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이야기/명소와 공원

도나우인젤(Donauinsel)

정준극 2012. 4. 30. 07:56

도나우인젤(Donauinsel)

 

도나우강의 가운데에 있는 긴 섬이 도나우인젤이다.

U1 도나우인젤 전철역


도나우인젤(도나우섬)은 비엔나의 도나우강에 형성된 인조섬이다. 도나우의 홍수 조절을 위해 옛 도나우강과 평행하여 새로 건설한 노이에 도나우(Neue Donau)와의 사이에 있는 좁고 긴 섬이다. 섬의 길이는 무려 21km 에 이른다. 하지만 폭은 좁은 곳이 70m, 넓은 곳이 210m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도나우인젤이라고 하면 유원지를 연상한다. 사실상 도나우인젤은 술집들이 있고 식당들이 있으며 나이트클럽들이 있는 유원지이다. 하지만 스포츠를 할수 있는 여건이 많이 마련되어 있다. 롤러블레드, 사이클, 수영, 카누 등을 즐길수 있다. 해변과 같은 인상을 주는 곳이 한군데 있다. 도나우인젤이 처음 일반에게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비엔나에 해변과 같은 장소가 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했다. 그래서 리오데자네이로의 코파 카바나를 연상하여서 코파 카그라나(Copa Cagrana)라는 별명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카그라나는 바로 이 해변의 옆에 있는 Kagran 지역의 명칭에서 가져온 말이다. 알테 도나우의 갠제호이펠도 유명하지만 도나우인젤의 남단과 북단의 두 지역에는 비엔나에서도 알아주는 상당한 규모의 누드 비치가 있어서 더 유명하다.

 

도나우인젤의 코파 카그라나

                     

도나우인젤은 유원지이기도 하지만 페스티발의 장소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나우인젤페스트(Donauinselfest)가 해마다 열리는 장소이다. 아마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야외음악페스티발일 것이다. 매년 6월 말에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동안 열린다. 2008년에만 9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렸다. 왜냐하면 그해 6월 말에 오스트리아와 스위스가 공동주최한 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비엔나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2008년 9월 23일에는 마돈나가 이곳에서 비엔나 첫 연주회를 가졌다. 무려 5만7천여명의 기록적인 인파가 몰려들었다.

 

도나우인젤페스트의 어떤 아일랜드

                              

도나우인젤을 조성한 가장 중요한 목적은 비엔나의 주변 강들의 홍수조절 계획의 일환에 의해서였다. 비엔나 주변의 강들 중에서 도나우의 홍수는 수백년 동안이나 비엔나에 괴로움을 주는 것이었다. 무슨 조치를 취해야 했다. 첫 시도는 1870년부터 1875년까지 진행되었다. 하상을 280m나 파냈다. 그리고 강의 좌안에 450m 에 이르는 인공 침수지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안심할 수는 없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서 새로운 사업이 추진되었다. 운하를 파서 종전의 침수지대를 대체키로 한 것이다. 이때 파낸 흙으로 섬을 만들었으니 그것이 도나우인젤이다. 새로 만든 운하는 노이에 도나우(Neue Donau)라고 불렀다. 원래 있던 엣날 도나우(Alte Donau)는 강의로서의 역할에서 퇴역하였고 대신 노이에 도나우가 모든 역할을 하게 되었다. 도나우의 홍수조절 시스템은 계산상 초당 1만4천 입방미터의 홍수를 견디어낼수 있게 되어있다. 이만한 양의 물은 기록상 1501년에 한번 있었으며 그 후에는 한번도 없었다. 근년에 이르러 가장 많은 물을 흘러내려보낸 것은 2002년으로서 초당 1만 입방미터였다. 누쓰도르프에 수문을 만들어서 유량을 조절할수 있도록 했다. 도나우 홍수조절 사업은 1972년 3월에 시작되어 1988년에 완성되었다.

 

도나우인젤의 남쪽  일광욕 장소

                           

[도나우인젤페스트]

도나우인젤페스트는 도나우인젤의 20여 곳에서 열린다. 각각의 공연장소를 아일랜드라고 부르는 것도 흥미있다. 각각의 공연은 대체로 라디오 방송국, 신문사 또는 일반기업체가 후원한다. 도나우인젤의 전체 길이가 21km 인데 그중에서 6.5km에 이르는 장소에서 페스트가 열린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지만 질서와 치안에는 별문제가 없다. 1천5백명의 안내요원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으며 경찰도 대거 경계를 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입구에는 체크포인트가 마련되어 있어서 입장자는 검색을 거쳐야 한다. 2007년부터 사고를 미연에 방지키 위해 마련된 일종의 규칙이다. 유리병이나 술은 절대로 가지고 들어갈수 없다. 페스티발 구역 내에는 여러 개의 음식코너가 마련된다. 오스트리아 음식뿐만 아니라 태국, 그리스, 이탈리아, 인도, 터키, 채식주의자 식당 등이 운영된다.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도나우인젤페스트로서 매년 비엔나시는 4천만 유로의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수많은 관광객들 때문이다.

 

도나우인젤페스트의 어떤 아일랜드

                        

페스티발에서 연주되는 곡목은 주로 팝이지만 대단히 폭넓은 장르에 걸쳐 있다. 도나우인젤 페스티발은 20여개에 이르는 장소에서 개최되지만 매년 같은 스타일의 연주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리기 때문에 일단 단골이 되면 어디를 가야할지 쉽게 찾을수 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리지만 월요일에도 특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비엔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회가 있는 것이다. 팝 이벤트 이후에 클래식으로 마무리하는 비엔나의 지혜가 돋보인다. 도나우인젤페스트의 시작은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회당의 해리 코피에츠라는 사람이 플로리드스도르퍼브뤼케 부근에서 1일 음악제를 개최하였다. 도나우인젤에 유원지를 유치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주최측은 플로리드스도르퍼브뤼케에서의 음악회에 1만 5천명이 오면 많이 오는 것이라고 짐작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16만명이라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왔다. 매년 거행키로 했다. 다음해에는 무려 30만명이 몰려 왔다. 그렇게 하여 장소도 도나우인젤로 옮겼고 사흘동안 개최하는 국제규모의 음악제가 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이 3일동안의 축제에 연 2백만명 이상이 참석하였다. 2006년에는 2백90만명이 참석하여 바야흐로 3백만명에 육박하게 되었다. 2007년에는 2백 60만명만 참석했다. 폭풍때문이었다. 월요일 저녁의 비엔나 심포니 연주회도 취소되었다.

 

2011년도 콘서트

                         

지금까지 가장 눈길을 끌었던 콘서트는 1993년 팔코(Falco)의 연주회였다. 약 10만명이나 몰려왔다. 그런데 콘서트가 진행되는 중에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무대가 침수되었다. 얼마후에는 전기가 나갔다. 그래서 콘서트가 중단되었다. 2003년에는 보니 타일러, 샤기(Shaggy) 멜라니 치스홀름이 콘서트를 가졌다. 2006년에는 블라드하운드 갱, 줄리, 실버몬드, 크리스티나 스튀르머, 페테스 브로트 등이 등장했다. 2009년에는 6월부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도나우가 범람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 누스도르프에 있는 홍수 조절용 댐을 개방할수 밖에 없었다. 도나우인젤의 수위가 올라가는 바람에 페스트는 취소될 운명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수위가 낮아지는 바람에 콘서트들은 예정대로 진행할수 있었다.

 

팔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