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탈바, 루이지애너 전설(Pontalba: a Louisiana Legacy)
테아 머스그레이브(Thea Musgrave)의 오페라
스코틀랜드 에딘버라 출신으로 미국에서 살고 있는 작곡가 테아 머스그레이브
루이지애너주 뉴올리언스의 관광1번지는 잭슨 스퀘어에 있는 폰탈바 건물이다. 아름다운 프랑스 식민지 스타일의 건물이다. 마르디 그라스의 축제가 열리면 폰탈바 건물 앞은 퍼레이드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폰탈바 건물은 루이지애너의 레거시라고 하는 폰탈바 남작부인이 세운 것이다. 뉴올리언스에서 폰탈바라는 이름을 모른다면 말이 안된다. 폰탈바(Pontalba) 남작부인은 뉴올리언스의 기업가 겸 부동산개발자로서 뉴올리언스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다이나믹한 인물 중의 하나였다. 폰탈바는 1795년 뉴올리언스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에서도 상당 기간동안 살았다. 그리하여 1874년 파리에서 향년 79세로 세상을 떠났다. 폰탈바의 원래 이름은 미카엘라 레오나르다 안토니아 알모네스터(Michaela Leonarda Antonia Almonester)이지만 너무 길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폰탈바 남작부인(Baroness de Pontalba)이라고 부른다.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라 출신으로 미국에서 살고 있는 여류작곡가 테아 머스그레이브(Thea Musgrave: 1928-)가 파란만장한 폰탈바의 생애를 오페라로 만들었다. 2003년 10월 2일 뉴올리언스 오페라가 초연했다. 마침 2003년은 루이지애너를 프랑스로부터 매입한지 200주년을 기념하는 해였다.
폰탈바 남작부인의 아버지는 스페인 사람이었다. 일찍이 미국으로 이주하여 루이지애너에서 기반을 닦고 부를 축적하였다. 아버지 안드레스 알모네스터 이 로하스는 미카엘라가 겨우 세살 때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면서 모든 재산을 어린 미카엘라에게 상속하였다. 다만, 미카엘라가 장성하기까지는 미카엘라의 어머니가 재산을 관리토록 했다. 미카엘라는 1811년 그가 16세 때에 프랑스에 살고 있는 사촌인 사비에르 셀레스탱 델포 드 폰탈바(Xavier Celestin Delgau de Pontalba)와 결혼하여 마담 폰탈바가 되었다. 미카엘라는 결혼후 미국을 떠나 프랑스에 가서 살았다.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못했다. 미카엘라는 사실상 파리에서 멀지 않은 센리스(Senlis)에 있는 폰탈바 가문의 성에서 마치 감옥소 생활을 하는 것처럼 제약을 받으며 살았다.
미카엘라 폰탈바 남작부인 초상화
미카엘라의 시아버지인 폰탈바 남작은 미국에 있는 미카엘라의 재산을 모두 차지하려고 별별 계획을 다 꾸민다. 하지만 번번히 성공하지 못하자 미카엘라를 죽이고 재산을 차지하려고 한다. 어느날 시아버지는 권총으로 미카엘라를 쏜다. 미카엘라는 네발의 총알을 맞았지만 천행으로 목숨은 건진다. 시아버지는 미카엘라를 죽이지 못하자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미카엘라는 오랜 법정 소송끝에 남편과 이혼한다. 미카엘라의 남편은 아버지인 폰탈바 남작이 자살하자 작위를 물려 받는다. 이에 따라 미카엘라도 남작부인이라는 호칭을 갖게 된다. 미카엘라는 뉴올리언스의 잭슨 스퀘어에 있는 유명한 폰탈바 빌딩들을 건설한다.
뉴올리언스 잭슨 스퀘어의 폰탈바 빌딩
막이 오르면 미카엘라(훗날 폰탈바 남작부인)가 리셉션에서 몇해전에 장래의 남편이 될 셀레스탱 드 폰탈바(Celestin de Pontalba)를 만났던 일을 회상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리셉션에서는 미카엘라의 시아버지가 될 폰탈바 남작이 스페인이 루이지애너를 프랑스에 매각할 의사가 있다는 중대뉴스를 처음으로 전한 모임이기도 했다. 리셉션에서 처음 만난 미카엘라와 셀레스탱은 양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키워나갔다. 논쟁의 주요 이유는 지참금 때문이었다. 그로 인하여 양가 사람들은 서로 신랄하게 비난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었다. 그러나 모든 문제들이 원만하게 타협되어 행복한 결혼을 약속하기에 이르른다. 그러할 때에 나폴레옹이 전체 루이지애너를 미국에 급작스럽게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소식을 듣고 크게 환영했다. 사람들은 이제로부터 유럽 국가들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하고 아울러 앞으로 닥쳐 올 거대한 사업 기회에 대하여 큰 기대를 건다. 그러나 폰탈바 가문의 사정은 달랐다. 극심한 재정적 곤경을 겪는다. 미카엘라의 남편인 셀레스탱은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프랑스로 돌아간다.
