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이야기/오페라 더 알기

신데렐라 오페라 이야기

정준극 2012. 4. 21. 08:28

신데렐라를 주제로 만든 오페라만 10 여편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가 대표적

 

신데렐라를 주제로 하여 작곡한 오페라가 10 편이 넘는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아무래도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La Cenerentola)일 것이다. 1817년에 초연되었다. 프랑스의 쥘르 마스네는 1894년에 '센드리용'(Cendrillon)을 작곡했다. 현대에 와서는 영국의 피터 막스웰 데이비스(Peter Maxwell Davies)가 1979년에 판토마임 오페라로서 '신데렐라'(Cinderella)를 작곡한 것이 있고 가장 최근의 것으로는 1994년에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코주카로프(Vladimir Kojoukharov)가 어린이 오페라로서 '센드리용'(Cendrillon)을 만든 것이 있다. 신데렐라를 주제로 삼아서는 수많은 영화, 연극, 발레가 만들어졌지만 오페라로도 많이 작곡되었다. 지금까지 나온 신데렐라 주제의 오페라는 다음과 같다. 참고로 신데렐라는 이탈리아어로 체네렌톨라(Cenerentola)라고 하며 독일어로는 아셴푸텔(Aschenputtel) 또는 아셴브뢰델(Aschenbrödel), 프랑스어로는 센드리용(Cendrillon), 스페인어로는 체니치엔타(Cenicienta)라고 부른다.

 

- 1749: 프랑스의 장 루이 로레트(Jean-Louis Laurette)의 '센드리용'(Cendrillon)

- 1810: 말타의 니콜라스 이수아르드(Nicolas Isouard)의 '센드리용'(Cendrillon)

- 1814: 이탈리아의 스테파노 파베시(Stefano Pavesi)의 '아가티나'(Agatine) 또는 La virtu premiata

- 1817: 이탈리아의 조아키노 로시니(Gioachino Rossini)의 '라 체네렌톨라'(La Cenerentola)

- 1878: 독일의 페르디난트 랑거(Ferdinand Langer)의 '아셴브뢰델'(Aschenbrödel)

- 1894: 프랑스의 쥘르 마스네(Jules Massenet)의 '센드리용'(Cendrillon)

- 1901: 영국의 구스타브 홀스트(Gustav Holst)의 '신데렐라'(Cinderella)

- 1902: 이탈리아의 에르마노 볼프 페라리(Ermanno Wollf-Ferrari)의 '라 체네렌톨라'(La Cenerentola)

- 1904: 프랑스의 성악가 겸 작곡가인 폴랭 가르시아 비아르도(Pauline Garcia-Viardot)의 '센드리용'

- 1905: 독일의 레오 블레흐(Leo Blech)의 '아셴브뢰델'(Aschenbrödel)

- 1966: 칠레의 호르게 페냐 헨(Jorge Peña Hen)의 '라 체니치엔타'(La Cenicienta)

- 1979: 영국의 피터 막스웰 데이비스(Peter Maxwell Davies)의 판토마임 오페라 '신데렐라'(Cinderella)

- 1994: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코주카로프(Vladimir Kojoukharov)의 어린이 오페라 '센드리용'(Cendrillon)

 

마스네의 '센드리용' 포스터

 

'신데렐라'라고 하면 가난하고 힘들게 살았지만 어느날 갑자기 행운이 찾아와서 부귀와 영화를 누리며 살게 되는 젊고 예쁜 여인을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헐리우드의 영화배우였다가 모나코의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 영국의 챨스 왕세자와 결혼한 다이아나, 심지어 일본의 나루히토 황태자와 결혼한 마사코를 보고 신데렐라라고 부르며 난리도 아니었다. 원래 신데렐라라는 영어 단어는 재(灰)라는 의미의 신더(Cinder)라는 단어에서 나왔다. 이탈리아어의 체네렌톨라(Cenerentola)도 체네레(Cenere: 재)에서 나왔으며 프랑스어의 센드리용(Cendrillon)도 재라는 뜻의 상드르(Cendre)에서 나왔고 독일어의 아셴브뢰델(Aschenbrödel)도 재라는 뜻의 아셴(Aschen)과 빗자루라는 뜻의 브뢰델(Brödel)이 합친 말이다. 그러므로 신데렐라라고 하면 부엌에서 재나 뒤집어 쓰고 일하는 부엌데기, 하녀를 말한다. 그러다가 오늘날에는 억만장자와 결혼을 해서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이 호화스럽게 살거나 평민 신분이지만 장차 왕이 될 사람과 결혼하여 왕비가 되는 등 뜻밖의 행운을 차지한 젊은 여자를 말하는 단어가 되었다.

