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페라 집중 소개/화제의 300편

리챠드 토마스의 '제리 스프링거: 오페라' - 2

정준극 2012. 9. 11. 18:17

제리 스프링거: 오페라(Jerry Springer: The Opera) - 전3막

리챠드 토마스(Richard Thomas)와 스튜워트 리(Stewart Lee)의 합작

신성모독적 내용으로 기독교계의 거센 반발

 

제리 스프링거와 KKK 멤버들. 뒤에는 불타는 십자가

 

'제리 스프링거: 오페라'(Jerry Springer: The Opera)라는 작품이 있다. 영국에서 2004년도에 최우수 신작 뮤지컬로서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받은 작품이다. 제목에는 오페라라는 단어가 붙어 있지만 뮤지컬 분야에서 상을 받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작품을 오페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전통적인 오페라로서의 면모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뮤지컬이라고 볼수도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뮤지컬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일부 평론가들은 이 작품을 앤티-오페라의 장르에 속하는 종교적 오페레타라고 진단했다. 앤티 오페라라고 보는 것은 기존의 상식을 무시한 황당하고 어리석은 대사와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종교적 작품이라고 보는 것은, 미안한 말이지만, 신성모독적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아무튼 본 블로그에서는 '제리 스프링거...'를 오페라로 간주하여서 단편을 소개코자 한다. 신성모독적 성격이 짙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짙은 정도가 아니라 분명히 신성모독적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을 지나친 풍자로 매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신성모독이 아니다. 누구든지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성모독적인 것과 신성모독과는 차이가 있다. 제리 스프링거는 신성모독을 주도하는 인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리 스프링거: 오페라'가 만들어 내는 풍자와 조소는 종교계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2003년에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영국에서는 물론,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이 작품의 공연을 반대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항의서한을 보내는 것도 상당하다. 할리우드의 영화인 '그리스도의 고난'(The Passion of Christ)과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혹'(The Last Temptation of the Christ), 또는 '다빈치 코드'(Da Vinci Code)와 마찬가지로 기성 기독교단의 반발이 멈추지 않고 있다.

 

작곡을 맡은 리챠드 토마스

 

'제리 스프링거: 오페라'는 영국의 작곡가, 작가, 코미디 배우인 리챠드 토마스(Richard Thomas: 1964-)와 코미디언, 작가, 음악가인 스튜워트 리(Stewart Lee: 1968-)가 합동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제리 스프링거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영국 출신이지만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TV 쇼 호스트이다. 1991년부터 '제리 스프링거 쇼'(The Jerry Springer Show)라는 프로그램의 사회를 맡아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는 사람이다. 재치있는 말솜씨도 상당하지만 항상 손에 무엇을 적은 종이를 들고 쇼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 제리 스프링거의 쇼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오페라(또는 뮤지컬)를 만든 것이다. 이 오페라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신성모독적인 내용 때문이다. 이와 함께 초현실적인 이미지도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인종차별 비밀결사인 '쿠 클럭스 클랜(KKK: Ku Klux Klan)의 멤버들이 탭 댄스를 추는 것 등이다. 이 오페라는 전편을 통하여 출연자들이 모두 노래를 부른다. 다만 예외가 있다면 주인공인 제리만이 노래는 하지 않고 대사만 지껄인다. 노래를 부르지 않는 사람이 또 하나 있다. 제리의 경호원인 스티브이다. 스티브는 간단히 몇마디만 말한다.

 

리챠드 토마스와 함께 대본과 음악을 완성한 스튜워트 리

 

우선 주요 출연자들이 누구인지 소개한다. 1인 2역, 또는 1인 3역의 경우가 자주 있다. 대체로 1막과 2막에서는 같은 역할을 맡지만 3막에서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의 역할을 맡는다. 아담과 이브, 예수 그리스도와 마리아, 천사장 미하엘과 가브리엘, 그리고 하나님과 사탄의 역할이다. 이 3막 때문에 기독교계의 반발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제리(Jerry)는 토크 쇼의 호스트이다.