미카엘라가 오래전 리셉션에서 셀레스탱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 것을 회상하고 있다.
무대에서는 미국이 루이지애너를 매입한데 대한 축하의 분위기가 넘쳐 흐른다. 이제 미카엘라는 최종 결정을 내려야 했다. 셀레스탱과 결혼식을 올리고 지금까지 살던 곳을 떠나 프랑스로 가서 살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루이지애너에 남아서 아버지가 착수한 여러 건축사업에 관여하면서 지낼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다. 미카엘라는 결국 셀레스탱을 선택하였다. 두 사람은 군중들이 새로운 미국에 대하여 축하의 환성을 지를 때에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두 사람만의 진정한 사랑을 약속한다.
2막은 그로부터 몇년 후의 일이다. 미카엘라는 고향에 남아 있는 어머니 루이스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고향 소식을 듣는다. 어머니 루이스는 그의 방대한 땅을 클라크 씨와 루이스 씨가 개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미카엘라는 거대한 기회의 미래가 보이는 개발 사업에 대하여 무척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셀레스탱의 사업은 실패만 거듭된다. 그럴수록 남편 셀레스탱은 미카엘라에 대하여 포악한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어머니 루이스는 미카엘라에게 잭슨 스퀘어에 있었으나 화재로 잿더미가 된 건물의 재건을 책임 맡았다고 하면서 미타엘라가 와서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흥분한 미카엘라는 어머니의 사업을 돕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루이스의 변호사인 몬로 씨는 미카엘라가 남편의 허락이 없이는 사업에 관여하지 못한다고 자문한다. 만일 남편의 동의 없이 프랑스를 떠나 미국으로 온다면 가정을 저버렸다는 비난을 받아 모든 권리를 박탈 당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여기에는 아이들을 만나지도 못하는 조치가 포함된다는 것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미카엘라는 절망에 빠진다. 미카엘라는 포로나 마찬가지로 폰탈바 가문의 저택에 갇혀 있는 신세를 벗어날수 없었다.
미카엘라는 남편 셀레스탱을 떠나 미국에서 가서 못이룬 꿈을 이루고자 한다.
미카엘라는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남편 셀레스탱에게 루이지애너 고향에 같이 가자고 조른다. 그러자 셀레스탱은 만일 루이지애너에 간다면 그곳 사람들에게 갚지 못한 빚이 막대하여서 그나마 루이지애너에 유지하고 있는 재산을 모두 포기하는 각서를 써야 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밝힌다. 그러면서 미카엘라가 결혼할 때 가지고 온 지참금 명목의 재산도 이에 포함된다고 말한다. 결국 미국에 갈 여비조차 없다는 것이다. 미카엘라는 지금까지 폰탈바 부자(父子)에게 속아왔다는 사실에 경악과 함께 절망을 감추지 못한다. 이와 함께 시아버지인 폰탈바 남작이 자기 자신과 자녀들의 삶까지도 콘트롤 해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크게 실망한다. 남편 셀레스탱은 미카엘라에게 폰탈바 남작의 기분을 건드리면 큰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미국에 가겠다는 얘기만 해도 크게 노하며 반대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미카엘라는 누가 무어라고 해도 겁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폰탈바의 변호사인 뒤팽 씨가 급히 찾아와서 미카엘라의 어머니인 루이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급보를 전한다. 그러면서 변호사는 미카엘라에게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면 재산권을 포기한다는 각서에 사인을 해야 한다며 서류를 내보인다. 물론 그 전에 남편 셀레스탱을 설득해야 하는 문제도 남아 있다. 마침내 가족들이 모이고 다른 사람들도 모여 서로 논란을 벌인다. 미카엘라가 사람들의 모임장소에 나타나지만 미카엘라는 철저하게 무시 당하며 오히려 폰탈바의 재산을 빼앗아 가려한다는 의심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카엘라는 별로 당황하거나 놀라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폰탈바 가족으로부터 그런 대우를 받아왔기 때문이었다. 미카엘라가 남편 셀레스탱과 함께 미국으로 여행을 가고자 한다고 발표하자 방안에는 갑자기 정적이 흐른다. 미카엘라는 계속하여 시아버지인 폰탈바 남작이 자기가 가지고 온 지참금마저 훔치려 한다고 비난하자 폰탈바 남작은 마침내 분노를 참지 못하고 미카엘라에게 폭언을 퍼붓기 시작한다. 미카엘라는 미국으로 가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으며 세상 모든 사람에게 폰탈바 남작이라는 사람이 자기의 재산을 어떻게 속여서 빼앗았는지를 밝히겠다고 선언한다.
