 주인에게 버림받기 전에 몰래 집을 빠져 나간다. 그리고 함께 만난다. 이들은 브레멘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브레멘에서는 누구든지 자유스럽게 살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주인으로부터 구박을 받지 않는 생활을 하고 싶었다. 동물들은 음악가가 되어 살기로 작정했다.

 

브레멘에 있는 네마리의 동물 기념상

 

브레멘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힘들었다. 그러던중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 동물들은 산 속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오두막집을 보았다. 허기가 진 동물들은 오두막집 가까이에 가서 우선 집안에 누가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서로 등에 올라타고 안을 들여다 보았다. 브레멘에 있는 기념상의 모습이다. 집안에서는 도둑 네명이 훔쳐온 물건들을 보면서 기뻐하고 있다. 동물들은 도둑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들로부터 먹을 것이라도 얻어 먹으려고 도둑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기로 한다. 하지만 이들의 노래소리가 너무 괴상하여서 결국 도둑들은 무서워서 모든 것을 그대로 둔채 도망가기에 바쁘다. 동물들은 탁자 위에 있던 값비싼 물건들을 차지하고 좋은 음식을 배불리 먹는다. 그리고 졸음이 와서 안락하게 잠이 든다.

 

미국에서 '브레멘음악대'에 출연했던 아이들의 기념촬영

 

그날 늦은 밤에 도둑들은 억울해서 다시 오두막집으로 돌아와 안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한 사람을 들여보낸다. 도둑은 어두운데서 번쩍이는 고양이의 눈을 본다. 하지만 도둑은 석탄이 불에 이글이글 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둑은 초에 불을 붙이려고 한다. 그러자 고양이가 삽시간에 달려 들어서 도둑의 얼굴을 발톱으로 할퀸다. 이어 개가 도둑의 다리를 문다. 당나귀가 뒷발로 힘차가 도둑을 차버린다. 수탉이 혼비백산이 되어 도망가는 도둑의 뒤를 쫓아가며 목청을 높여 소리지른다. 숨을 헐떡이며 간신히 동료들에게 돌아온 도둑은 오두막집에 들어갔더니 무서운 마녀가 긴 손톱으로 얼굴을 후려 갈겼으며(고양이) 어떤 괴물이  칼로 다리를 자르려 했고(개), 거인이 몽둥이로 힘차게 내리쳤으며(당나귀) 판사가 지붕 위에서 고함을 치는 소리(수탉)를 들었다고 말한다. 도둑들은 그런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집을 차지하고 있으니 다시는 들어갈수 없다고 말하며 멀리 사라진다. 네동물들은 이 오두막집에서 부족함 없이 편안하게 오래오래 살았다.

 

피날레. 오스틴오페라

 

여기에서 잠시 작곡자인 딘 버리를 소개코자 한다. 딘 버리는 뉴파운드랜드의 생존스(St John's)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자라나기는 갠더(Gander)라는 마을에서였다. 1998년에 그는 토론토의 캐나다오페라단의 교육담당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때 '그림형제'에 대한 어린이 오페라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오페라 '그림형제'(The Brothers Grimm)은 2001년 이래 캐다나의 토론토, 오타와, 사스카툰, 캘거리, 에드먼튼, 내쉬빌 등지에서 공연되어 12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관람했다. '그림형제'는 아마 캐나다 오페라에서 공연된 오페라로서는 가장 관람자가 많은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딘 버리는 계속 오페라를 작곡하였다. Under the Night, Home and Away, Songs of the Island(샬로테 타운 페스티벌), The Hobbit(캐다나어린이오페라단 및 사라소타 오페라단), Isis and the Seven Scorpions(캐나다오페라단), Pandora's Locker(글렌 굴드 학교), A Creature of Habit(라이징 타이드 극장) 등을 작곡했다.

 

미국여름오페라아카데미 리허설 장면

 

2009/10년 시즌에는 더 바쁜 일들을 했다. 토론토마스크극장을 위한 The Mummers' Masque의 초연이 있었고 CBS 연속 라디오오페라인 Baby Kintyre, 오타와의 오페라 라이라를 위한 The Bremen Town Musicians, CCOC를 위한 The Secret World of Og, 마니토바대학교를 위해 작곡한 Angela and Her Sisters의 초연이 있었다. 딘 버리는 현재 뉴파운드랜드 기념대학교를 위해 프랑스어 오페라인 Le nez de la sorciere를 작곡하였고 라이징 타이드극장을 위해서는 Beacon of Light를 완성했다. 이작품은 2011년도 9/11 테러 10주년을 기념한 것이다.

 

※  미국의 존 데이비스(John Davis)가 만든 어린이를 위한 오페라인 '브레멘 음악대'도 있다. 하지만 존 데이비스는 로시니, 오펜바흐, 도니체티, 베르디, 설리반의 음악을 '브레멘 음악대'에 사용하였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별도의 '존 데이비스의 어린이오페라' 편에서 설명코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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