 

미국의 어떤 마을에 크리스마스 시즌에 설치되어 있는 신데렐라

                                      

우리는 보통 신데렐라라고 하면 소설이든지 오페라이든지 주인공 아가씨의 이름이 신데렐라인 줄로 알지만 실은 주인공 아가씨의 이름은 따로 있다. 로시니의 오페라에서는 안젤리나(Angelina)이다. 마스네의 오페라에서는 루세트(Lucette)이다. 여성작곡가인 비아도르의 '센드리용'에서는 마리(Marie)라고 했다. 오리지널 이탈리아의 전래동화에서는 체촐라(Zezolla)가 신데렐라의 이름이다. 그림형제의 동화집과 디즈니 영화에서는 그대로 신데렐라를 주인공의 이름으로 삼았을 뿐이다. 오페라에서는 다른 출연자들의 이름도 서로 다르다.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에서는 왕자의 이름이 라미로(Ramiro)이다. 프린스 라미로라고 부른다. 신데렐라의 아버지 이름은 돈 마그니피코(Don Magnifico)라고 했다. 그리고 안젤리나의 두 의붓언니의 이름은 클로린다(Clorinda)와 티스베(Tisbe)라고 했다. 말타 출신의 니콜라스 이수아르의 오페라에서도 출연진의 이름은 로시니와 똑 같다. 마스네의 '센드리용'에서는 조금 다르다. 신데렐라의 계모의 이름은 마담 드 라 알티에르(Madame de la Haltiere)라고 했고 왕자의 이름은 프랭스 샤르망(Le Prince Charmant)이라고 했다. 샤르망은 매력적인 남자라는 의미이다. 루세트(신데렐라)의 못된 두 언니의 이름은 노에미(Noemi)와 도로테(Dorothee)라고 했고 루세트의 아버지의 이름은 판돌프(Pandolfe)라고 했다. 비아도르의 '센드리용'에서는 신데렐라를 마리라고 했거니와 의붓 언니들의 이름은 아르멜린다(Armelinda)와 마겔론느(Maguelonne)라고 했다. 왕자의 이름은 마스네와 마찬가지로 Le Prince Charmant 이라고 했다. 그러나 마리(신데렐라)의 아버지의 이름은 픽토르뒤 남작(Le Baron de Pictordu)라고 했다.

 

로시니의 '라 체네렌톨라'의 한 장면

                                

신데렐라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으로 정리되어 출판된 것은 1634년으로서 이탈리아에서였다. 지암바티스타 바실레(Giambattista Basile)라는 사람이 크레테와 베니스의 전래동화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나폴리에서 '일 펜타메로네'(Il Pentamerone)라는 제목의 전래동화집으로 발간하였다. 펜타메로네라는 단어는 나폴리 방언으로서 '이야기 중의 이야기'(Lo cunto de li cunti: The Tale of Tales)라는 의미이다. 체네렌톨라는 그 책자에 들어 있는 전래동화 중의 하나였다. 나폴리에서 발간되었기 때문에 나폴리 방언으로 적혀 있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신데렐라 스타일의 스토리가 수백개나 전해 내려오고 있었다. 그중에서 이탈리아에서 나돌았던 이야기를 바실레라는 사람이 정리하여 처음으로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 프랑스의 샤를르 페로(Charles Perrault)라는 사람이 1697년에 프랑스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센드리용(신데렐라) 스토리를 정리하여 책으로 발간했다. 그리고 독일의 그림형제는 나폴레옹이 모스크바를 침공했던 해인 1812년에 별도로 동화집을 내고 그 안에 아셴브뢰델(신데렐라)의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이처럼 여러 근원이 있지만 아무래도 오리지널은 이탈리아의 지암바티스타 바실레가 정리한 체네렌톨라일 것이다. 그러므로 지암바티스타 바실레의 '일 펜타메로네'에 들어 있는 체네렌톨라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서 오리지널 스토리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하고자 한다.

