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스부르크 /세기의 왕비 씨씨

씨씨 탄생 175주년 기념

정준극 2012. 5. 29. 08:21

씨씨 탄생 175주년 기념 - 2012년의 비엔나

 

생 푈텐의 노르드외스터라이히 프레스딘스트홀에 소장되어 있는 그림. 씨씨의 결혼전 풀 네임은 Elisabeth Amalie Eugenie von Wittelsbach 였다.

 

2012년 12월 24일은 엘리자베트 왕비의 탄생 175주년을 기념하는 날이다. 씨씨는 1837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바바리아에서 태어났다. 이와 관련하여 오스트리아 정부는 몇가지 뜻깊은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12년의 행사는 씨씨의 가족에 대하여 집중하는 기념행사로 계획하고 있다. 씨씨의 형제자매들은 어떻게 되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바바리아를 탐방한다. 또한 씨씨의 자녀들은 어떻게 되었는지도 살펴본다. 그리고 프란츠 사버 빈터할터(Franz Xaver Winterhalter)가 남긴 '무도회 가운을 입은 씨씨'와 '갈라 유니폼을 입은 프란츠 요셉'의 그림을 액자에서 꺼내어 엄밀하게 조사하여 복구할 부분이 있으면 복구를 하여 2013년도 부활절까지는 최대한의 오리지널 상태로 만들어 놓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호프부르크의 씨씨기념관에 있는 두 작품은 씨씨와 프란츠 요셉을 보여주는 가장 유명한  작품이지만 세월이라는 어쩔수 없는 흔적이 담겨 있기 때문에 보수를 하려는 것이다. 호프부르크에 있는 씨씨의 방에 대하여 도배를 다시 한다. 오스트리아로서는 씨씨의 방에 도배를 새로 하는 것도 정말 국가적인 대단한 일 중의 하나이다.

 

이 그림은 두개의 그림을 하나로 합성한 것이다. 실제로는 따로 따로 되어 있는 그림이다. 프란츠 사버 빈터할터의 작품이다.

                         

정성을 들여서 그림을 복구하고 씨씨가 지내던 방의 도배를 다시한다고 해서 씨씨를 기념하는 일에 만족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씨씨의 친정인 비텔스바흐(Wittelsbach) 가족들과 프란츠 요셉의 합스부르크 가족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조사하여 씨씨 탄생 175주년의 의미를 더하기로했다. 엘리자베스(씨씨)의 아버지인 바바리아의 막시밀리안 공작은 모두 여덟 명의 자녀를 두었다. 그중에서 씨씨는 셋째였다. 씨씨의 형제자메들은 나중에 모두 바바리아를 떠나서 각각 자기의 갈 길로 가서 살았다. 하지만 가족의 유대는 강한 것이어서 비록 서로 멀리 떨어져 살게 되었지만 연락들을 하며 지냈다. 아무튼 누가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자료가 2012년 5월부터 호프부르크의 황실 아파트에서 씨씨가 살던 방에 전시되어 있다. 씨씨는 프란츠 요셉과의 사이에 네 자녀를 두었다. 조피, 지젤라, 마리 발레리, 루돌프였다. 이들의 생활은 루돌프는 별개라고 해도 대체로 씨씨의 그림자에 가려져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들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도 가을부터 새롭게 전시되어 있다.

 

씨씨와 프란츠 요셉 황제의 서거를 애도하는 포스트카드. 씨씨는 1898년 9월 10일 제네바에서 살해당하여 세상을 떠났으며 프란츠 요셉 황제는 1916년 11월 21일 쇤브룬궁전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씨씨는 어머니로서 어떤 역할을 했을까? 그리고 프란츠 요셉은 아버지로서 아이들과 어떤 관계로서 지냈는가? 이런 궁금증도 전시되어 있다. 씨씨와 프란츠 요셉은 첫 딸인 조피가 어린 시절에 세상을 떠나자 몹시 애통해 했다. 그리고 말할 나위도 없이 황태자인 루돌프가 자살하자 더욱 한없는 비통함에 빠졌다. 두째 딸인 지젤라는 어머니 씨씨로부터 별다른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하지만 아버지인 프란츠 요셉은 지젤라를 특별히 사랑했다. 루돌프의 경우에는 반대였다. 씨씨는 루돌프를 끔찍하게 사랑했지만 아버지 프란츠 요셉은 쓴 오이 보듯했다. 못마땅해서였다. 프란츠 요셉은 루돌프가 자기의 반의 반만이라도 닮고 따라와 주었으면 하고 바랐지만 루돌프는 영 이상한 방향으로만 갔다. 막내 딸인 마리 발레리는 씨씨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루돌프보다도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씨씨의 자녀들의 생애와 운명은 서로 달라도 크게 달랐다. 어찌보면 흥미로운 생애였다. 그 내용을 세세히 설명하기는 곤란하며 만일 정말로 알고 싶다면 호프부르크의 트라반텐스튜베(TRabantenstube)에 전시되어 있으므로 가서 보면 될 것이다. 한편 노이바우가쎄에 있는 황실가구박물관에서는 씨씨가 코르푸 섬에서 어떻게 지냈는지가 전시되고 있다. The Empress and the Achilleion이라는 제목의 전시회이다. 씨씨를 따라서 그리스의 작은 섬인 코르푸를 둘러보는 것도 유익한 일이 아닐수 없다.

 

비엔나 근교에 있는 헤르메스빌라는 프란츠 요셉 황제가 씨씨에게 선물한 것이다. 씨씨를 회상할수 있는 물건들이 많이 있다. 씨씨를 사모하는 사람들이라면 호프부르크에만 가지 말고 헤르메스빌라도 가보아야 할 것이다. 헤르메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부와 행운의 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