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미완성 오페라

애인의 변덕(Die Laune des Verliebten)

정준극 2012. 3. 26. 15:36

애인의 변덕(Die Laune des Verliebten) -  A Kiss is but a Kiss

리하르트 바그너의 미완성 오페라

 

리하르트 바그너(비교적 젊은 시절)

 

'애인의 변덕'이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는 바그너의 미완성 작품이다. 바그너가 17세 때인 1830년에 썼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대본은 같은 제목의 괴테의 극본을 바탕으로 바그너 자신이 준비했다. 바그너는 세 명의 소프라노, 그리고 테너를 위한 노래를 작곡했다고 한다. 이들 노래가 연주되었다는 기록은 없다. 그리고 '애인의 변덕'이라는 오페라의 음악이 한 파트라도 남아 있지 않다. 그런데 원작자인 괴테는 이 극본에 음악을 붙여서 1779년에 봐이마르의 에터스부르크(Ettersburg)에서 공연했다. 음악은 칼 지그문트 폰 제켄도르프(Karl Sigmund von Seckendorff)라는 사람이 만들었다. 이 연극공연에서 괴테는 주인공인 에리돈의 역할을 직접 맡았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애인의 변덕'이라는 연극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 아주 간단히 소개코자 한다. 그리고 이런 스타일의 연극을 목가적 연극(Das Schäferspiel)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한마디 하고자 한다. Die Laune des Verliebten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일이 쉽지 않다. Verliebt를 연이이라고 할 것인지, 애인이라고 할 것인지가 어렵다. 시골의 목동들 사이에 일어난 가벼운 사랑싸움인데 이들을 연인이라고 한다면 어딘가 정신적인 사랑의 주인공들 같아서 민망스럽다. 애인이라고 할수도 있겠으나 너무 가벼운 느낌도 있다. 그렇다고 시류에 따라서 '여친의 변덕'이라고 하면 알기는 쉽겠지만 그럴수도 없는 일이다. 만일 '사랑하는 사람의 변덕'이라고 한다면 그건 제목이 너무 길어서 곤란하다. 어쨋거나 본 블로그에서는 '애인의 변덕'이라고 번역해 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연인의 변덕'이라고 번역들을 했다.

 

린츠 란데스테아터에서의 연극공연. 목동들이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머리에 풀들을 얹었도다.

              

'애인의 변덕'은 괴테가 처음 쓴 희곡이라고 한다. 괴테는 남녀간의 사랑은 질투와 소유욕에서 벗어나 서로가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구속하는 것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를 알게 해주는 내용이다. 에글레(Egle)는 라몬(Lamon)을 사랑하고 아미네스(Amines)는 변덕이 심한 에리돈(Eridon)을 사랑한다. 에리돈의 변덕은 질투라는 것이다. 에글레는 아미네를 위해 에리돈을 아주 쉽게 유혹에 빠지게 하여 키스를 하게 만든다. 아미네가 축제에서 다른 남자랑 춤을 춘다는 것만으로도 화를 참지 못하던 에리돈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함께 축제장을 향한다. 질투심에 사로잡혀 아미네를 괴롭히던 에리돈은 현명한(?) 에글레의 도움으로 자신의 집착을 깨닫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으면서 자신의 잘못된 사랑으로 아미네를 가두려한 것에 대해 뉘우치고는 새로 깨달은 자유로운 사랑에 환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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