 

호르게 페냐 헨의 '라 체니치엔타'에서 신발을 신어보고 있는 장면

                  

옛날 옛적에 공자(Prince) 한 분이 살았다. 얼마전에 사랑하는 아내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혼자 지내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딸이 하나 있다. 공자의 유일한 즐거움은 딸 체촐라(Zezolla)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들여다 보는 것이었다. 공자는 어린 딸을 위해 가정교사를 한 사람 둔다. 가정교사는 체촐라에게 뜨개질하는 법, 자수 놓는 법, 목걸이 만드는 법, 레이스를 만드는 법 등을 가르켜 준다. 가정교사는 어린 체촐라를 지극한 사랑으로 보살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촐라는 외로웠다. 체촐라는 가끔씩 가정교사에게 '아줌마가 엄마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얘기를 한다. 가정교사는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면서 정색을 하지만 그런 얘기를 자꾸 들으니까 마음에 동요가 생긴다. 그래서 체촐라에게 '정말 내가 엄마가 되면 좋겠니?'라고 다짐해 묻고는 그렇다면 아버지에게 이리저리 말하라고 일러준다. 그래서 체촐라는 가정교사의 지시대로 아버지를 만나 가정교사 아줌마가 엄마가 되게 해 달라고 조른다. 가정교사는 공자가 체촐라의 말이라면 무엇이든지 들어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체촐라에게 한번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계속하여 엄마가 필요하다고 말하라고 코치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의 '라 체네렌톨라' 공연 장면

 

공자는 처음에 체촐라가 가정교사 아줌마를 엄마로 삼고 싶다고 말하자 농담인줄 알고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보낸다. 하지만 가정교사의 코치를 받은 체촐라가 끈질기게 요청하자 딸을 위해 들어주기로 한다. 그리하여 가정교사는 하루 아침에 공비(公妃)가 되고 체촐라의 계모가 된다. 가정교사는 처음 며칠 동안은 체촐라를 무척 위한다. 함께 밥을 먹을 때에도 체촐라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을 주며 옷도 제일 좋은 것으로 입힌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자 그 모든 것을 잊은듯 하다. 체촐라를 마치 쓴 오이 보듯이 하기 시작했다. 체촐라는 아무래도 이상해서 하루는 창밖을 내다보며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때 웬 비둘기 한마리가 날아오더니 체촐라에게 자기는 저 멀리 사르디니아의 섬에 있는 요정들의 비둘기인데 무슨 일이든지 도울 일이 있으면 요구해 달라고 말한다.

 

체촐라의 가정교사였던 계모는 곧이어 다른데 살고 있던 자기의 딸 여섯명을 데려온다. 모두들 계모에게 그렇게 많은 딸들이 있을 줄을 몰랐기 때문에 놀란다. 계모는 자기가 결혼했었다는 얘기를 어느 누구에게도 말 하지 않고 지내왔기 때문에 모두 까마득하게 속았다. 계모는 체촐라의 아버지에게 자기가 데려온 딸들에 대하여 있는말에 없는말을 더해서 시간만 있으면 자랑을 했다. 하도 자랑을 하는 통에 공자는 계모의 말을 믿기 시작하고 데려온 딸들을 체촐라보다 더 사랑한다. 이와 함께 계모는 체촐라에게 너무나 못되게 굴기만 한다. 그래서 체촐라는 오늘은 나쁜 일을 겼지만 내일은 더 나쁜 일을 겪는다. 마침내 체촐라는 카노피가 쳐 있는 공주의 방으로부터 지하실의 부엌으로 쫒겨 간다. 부엌에서 하녀보다 더한 일을 하게된 체촐라는 이름도 아예 체네렌톨라가 된다. 공자는 공무로 사르디니아에 가는 일이 자주 있다. 그때마다 공자는 의붓딸 여섯명에게 선물로 무얼 사다주면 좋겠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어떤 딸은 화려한 옷을 원하기도 하고 다른 딸은 예쁜 머리장식을 사다 달라고 한다. 공자는 마치 생각이나 난듯이 마지막으로 하나밖에 없는 자기의 진짜 딸에게 마치 놀리는 것처럼 원하는 것이 있느냐고 묻는다. 체촐라는 아버지에게 사르디니아에 가면 요정의 비둘기를 찾아서 자기에게 전해 줄 물건이 있으며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다. 공자는 별 이상한 이야기도 다 한다고 생각하고 그저 한귀로 흘려 듣는다.

