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의 딸(Kapitanskaja dochka: The Captain's Daughter)
세자르 쿠이(César Cui)의 4막 8장의 오페라
알렉산드르 푸쉬킨 원작
세자르 쿠이
'대위의 딸'(Kapitanskaja dochka: 카피탄스카야 도츠카)는 러시아 국민음악파에 속한 세자르 쿠이(Cesar Cui: 1835-1918)가 음악과 대본을 함께 완성한 4막 8장의 오페라이다. 원작은 러시아의 위대한 시인인 알렉산드르 푸쉬킨의 동명 소설이다. 세자르 쿠이는 이 오페라를 1907-09년의 2년에 걸쳐 완성하였다. '대위의 딸'은 1911년의 발렌타인 데이인 2월 14일에 생페터스부르그의 마리인스키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지휘는 유명한 작곡가인 에두아르드 나프라브니크(Eduard Napravnik)로서 그는 푸쉬킨 원작의 '두브로브스카'(Dubrovska)를 오페라로 만든 것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대위의 딸'의 모스크바 초연은 생페터스부르크 초연으로부터 3년 후인 1914년 9월 17일에 솔로도브니코프 극장에서였다. 1914년은 1차 대전이 막을 올린 고난의 해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국민적 시인인 푸쉬킨의 작품을 소재로 하여 오페라를 작곡하는 것은 20세기 초반에 러시아에서 국민주의 음악의 진흥과 함께 하나의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글링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무소르그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 다르고미츠스키의 '루살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황금 닭'(촐로토이 페투쇼크) 등으로 실로 헤아릴수 없을 정도였다. 세자르 쿠이도 이에 편승하여 푸쉬킨의 '대위의 딸'을 바탕으로 하여 오페라를 작곡하였다. 러시아의 국민들은 우선 푸쉬킨의 작품을 오페라로 만들었다는데서 크게 기뻐하고 이 오페라의 공연을 찬양하였다. 그러나 '대위의 딸'은 러시아 이외의 지역에서는 별로 공연되지 못하였다. 러시아 백성들 만큼 러시아적인 오페라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오페라의 마지막 장면은 카테리나 여제에 대한 찬양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제정러시아에 대하여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 나라들로서는 별로 반갑지 않은 내용이 아닐수 없다.
푸쉬킨의 '대위의 딸'의 표지
'대위의 딸'에서 대위는 벨고로드스키(Belgorodsky) 요새의 지휘관인 이반 미로노프(Ivan Mironov: B) 대위를 말한다. 그의 딸인 마샤(Masha: S)가 '대위의 딸'이다. 대위의 부인이며 마샤의 어머니는 바실리사 미로노바(Vasilisa Miranova: Cont)이다. 퇴역 소령인 안드레이 그리네프(Andrei Grinev: B)의 아들이 페트르 안드레비치(Petr Andreevich: T)이다. 페트르는 마샤를 사랑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반란 등 여러 사정으로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러다가 카타리나 여제(MS)의 관용으로 두 사람의 사랑이 맺어진다는 얘기다. 시대는 1775년이며 장소는 러시아이다.
푸가체프가 제정러시아의 사람들을 재판하는 장면
제1막. 제정러시아군의 퇴역 소령인 그리네프는 17세의 아들 페트르(표트르)를 군인으로 만들기 위해 도시로 보낸다. 그리네프 소령의 저택은 아들을 멀리 보내는 아쉬움으로 넘쳐 있다. 드디어 페트르는 그리네프 집안의 오랜 하인인 사벨리치(Savel'ich: Bar)와 함께 먼 길을 떠난다. 오케스트라가 간주곡으로 두 사람의 장도를 표현한다. 집을 떠나 한참을 가던 두 사람은 숲 속에서 폭설을 만나 길을 잃고 헤맨다. 길을 찾지 못하고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죽을수 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행하게도 두 사람은 어떤 사람의 도움으로 구출된다. 그 사람은 다만 자기를 가이드(길 안내인)라고만 소개한다. 두 사람은 가이드와 함께 숲을 벗어나 어떤 마을에 도착한다. 이들은 우선 마을의 여관을 찾아서 하루 밤을 지내기로 한다. 가이드는 여관집 주인을 전부터 알고 있었던지 스스럼 없이 얘기를 나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알아 들을수 없는 암호와 같은 말로 얘기를 나눈다.
밤이 깊어 모두들 잠자리에 든다. 페트르가 꿈을 꾼다. 아버지인 그리네프 소령이 침상에 누워서 죽어가고 있다. 침상의 곁에는 페트르의 어머니와 하인들이 둘러서 있다. 페트르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까이 가서 보니 죽어가고 있는 사람은 자기의 아버지가 아니라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자기들을 마을로 안내해준 가이드였다. 가이드는 누구라도 죽일 것처럼 도끼를 사방으로 휘두르고 있다. 사람들이 놀라서 모두 비명을 지르고 몸을 피하기에 바쁘다. 이러한 꿈은 마침 새벽 닭이 우는 바람에 깨졌다. 아침이 되어 세 사람은 다시 길 떠날 차비를 한다. 페트르는 자기가 입고 있던 두터운 외투를 가이드에게 주어 춥지 않도록 한다.