- 조나탄 웨어러스(Jonathan Weiruss)는 토크 쇼가 진행되기 전에 워밍업을 하는 사람이다. 말하자면 방청객들에게 '박수를 치시오' '웃으시오' '일어서시오' 등의 사전 작업을 하거나 출연자들을 '이리로 앉으시오, 저리로 나가시오'등의 안내를 하는 사람이다. 제리는 조나탄 웨이러스가 그나마 능력이 없다고 하여서 해고한다. 3막에서는 사탄(Satan)의 역할을 맡는다.

- 스티브 윌코스(Steve Wilkos)는 제리 스프링거 쇼의 경비 책임자이다.

- 드와이트(Dwight)는 초대손님으로 바람끼가 다분해서 피앙세 몰래 다른 두 사람과 바람을 피우는 남자이다. 3막에서는 하나님(God)의 역할을 맡는다.

- 피치스(Peaches)도 초대손님이다. 드와이트의 피앙세이다. 3막에서는 베비 제인(Baby Jane)의 역할을 맡는다. 베비 제인은 아이와 같은 성인이다. 옷도 아이처럼 입고 행동하는 것도 아이처럼 한다.

- 트레몬트(Tremont)도 초대손님이다. 양성자여서 여자도 되었다가 남자도 되는 사람이다. 역시 초대손님으로 나온 드와이트와 불륜의 관계에 있다. 3막에서는 가브리엘 천사장 역할을 맡는다.

- 찬드라(Zandra)도 초대손님이다. 피치스의 제일 친한 친구이지만 드와이트와 불륜의 관계에 있다. 이레느(Irene)의 역할도 맡는다. 이레느는 션텔(Shawntel)의 부끄러운 어머니이다. 3막에서는 마리아의 역할을 맡는다. 1인 3역이다. 물론 각각의 사람이 각각의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 몬텔(Montel)도 초대손님이다. 아기처럼 옷입기를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속옷을 더럽히는 경우가 많다. 3막에서는 예수의 역할을 맡는다.

- 안드레아(Andrea)도 초대손님이다. 몬텔의 애인이다. 3막에서는 천사장 미하엘(마이클)의 역할을 맡는다.

- 쳐키(Chuky)도 초대손님이다. 션텔의 남편이다. 가난한 백인 노동자이다. 하지만 실은 쳐키가 스트립 클럽의 단골이며 인종차별 비밀결사인 KKK의 멤버인 것이 밝혀진다. 3막에서는 아담으로 나온다.

- 션텔(Shawntel)도 초대손님이다. 쳐키의 부인이다. 섹시 댄서가 되는 것이 희망이지만 남편 쳐키가 반대한다. 3막에서는 이브의 역할을 맡는다.

 

'제리 스프링거 쇼'의 실제 호스트인 제리 스프링거

 

이들이 펼치는 어이없기도 하고 괴상망칙하기도 하며 한심하기도 한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제1막. 제리 스프링거를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방청객들이 제리 스프링거 토크 쇼를 보기 위해 스튜디오 안에 가득히 들어와 있다. 이들은 제리가 나타나자 환호하며 난리도 아니다. 첫번째 초대손님으로 드와이트가 나온다. 드와이트는 피치스와 결혼할 사이이지만 피치스의 제일 친한 친구인 찬드라와 바람을 피고 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피치스는 찬드라와 한바탕 싸운다. 두 여자의 싸움에 드와이트도 끼지 않을수 없다. 제리의 경호원들이 싸우고 있는 세 사람을 겨우 뜯어 말린다. 제리의 마음 속에는 발키리가 있다. 발키리는 북구의 신화에 나오는 여인으로서 전쟁에서 누가 죽어야 하고 누가 살아야 할지를 결정하며 영웅이 죽으면 그를 발할라라고 하는 성지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제리의 내면에 있는 발키리는 제리에게 어째서 저런 사람들을 초대손님으로 불렀냐고 하면서 훈계를 한다. 그런데 드와이트에게서 더욱 놀라운 점은 그가 트레몬트라고 하는 남자이면서 여자인 양성의 사람과도 불륜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제리는 토크 쇼를 계속 진행하다가는 이상하게 될 것 같으므로 잠시 광고방송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피치스와 찬드라가 싸우기 시작하자 제리가 어쩔줄 몰라한다.