 

사르디니아에 간 공자는 의붓 딸들이 사다 달라는 것들을 모두 산다. 하지만 체촐라가 부탁한 것은 까맣게 잊는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배를 탄다. 그런데 배가 움직이지 않는다. 부두에서 바다로 빠져나가지를 못한다. 선원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제자리에서 이리돌고 저리돌뿐이다. 선장은 지쳐서 그만 배에서 내려 잠이나 자러 간다. 선장은 꿈에 어떤 요정을 만난다. 요정은 선장에게 '어찌하여 배가 부두에서 빠져 나가지 못하는지 이유를 아는지요? 그건 배에 타고 있는 공자 때문이랍니다. 공자는 자기의 하나밖에 없는 딸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요.'라고 말한다. 잠에서 깨어난 선장은 공자에게 꿈 이야기를 한다. 공자는 체촐라와의 약속을 기억하고 지키지 못하여 수치로 여긴다. 공자는 요정들이 있는 동굴로 가서 체촐라에게 보낼 것이 있으면 전해 주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어떤 굉장히 아름다운 처녀가 나타나서 체촐라가 자기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어 고맙다고 말하면서 대추야자 나무, 괭이, 금이 가득 들어 있는 작은 물통, 비단 내프킨을 전해 주라고 준다. 그러면서 괭이는 대추야자 나무를 심는데 필요하고 물통은 나무에 물을 주는데 사용하라고 말한다.

 

체네렌톨라 역의 메조소프라노 엘리나 가린차

 

공자는 요정으로부터 그런 선물들을 받아 놀랬지만 아무튼 그것들을 집으로 가지고 와서 체촐라에게 준다. 체촐라는 너무나 기뻐서 대추야자 나무를 조그만 화분에 심고 물을 주어 기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비단 내프킨으로 대추야자 나무의 잎들을 정성스럽게 닦아 준다. 며칠이 지나자 대추야자 나무는 어른만큼 자란다. 그리고는 나무에서 요정이 나타난다. 요정은 체촐라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체촐라는 의붓언니들이 알지 못하게 이 집을 떠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요정은 '어느 때던지 떠나고 싶으면 이 나무에게 '내 작은 대추야자 나무야, 나의 황금나무야, 황금 괭이로 너를 심었다. 황금 물통으로 물을 주었다. 비단 내프킨으로 너의 잎들을 닦아 주었다. 자, 이제 나에게 옷을 입혀다도'라는 주문을 외라고 말한다.

 

축제의 날이 다가오자 체촐라의 의붓 언니들은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가장 좋은 신발을 신고, 가장 좋은 리본을 매고, 가장 좋은 꽃을 꽂고 향수를 뿌리고 나타난다. 체촐라는 즉시 대추야자 나무로 가서 주문을 왼다. 그러자 참으로 놀랍게도 체촐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을 입은 왕비처럼 된다. 그 옆에는 아름다운 마차가 있고 열두명의 멋진 마부들이 마차에 올라타 있다. 체촐라는 왕궁의 무도회에 간다. 체촐라의 의붓 언니들은 처음 보는 아름다운 여인에 대하여 부러움을 참지 못한다. 젊은 왕이 무도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왕은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그만 마음이 빼앗겨 가장 신임하는 신하에게 그 여자가 누구이며 어디서 사는지를 알아 오라고 지시한다. 체촐라는 신하가 따라오는 것을 알고는 머리에 썼던 왕관의 보석들을 길에다 뿌린다. 모두 대추야자 나무로 만든 것이다. 신하는 보석들을 줍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체촐라의 마차를 놓친다. 집에 돌아온 체촐라는 못된 언니들이 돌아오기 전에 평소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의붓언니들은 무도회에서 보았던 아름다운 여자에 대하여 질투를 하며 난리를 떨지만 체촐라는 자기와는 관계가 없는 일처럼 행동한다.

 

젊은 왕은 신하가 허탕으로 돌아오자 매우 화를 낸다. 그리고는 다음번에도 그 여자가 누구이며 어디에 사는지 알아내지 못한다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경고한다. 얼마후 왕궁에서 또 다른 축제가 열린다. 의붓언니들은 모두 화려하게 차려입고 가지만 체촐라는 부엌에서 일만 하도록 한다. 못된 언니들이 왕궁으로 떠나자 체촐라는 급히 대추야자 나무로 달려가서 다시 주문을 왼다. 그러자 거울을 든 요정, 빗을 가진 요정, 장미 향수를 가진 요정, 머리를 컬하는 아이롱을 가진 요정 등이 나타나서 체촐라를 아름답게 치장해 준다. 마치 환한 해처럼 찬란하게 치장해 준다. 그리고는 여섯마리의 백마들이 끄는 마차를 대령한다. 멋있는 마부들과 시종들이 대기하고 있다. 체촐라가 무도회장에 나타나자 의붓언니들의 마음은 부러움과 시샘으로 가득차며 젊은 왕의 마음은 사랑으로 넘치게 된다. 시간이 되어 체촐라가 집으로 돌아가게 되자 하인이 또 다시 뒤따른다. 체촐라는 붙잡히지 않기 위해서 진주와 보석들을 길에다 뿌린다. 하인은 그런 값비싼 보석들을 잃고 싶지 않아서 줍다가 체촐라의 마차를 놓친다. 집에 돌아온 체촐라는 전에 처럼 의붓 언니들이 돌아오기 전에 옷을 갈아입는다. 신하는 이번에도 왕으로부터 크게 꾸지람을 듣는다.

