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미완성 오페라

마달레나(Maddalena)

정준극 2012. 3. 26. 20:21

마달레나(Maddalena)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Sergei Prokofiev)의 단막 미완성 오페라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

                

'마달레나'는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1891-1953)가 작곡한 단막 오페라이나 오케스트레이션을 4장까지만 완성하고 나머지는 미완성인채 포기한 작품이다. 대본은 프로코피에프 자신이 썼다. 필명을 바론 리벤(Baron Lieven)이라고 하는 마그다 수스타보브나 리벤 올로프(Magda Gustavovna Lieven-Orlov)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프로코피에프는 '마다레나'에 앞서서 이미 4편의 오페라를 작곡했지만 그가 작품번호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은 '마달레나'가 첫 케이스이다. 프로코피에프는 놀라지 마시라! 여덟 살 때에 첫 오페라인 '거인'(The Giant)를 작곡했다. '마달레나'는 1911년 여름에 작곡했다. 프로코피에프가 아직도 생페터스부르크음악원의 학생 때였다.


오페라 '마달레나'의 무대. 모스크바 노바야 오페라

 

'마달레나'의 스토리는 15세기 베니스에서의 뜨거운 삼각관계에 대한 것이다. 프로코피에프는 스코어의 앞 장에 자필로 '분쟁, 사랑, 배반, 살인으로 얼룩진 스토리'라고 적어 놓은바 있다. 그러면서 '바론 리벤은 드라마에 대한 재능보다는 모습이 더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썼다. '마달레나'가 초연되기 까지는 70년을 기다려야 했다. 프로코피에프는 '마달레나'의 오케스트레이션을 1912년부터 시작했다. 그는 그해에 '마달레나'를 생페터스부르크음악원에서 공연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우선 피아노 스코어를 '러시아 교향곡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작곡가 니콜라이 미아스코브스키(1881-1950)에게 보여주었다. 미아스코브스키는 '프로코피에프의 화산과 같은 폭발력과 우수가 담겨 있는 힘을 함께 느낄수 있는 작품'이라면서 찬사를 보냈다. 나중에 프로코피에프는 두번째 버전을 미아스코브스키에게 헌정하였다. 그런데 생페터스부르크음악원은 프로코피에프의 '마달레나'를 거절했다. 음악이 난해하다는 이유라기 보다는 대본에 상징주의 시인인 콘스탄틴 발몽트의 시를 인용한 것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는 이유라고 한다.

 

프로코피에프의 마달레나 음반

 

프로코피에프는 1913년에 극장공연을 염두에 두고 접촉을 해 보았다. 이를 위해 그는 음악의 일부분을 수정하였다. 그러나 역시 앞장서서 공연하겠다는 극장은 없었다. 프로코피에프는 늦어도 1916년에는 모스크바에서 공연할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 잠시 소강상태를 가졌다. 그러던 중 1918년에 러시아를 떠나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그는 그때 '마달레나'의 악보를 모스크바의 어떤 출판사에게 맡기고 갔다. 그후로 감감 소식이었다. 프로코피에프는 1927년에 '세개의 오렌지 사랑'의 공연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는 오래전에 맡겼던 '마달레나'의 스코어를 찾고자 했다. 그러나 찾을수가 없었다. 그러기를 거의 10년이나 지났다. 프로코피에프는 1936에 소련으로 영구귀국했다. '마달레나'의 악보를 수소문해 보니 파리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세월이 속절없이 흘렀다. '마달레나'의 악보는 1960년에 런던의 어느 출판가의 손에 있었다. 그때는 이미 프로코피에프가 세상을 떠난지 7년이나 지난 때였다. 프로코피에프의 미망인인 리나가 오랜 노력 끝에 '마달레나' 악보의 법적 소유자가 되었다. 리나는 영국에 있는 에드워드 다운스(Edward Downes)에게 '마달레나'를 공연버전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하여 만들어진 '마달레나'는 1980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계약상의 문제가 있어서 '마달레나'의 초연은 극장이 아닌 BBC 라디오의 스튜디오에서 1979년 3월 25일에 실현될수 있었다. 타이틀 롤은 스페인계의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의 질 고메즈(Gill Gomez)가 맡았다. '마달레나'의 첫 무대공연은 1981년 11월 28일 그라츠에서 있었다. 공연버전을 만든 에드워드 다운스가 직접 지휘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의 미국 초연은 1982년 6월 9일 에드워드 다운스의 버전으로 이루어졌다.

 

모스크바 노바야 오페라 무대


마달레나(S)는 화가 제나로(Genaro: T)와 결혼했다. 그러나 변장을 하고서 남편의 친구인 연금술사 스테니오(Stenio: B-Bar)와 불륜의 관계를 갖는다. 스테니오는 친구 제나로에게 어떤 알지 못하는 여자이 자기를 유혹하여서 관계를 갖게 되었다는 얘기를 한다. 그러다가 얼마후 스테니오는 그 미지의 여자가 친구의 부인인 마달레나인 것을 알게 된다. 스테니오와 제나로는 마달레나를 멀리하기로 한다. 그러나 마달레나는 교묘한 말솜씨로 두 사람이 서로 결투를 하도록 만든다. 결투에서 제나로가 스테니오를 죽인다. 그러나 제나로도 큰 부상을 입는다. 제나로는 죽어가면서 마달레나에게 마달레나도 함께 죽자고 말한다. 하지만 마달레나는 제나로와 함께 죽고 싶지 않았다. 결국 제나로는 숨을 거둔다. 이제 마달레나의 앞에는 두 남자의 시신이 놓여 있다. 마달레나는 어느 시신을 더 사랑했었는지를 생각해 본다. 잘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보다도 시신들을 치우는 문제가 더 중요했다. 마달레나는 청문을 열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어떤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남편을 죽였다고 말하며 도와 달라고 소리친다.

 

2000년 암스테르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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