                                  

두번째 초대손님은 몬텔이다. 몬텔은 파트너인 안드레아에게 자기는 아기처럼 옷 입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실은 역시 어린 여자아이처럼 옷입기를 좋아하는 베이비 제인과 관계를 갖고 있다고 털어 놓는다. 그런 내용이 방송으로 나가자 안드레아는 심한 굴욕감을 느낀다. 워밍업을 책임 맡은 조나탄 웨이러스가 방청객들에게 안드레아에게 박수를 보내라고 하는 등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른다. 이에 제리가 조나탄을 당장 해고한다. 제리는 또 다시 내면의 발키리와 겨루어야 한다. 마지막 초대손님은 션텔과 그의 남편인 쳐키이다. 제리가 이들과 토크 쇼를 진행하는 중에 션텔의 어머니가 스튜디오에 도착한다. 션텔은 그런줄도 모르고 자기는 스트립 댄서가 되는 것이 희망이라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립 댄스를 시범으로 보여준다. 그 모습을 본 션텔의 어머니 이레느가 션텔을 마구 야단친다. 쳐키는 이레느에게 자기는 아내인 션텔이 스트립 댄서가 되고 싶어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하며 절대로 허락할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제리 쇼의 몰래카메라가 촬영한 내용을 보니 그렇게도 순진하다고 생각되는 쳐키가 실은 어떤 스트립 클럽의 단골 손님인 것이 밝혀진다. 더구나 쳐키가 쿠 클룩스 클랜의 멤버인 것도 밝혀진다. 방청석에 있던 KKK 멤버들이 스테이지로 나와서 탭 댄스를 춘다. 웜업맨(Warm Up Man)인 조나탄이 몬텔에게 총을 준다. 조나탄은 몬텔을 팔꿈치로 찌르며 어서 스테이지로 나가보라고 한다. 몬텔이 권총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본 다른 웜업맨이 그에게서 권총을 빼앗으려고 서로 싱강이를 벌인다. 그런 사이에 몬텔이 실수로 총을 쏘아 제리에게 총상을 입힌다.

 

아기옷을 입기를 좋아하는 몬텔

 

제2막에서는 총상을 입은 제리가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다. 경호원인 스티브가 제리를 보살펴 주고 있다. 장면은 연옥(Purgatory)이다. 죽은 영혼들이 지옥과 천국으로 분류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거치는 장소이다. 황량한 벌판에 안개만이 자욱하다. 제리는 자기의 토크 쇼에 초대손님으로 출연했던 사람들의 영혼들을 만난다. 모두 즐겁지 않은 운명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제리는 영혼들에게 토크 쇼에서 있었던 일들은 자기의 원래 의도가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웜업맨인 조나탄이 도착한다. 조나탄은 사탄이었다. 베비 제인이 사탄에게 제리의 영혼을 구원해 달라고 요청한다. 사탄은 제리에게 지옥으로 가서 특별 쇼를 호스트해 달라고 강요한다.