 

신데렐라 역의 메조소프라노 조이스 디도나도

                     

다음번 축제의 날이 된다. 의붓 언니들이 먼저 왕궁으로 떠난다. 체촐라는 다시 한번 대추야자 나무에게 주문을 왼다. 어느새 체촐라는 황금마차에 타고 있고 마차의 앞뒤와 옆에는 훌륭한 하인들이 대기하고 있다. 체촐라는 마치 왕비처럼 보인다. 그런데 체촐라가 급히 무도회를 떠날 때에 이번에는 왕의 신하가 마차에 바짝 붙어 따라온다. 체촐라는 왕의 신하가 뛰면서 따라 오는 모습을 보고는 마부에게 더 빨리 가라고 재촉한다. 그러는 와중에서 체촐라는 신고 있던 신발(슬리퍼) 한짝을 잃는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신발이다. 신하는 체촐라가 탄 마차가 마치 새처럼 날아가기 때문에 도저히 따라 잡을수가 없다. 대신 그는 체촐라가 흘린 구두 한짝을 집어들고 왕궁으로 돌아온다. 왕은 신발 한짝을 들고는 '지하실이 훌륭하면 건물 전체가 훌륭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토록 아름다운 신발을 신었던 여인은 아름답지 않을수 없다.'고 말하며 체촐라에 대한 사랑의 심정을 더욱 굳게 다진다.

 

체촐라의 아버지 공자와 의붓 딸들

                           

왕은 나라의 모든 젊은 여인들에게 궁전에서 열리는 연회에 참석토록 포고문을 내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파이와 빵과 스튜와 마카로니와 디저트가 있는 연회이다. 어찌나 많이 준비를 했던지 군대가 먹고도 남을 정도이다. 나라에 있는 모든 젊은 여인들이 모여든다. 귀족 여인도 왔고 비천한 여인도 왔으며 예쁘게 생긴 여인도 왔고 못생긴 여인들도 왔다. 왕은 체촐라가 떨어트리고 간 신발 한짝을 모든 여자들에게 신어 보라고 지시한다. 그러나 참으로 이상하게도 아무도 그 신발에 맞는 발을 가진 사람이 없다. 실망한 왕은 신하들에게 혹시 연회에 오지 못한 여자들도 있느냐고 묻는다. 옆에 있던 초첼라의 아버지 공자가 실은 자기 집에 딸이 하나 있는데 오지 못했다고 말한다. 왕이 왜 오지 않았느냐고 묻자 공자는 날마다 아궁이 앞에만 있기 때문에 이런 훌륭한 연회에 나올 처지가 못된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왕은 '그게 무슨 말이냐? 모든 젊은 여자들을 초청하지 않았느냐? 당장 데리고 오시오'라고 말한다.

 

그래서 초첼라를 위해 다음날 다시 연회가 열린다. 드디어 체촐라가 남루한 옷을 입고 의붓 언니들과 함께 연회에 참석한다. 왕은 체촐라를 보자마자 '바로 저 여자야'라는 필링을 갖는다. 하지만 우선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연회가 끝나고 신발을 신어보는 시간이 된다. 체촐라가 신어볼 차례가 되지 그 아름다운 신발은 마치 쇠붙이가 자석에 끌리는 것처럼 체촐라의 발에 꼭 들어 맞는다. 이 모습을 본 왕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내려가서 체촐라의 손을 잡아 자기의 옆자리로 인도한다. 왕은 체촐라의 머리에 왕비의 관을 씌어준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신하들과 백성들이 새로 왕비가 된 체촐라에게 무릎을 꿇고 존경과 복종을 표현한다. 체촐라가 왕비가 되는 것을 본 못된 언니들은 분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 그래서 모두들 쏜살같이 집으로 돌아가서 자기들의 어머니에게 모든 일을 고한다. 결론은? '별들에게 저항하는 사람은 마친 사람이다'라는 것이었다. 이상이 오리지널 체네렌톨라의 스토리를 아주 요약하여 소개한 것이다.

 

왕궁의 무도회. 체촐라가 입장하기 전에 시종들이 도열하여 영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