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오페라 더 알기

오페라 세계의 기록들 - 믿거나 말거나 4

정준극 2012. 2. 27. 05:39

* 초연에서 실패한 오페라들

 

- 비제의 '카르멘', 로시니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푸치니의 '나비부인',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는 모두 세계 10대 걸작 오페라에 속하지만 초연에서는 모두 실패를 거둔 것으로 유명하다. 관중들의 야유와 평론가들의 혹평으로 작곡자들은 모두 허탈한 좌절감에 빠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면목을 보여주어 세계적인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중에서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반대파의 방해로 초연의 날에만 실패를 보았으며 두번째 공연부터는 인기 절찬이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초연의 날에 대실패였으나 다음날부터는 대성공이었다. 참으로 그런 경우도 드믈다. 수잔나 역의 메조소프라노 엘리나 가란차


*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오페라 음악

 

- 바그너의 로엔그린에 나오는 ‘진심으로 인도하소서’라는 곡이다. 신부 엘자가 로엔그린과의 결혼을 위해 입장할 때에 울려 퍼지는 합창곡이다. 오늘날 어떤 결혼식에서든지 신부가 입장할 때에 연주되는 곡이다. 그러므로 세계 각국에서 하루에도 헤아릴 수없이 연주되고 있다. 신부가 입장할 때에 연주하는 딴-따다단을 결혼행진곡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그건 행진곡이 아니다. 한편, 결혼서약을 마친 신랑-신부가 퇴장할 때에 연주되는 곡은 멘델스존의 극음악 ‘한여름 밤의 꿈’에서 ‘축혼가’이다. 사실 이 곡도 결혼행진곡은 아니다. 그냥 축혼가이다. 아무튼 바그너와 멘델스존은 이렇듯 결혼식 음악으로 인연이 연결되어 있지만 바그너는 멘델스존이 유태계라고 하여 매우 싫어했다.

 

현대적 연출의 '로엔그린'에서 엘자와 로엔그린의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다.

 

* 우리나라 찬송가와 오페라

 

- 우리나라 개신교의 찬송가에는 세 편의 오페라에 나오는 음악이 찬송가로 편곡되어 있다. 하나는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 서곡에 나오는 멜로디로서 찬송가에는 549장 '내 주를 가까이 하려함은'이라는 제목의 곡이며 다른 하나는 도니제티의 오페라 '람메무어의 루치아' 3막에 나오는 합창(결혼식을 축하하기 모인 사람들의 합창)으로 찬송가 580장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이라는 타이틀의 곡이다. 왜정시대에 남궁 억이라는 분이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가사를 붙였다. 나머지 하나는  헨델의 오페라 '유다스 마카베우스'에 나오는 곡을 '주님깨 영광 다시 사신 주'라는 제목으로 편곡하여 사용하고 있는 찬송가 165장이다. 이밖에 찬송가에는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 바흐, 헨델, 멘델스존, 슈만, 본 윌리엄스, 아서 설리반, 그리고 장 자크 루소의 곡들이 편곡되어 들어 있다. 크리스마스때에 가장 많이 부르는 '기쁜다 구주 오셨네'는 헨델의 곡이다.

 

- 헨델의 곡인 찬송가 115장 '기쁘다 구주 오셨네'는 성탄절에 가장 많이 부르는 찬송가이다. 170장은 오라토리오 메시아 46번인 유명한 아리아 '내주는 살아 계시고'이다. 165장은 앞에서 설명한 오페라 '유다스 마카베우스'에 나오는 개선 합창곡으로 찬송가에서는 '주님께 영광 다시 사신 주'라고 되어 있다.

- 베토벤의 곡은 찬송가에 3곡이 있지만 그 중 64장 '기뻐하며 경배하세'와 605장 '오늘 모여 찬송함은'은 같은 곡조이다. 교향곡 제9번 '환희의 송가'에 나오는 주제 음악이다.

- 하이든의 곡은 2곡이 수록되어 있다. 78장 '저 높로 푸른 하늘과'는 오라토리오 '천지창조'에 나오는 합창곡이다. 원래는 천지창조를 도운 우리엘, 가브리엘, 라파엘 세천사의 트리오와 다른 천사들의 합창으로 되어 있으나 찬송가에서는 합창곡만을 인용하였다. 210장은 현악4중주 '황제'의 주제곡이다. 찬송가에서는 '시온성과 같은 교회'로 가사를 넣었다.

- 멘델스존의 곡은 3곡이 수록되어 있다. 66장 '다 감사 드리세 온 맘을 주께 바쳐'와 126장 '천사 찬송 하기를', 그리고 201장 '참사랑되신 말씀 하늘의 지혜요'이다.

- 로버트 슈만의 곡은 한곡이다. 329장 '주날 불러 이르로서 말씀대로 전하리'이다.

- 아서 설리반의 곡은 351장 '믿는 사람들은 주의 군사니 앞에 가신 주를 따라 갑시다'이다. 과연, 사보이오페라가 분명하다.

- 모차르트는 2곡이 있다. 213장 '나의 생명 드리니'는 헌금찬송으로 사용하는 것이고 341장은 '십자가를 내가 지고 주를 따라 갑니다'이다.

- 칼 마리아 폰 베버는 58장 '지난 밤에 보호하사'와 앞에서 설명한 549장 '내주여 뜻대로 하옵소서'이다.

- 영국의 본 윌리엄스 곡으로는 244장 '구원 받은 천국의 성도들'이 있다.

- 사상가이며 문학가인 장 자크 루소의 곡도 2곡이 있다. 54장 '주여 복을 구하오니 편히 가게 하기고'와 96장 '예수님은 누구신가 우는 자의 위로와'이다.   

 

찬송가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은 도니체티의 오페라 '람메무어의 루치아'에 나오는 결혼축하 합창곡이다. 사진은 '람메무어의 루치아'에서 결혼축하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