폰탈바 남작의 부인, 즉 미카엘라의 시어머니는 남편인 폰탈바 남작에게 미국의 법은 프랑스와 다르므로 며느리인 미카엘라가 미국에서 소송을 걸지도 모르므로 그를 너무 억누르지 말라고 넌지시 부탁한다. 그리고 며느리와 사이가 나빠지면 집안의 재정이 파탄 날수도 있으므로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 그러자 폰탈바 남작은 아들이 자기 부인만을 감싸고 있기 때문에 집안이 분열되고 있다고 비난을 퍼붓는다. 그러자 셀레스탱은 갑자기 심경의 변화가 있는지 변호사가 가지고 온 서류를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고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속이는 가족'에게 신물이 난다고 말한다. 폰탈바 남작은 자기 자신의 가족들로부터 배반을 당했다고 믿어서 무슨 결정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면은 바뀌어 미카엘라의 방이다. 창문 밖으로는 폰탈바 남작이 권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 실루엣으로 비친다. 미카엘라는 더 이상 이 집에 머물러 있기가 싫어서 급히 짐을 꾸린다. 이때 폰탈바 남작이 방으로 들어와 며느리인 미카엘라를 총으로 쏜다. 미카엘라는 죽지는 않았지만 큰 부상을 입는다. 폰탈바 남작의 부인인 마담 폰탈바는 남편의 폭력적인 행동을 알고 그가 가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하면서 너무나 실망한다. 폰탈바 남작은 이제 자기 아들은 물론 아내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잠시후 멀리서 권총 소리가 들린다. 폰탈바 남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뉴올리언즈의 시민들이 새로운 폰탈바 빌딩의 완성을 축하하고 있다. 뉴올리언즈 시장이 미카엘라를 환영하고 있다.
미카엘라는 남편인 셀레스탱과 시어머니인 마담 폰탈바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떠나기로 한다. 그리하여 뉴올리언스에 도착한다. 사람들이 미카엘라를 따듯하게 맞이한다. 몬로 씨는 미국 법정에서 미카엘라가 모든 재산을 상속받는 것으로 판결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미카엘라의 어머니인 루이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미카엘라에게 재산이 상속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었다. 이제 미카엘라는 아름다운 도시 뉴올리언즈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장면은 바뀌어 잭슨 스퀘어이다. 폰탈바 건물이 마침내 재건되었다. 미칼에라는 뉴올리언즈 시장으로부터 치하의 인사를 받는다. 미카엘라는 몬로 씨에게 이제 폰탈바 빌딩이 완성되었으므로 프랑스로 돌아가 남편인 셀레스탱을 보살펴 주어야 겠다고 말한다. 셀레스탱은 비록 미카엘라에게 실망을 안겨준 남편이었지만 미카엘라는 결혼서약의 신성함을 믿고 있었다. 미카엘라는 프랑스로 가서 셀레스탱과 재회한다. 남편 셀레스탱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게 된다. 오페라는 한편으로는 미카엘라가 프랑스로 돌아온데 대한 기쁨과 축하의 분위기가 넘쳐 흐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슬픔이 보이는 장면으로 연결된다. 더구나 미카엘라가 정신질환에 걸린 남편을 위해 인생을 희생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전해진다. 미카엘라에게 있어서 셀세스탱은 한낱 빈 껍질에 불과하며 결국 사랑이란 것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무대는 뉴올리언즈가 동시에 등장한다. 사람들이 새로운 폰탈바 빌딩의 완공을 축하한다. 사람들은 자기들의 도시, 자기들의 나라가 정의와 관용에 의해 통치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아름다움과 하모니돠 평화 속에서 살아가게 되기를 희망한다. 실제로는 미카엘라와 남편 셀레스탱과 이혼하지만 오페라에서는 그런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
'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 > 추가로 읽는 366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321. 주디스 웨이어의 '아흐터반' 또는 '롤러 코스터' (0) | 2012.04.18 |
---|---|
320. 게타노 도니체티의 '리타' (0) | 2012.04.17 |
318. 모차르트의 '목동 왕' (0) | 2012.04.01 |
317. 에마뉘엘 샤브리에의 '브리세이스' (0) | 2012.03.15 |
316. 카롤 치마노브스키의 '하기스' (0) | 2012.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