 

스트리퍼가 되고 싶어하는 션텔과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어머니 이레느

 

제3막의 무대는 지옥이다. 제리가 지옥에 도착한다. 지옥에서도 이 세상에 있을 때처럼 TV 쇼의 호스트를 맡는다. 제리는 베비 제인이 만들어준 큐 카드를 써 있는대로 읽으면서 사탄을 소개한다. 사탄은 토크 쇼의  전체 진행을 담당한다. 사탄은 자기가 천국으로부터 추방당한 존재임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며 언젠가는 천국과 지옥이 재결합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제리의 다음 초대손님은 예수이다. 예수는 몬텔을 닮았다. 예수와 사탄이 서로 비난의 말을 나눈다. 아담과 이브가 다음 초대손님이다. 쳐키와 션텔이다. 두 사람은 예수와 다툰다. 그러다가 션텔이 예수를 비난하다가 달려들어 싸움을 벌인다.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가 예수를 비난한다. 마리아는 이레느를 닮았다. 모두들 제리에게 등을 돌린다. 제리로서는 기적이라도 바라야 할 입장이다. 하나님과 천사장들이 도착하여 제리에게 천국으로 가서 하나님이 인간들을 심판하는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제리가 그같은 제안을 받아 들인다. 그러나 천사장들과 악마들이 제리를 두고 다툰다. 그러는 사이에 제리는 그가 불길이 치솟는 구덩이에 매달려 있음을 알게 된다. 제리가 지옥에 가야할지, 천국에 가야할지가 결정될 것이다. 제리는 죽지 않게 해 달라고 간청하면서 자기가 얼마나 선한 일을 했는지를 청산유수처럼 말을 한다. 그러나 나중에는 공연히 번지르르하게 말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정말로 처음으로 진실하게 말을 한다. 그의 진실한 말이 방청객들에게 감명을 준다. 악마와 천사, 그리고 모두들 삶에 대한 찬양을 한다. 제리는 불구덩이에서 벗어난다. 베비 제인이 제리에게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잠시후 제리는 평소의 TV 스튜디오에서 깨어난다. 총에 맞아 옷에 피가 젖어 있는 상태이다. 스티브가 제리를 팔에 안고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어우른다. 제리의 삶은 썰물처럼 서서히 사라져간다. 제리가 '잘들 있으시오'라고 마지막 스피치를 한 후에 숨을 거둔다. 모두들 애도한다.

 

비 제인

                

'제리 스프링거: 오페라'의 뮤지컬 넘버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코자 한다. 어떤 노래는 지나치게 외설적이어서 듣기에 거북할 정도이다. 예를 들면 3막에서 F*ck You/Talk라는 노래이다. 신성모독적인 내용의 노래도 여러 곡이 있다. 예를 들면 3막에서 '사탄과 예수의 말다툼' 노래이다. 상당수의 노래를 부를 때에는 무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여러 장면이 합성되어 나오도록 했다. 예를 들면 1막에서 'I Wanna Sing Something Beautiful'이라는 노래를 부를 때에는 노래와 함께 '사운드 오브 뮤직' '비는 사랑을 타고' '왕과 나' '올 댓 째즈' '코러스 라인' 등 수많은 영화의 장면들이 모습을 보인다.

 

제1막

1. Overtly-true(서곡<Overture>를 빗댄 표현으로 지나치게 분명한 사실이라는 의미이다)

2. Audience Very Plainsong

3. Ladies & Gentlemen

4. Have Yourselves a Good Time

5. Bigger Than Oprah Winfrey

6. Foursome Guests

7. I've Been Seeing Someone Else

8. Chick With a Dick

9. Talk to the hand

10. Adverts 1

11. Intro to Diaper Man

12. Diaper Man

13. Montel Cums Dirty

14. This is My Jerry Springer Moment

15. Mama Gimmee Smack on the Asshole

16. I Wanna Sing Someting Beautiful

17. Adverts II

18. First Time I Saw Jerry

19. Backstage Scene

20. Poledancer

21. I Just Wanna Dance

22. It Has No Name

23. Some Are Descended from Angels

24. Jerrycam

25. Klan Entrance

 

제2막

1. Gloomy Nurses

2. Purgatory Dawning

3. Eat Excrete

4. Haunting

5. Him Am the Devil

6. Every Last Mother Fucker Should Go Down

7. Grilled & Roasted

8. Transition Music

 

제3막

1. one in Happy Realms of Light

2. Fuck You/Talk

3. Satan & Jesus Spat(사탄과 예수의 말다툼)

4. Adam & Eve & Mary(아담과 이브와 마리아)

5. Where Were You?(어디 있었는가?)

6. Behold God(이 사람을 보라 <에케 호모>가 아니라 '하나님을 보라'고 되어 있다)

7. Marriage of Heaven & Hell(천국과 지옥의 결혼)

8. This is My Cheesey

9. Jerry it is Finished(십자가상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신 '다 이루었도다'를 풍자한 표현)

10. Jerry Eleison

11. Please Don't Die

12. Take Care

13. Martin's Richard-Esque Finale De Grand Fromage

14. Play Out

 

쿠 클룩스 클란 멤버들의 탭 댄스

 

리챠드 토마스가 '제리 스프링거: 오페라'를 작곡하게 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리챠드 토마스의 단막 오페라인 Tourette's Diva(투레트의 디바)가 2000년 5월에 런던의 배터시 아트 센터(Battersea Arts Center)에서 공연된 일이 있다. 기능장애의 두 가족이 등장하는 내용이다. 이들은 서로를 외설적이고 음탕한 내용으로 노래를 한다. '투레트의 디바'는 그런대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에 힘입은 리챠드 토마스는 원 맨 쇼인 How to Write an Opera About Jerry Springer(제리 스프링거에 대한 오페라를 어떻게 작곡하나)라는 타이틀의 오페라를 만들어서 이듬해인 2001년 2월에 역시 같은 장소에서 무대에 올렸다. 그러나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리챠드 토마스는 몇 달 동안 다른 일을 하다가 그해 5월에 배터시 아트 센터로 돌아와 원 맨 오페라의 규모를 좀 더 확대하여 다섯명이 출연하는 작품으로 만들어 실험적으로 무대에 올렸다. 관찮은 반응을 얻었다. 극장 측은 좀 더 규모를 확대하여 정식으로 공연해 보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그해 8월에 12명이 출연하는 규모로서 공연되었다. 1주일동안 연속 공연되었다. 모두 매진이었다. 그만큼 인기를 끌었다. 배터시 아트 센터는 이듬해인 2002년 2월에 '제리 스프링거에 대한 오페라를 어떻게 작곡하나'를 3주 동안 공연키로 했다. 티켓은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모두 매진되었다.

 

이런 장면이 외설적이라고 아니 할수 없다.

 

'제리 스프링거...'는 2002년 8월에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공연되었다. 역시 매진사례였다. 제리 스프링거가 에딘버러에 직접 와서 이 뮤지컬을 보고 훌륭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그후 런던의 국립극장에서 공연제안이 들어왔다. '제리 스프링거....'는 2003년 4월 29일 런던 국립극장에서 처음으로 본격 공연되었다. 33명이 출연하는 규모였다. 마이클 브랜든(Michael Brandon)이 제리 역할을 맡았다. 극장은 관객들로 가득찼다. 호의적인 평가를 받았다. '제리 스프링거...'는 무려 5개월동안 연속 공연된 후에 극장의 사정상 9월 말에 마지막 공연을 가졌다. 그후 '제리 스프링거...'는 런던의 극장가인 웨스트 엔드로 장소를 옮겼다. '제리 스프링거...'는 그해 11월 10일에 웨스트 엔드의 캠브릿지 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국립극장의 출연진이 모두 그대로 출연한 공연이었다. '제리 스프링거...'는 캠브릿지 극장에서 2005년 2월까지 공연되는 기록을 세웠다. 2004년 7월에 데이빗 소울(David Soul)이 마이클 브랜든의 뒤를 이어 제리의 역할을 맡았다. 그후에는 영국 지방순회공연에 들어갔다. '제리 스프링거...'는 2005년 9월부터 영국의 21개 지방극장에서 공연되었다. 하지만 원래 예정되어있던 극장 중에서 9개 극장은 크리스챤 보이스(Christian Voice)라는 기독교 단체가 극장에 와서 공연반대 시위를 하겠다고 선언하자 스스로 공연을 취소했다. 더구나 '제리 스프링거...'를 후원해 온 영국예술위원회(Arts Council England)는 후원금을 축소하였다. 상업광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이며 외부단체의 압력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데이빗 소울

 

기독교 단체들의 반대는 '제리 스프링거...'가 지방순회공연 중인 2006년에 활발하였다. 물론 일부 지방 언론들은 예술의 자유를 그런 식으로 반대한다는 것은 곤란한 일이라고 하며 '제리 스프링거...'의 공연을 옹호하였다. 하지만 다른 지방의 언론들은 기독교 단체들의 반대를 염두에 두어서인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 플리마우스에서는 왕립극장에서의 초연의 밤에 크리스챤 보이스 멤버 40여명이 극장 앞에 모여 찬송가를 부르며 공연을 보러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제리 스프링거...'의 신성모독적 내용을 지적하는 유인물을 나누어 주었다.

- 버밍햄에서는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관중들에게 유인물을 나누어주자 이를 가지고 야유와 비난이 섞인 혼란이 있었다.

- 요크에서는 구세군 신도들이 크리스챤 보이스의 멤버들과 합세하여 유인물을 배포하였다.

- 만체스터에서는 극장 앞에서 10여명의 반대 시위가 있었지만 그들을 반대하는 시위가 더욱 규모가 커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이들은 표현의 자유를 훼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 옥스포드에서도 나이 많은 기독교 신도들이 항의시위를 하였다.

- 캠브릿지에서는 마침 성금요일 저녁에 첫 공연이 있었다. 상당수의 항의자들이 시위를 하며 유인물을 배포하였다.

- 에딘버러에서는 크리스챤 보이스의 멤버라고 하는 사람이 며칠동안 단독시위를 하였다. 이밖에도 글라스고우, 브리스톨, 뉴캐슬, 세인트 앤드류스, 카디프 등에서 상당한 반대시위가 있었다. BBC 방송에서 '제리 스프링거...'를 방영하자 수많은 항의서한을 받았다. 미국에서도 라스베가스, 뉴욕, 헐리우드 등지에서 기독교 단체들의 반대시위가 있었다.

 

기독교 단체들의 반대시위

 

'제리 스프링거...'에는 도대체 신성모독적이거나 외설적인 내용이 얼마나 나오길래 문제인가? 기독교 단체들이 배포한 유인물에 의하면 8천번의 신성모독적인 내용을 포함한 외설적인 내용이 나온다는 것이다. 8천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산출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아무튼 그런 주장이 있은후부터 '제리 스프링거...'에 나오는 신성모독 및 외설적 내용이 8천번 이라는 것이 계속 인용되었다. 그런데 만일 그런 내용이 8천번이라고 한다면 전체 공연시간이 120분인 것을 감안할 때에 1분당 66번의 외설적 및 신성모독적 내용이 나온다는 계산이다. 그건 불가능하다. 1분에 66번이라는 것은 거의 매초마다 그런 내용이 나온다는 것이다. 데일리 메일(Daily Mail)과 더 선(The Sun)은 구체적으로 훠크(Fuck: 성교를 의미하는 단어)라는 단어가 3,168번이 나오며 컨트(Cunt: 여성의 성기를 의미하는 단어)라는 단어가 297번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하여 BBC는 그런 숫자가 상당히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실제로 훠크라는 단어는 96번 나오며 컨트라는 단어는 아홉번 나올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무튼 공공연한 공연이나 한밤 중의 TV방송에서 그런 단어를 밥먹듯이 사용한다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데 대본을 쓴 스튜워트 리의 말에 의하면 전부 174번이나 그런 단어가 나온다고 한다.

 

양성자인 트레몬트의 출연은 외설적이라는 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