록 오페라의 한 장면
제2막. 벨로고르스키 요새이다. 사령관 숙사의 현관에서 이반 차르코프(Ivan Zharkov: T) 중위가 사령관인 미로노프 대위의 부인이 실을 감는 일을 도와주고 있다. 한떼의 부상병들이 지나간다. 페트르가 이곳에 온지도 벌써 여러 날이 지났다. 무대의 한쪽에서는 페트르가 자기가 쓴 사랑의 시를 알렉세이 슈바브린(Alexei Shvabrin: Bar)에게 보여주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페트르가 쓴 사랑의 시는 대위의 딸인 마샤를 위해 쓴 것이다. 슈바브린은 요새에서 부대의 업무를 돕고 있는 민간인이다. 페트르가 쓴 시를 본 슈바브린은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다. 실은 슈바브린도 마샤를 사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페트르와 슈바브린은 결투로서 마샤에 대한 감정을 정리키로 결정한다. 멀리서 두 사람이 결투를 벌이는 모습을 본 페트로의 하인 사벨리치는 결투를 중지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하지만 이미 결투는 결판이 났다. 젊은 페트르가 부상을 입고 쓰러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페트르를 들것에 들고 미로노프 대위의 집으로 데려간다.
장면은 바뀌어 대위의 숙사에 있는 어떤 방이다. 페트르는 다행하게도 상처에서 회복되어 가고 있다. 마샤가 페트로의 회복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잠들어 있던 페트르가 노래 소리에 깨어나서 마샤를 보고는 드디어 용기를 내어 청혼한다. 마샤는 페트르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반대할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한다. 페트르는 그런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마샤를 안심시킨다. 잠시후 사벨리치가 페트르의 아버지인 그리네프 소령으로부터 온 편지를 가지고 들어온다. 그리네프 소령은 아들 페트르가 마샤와 결혼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적혀 있다. 실망한 마샤가 밖으로 나간다. 페트르는 고향에 있는 아버지를 설득시키겠다고 약속한다. 미로노프 대위가 들어오면서 장군으로부터 온 편지를 큰 소리로 읽는다. 반도들의 지도자인 푸가체프(Pugachev)가 이미 여러 요새들을 포위하고 있으니 반도들을 격퇴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미노로프는 이 요새도 반도들의 공격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여 아내인 미노로바와 딸 마샤를 멀리 피신시키기로 한다. 미노로프와 페트르, 그리고 슈바브린과 차르코프 중위 등은 병사들과 함께 항복이란 절대로 있을수 없으며 죽음으로서 나라를 지키자고 다짐하면서 애국적인 노래를 부른다.
록 오페라의 한 장면
제3막. 요새에서는 반도들의 공격에 대비하는 준비가 부산하다. 잠시후 반도들의 공격이 시작된다. 폭도와 같은 반도들이 물밀듯이 요새 안으로 들어온다. 요새가 함락된다. 드디어 반도들의 사령관인 푸가체프가 모습을 나타낸다. 푸가체프는 미노로프 대위와 차르코프 중위를 처형토록 명령한다. 무대 밖에서 이들을 교수형에 처하는 소리가 들린다. 푸가체프는 어쩐 일인지 페트르의 목숨을 살려준다. 사람들이 페트르에게 어서 무릎을 꿇고 푸가체프의 손에 입맞춤을 하여 복종을 보이라고 간청한다. 하지만 페트르는 푸가체프에게 무릎을 꿇지 않는다. 한편, 도피의 길을 떠난 미로노바는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애통해 한다. 반도들이 미로노바를 발견하고 체포하여 데리고 간다. 처형하기 위해서이다. 푸가체프가 점령한 요새에서는 주민들이 춤을 추며 푸가체프를 환영한다. 주민들은 제정 러시아의 폭정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나가고 무대에는 푸가체프와 페트르만 남는다. 푸가체프는 페트르에게 자기가 바로 가이드라며 정체를 밝힌다. 그러면서 추운 날씨에 페트르가 자기에게 외투를 주어서 얼어죽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까지 갈수 있었다고 말하며 감사를 표시한다. 푸가체프는 페트르에게 목숨을 보호해 주겠으니 도와 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페트르는 반역자가 될수는 없다고 말한다. 푸가체프는 페트르의 목숨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한다.
장면은 바뀌어 요새 안에 있는 대위의 숙사이다. 마샤가 방에 갇혀 있다. 이제 마샤는 아버지, 어머니도 모두 세상을 떠난 고아의 신세이다. 슈바브린이 들어와서 마샤에게 자기와 결혼하면 목숨을 건질수 있다고 말한다. 마샤가 거절한다. 밖으로 나간 슈바브린은 푸가체프를 만나서 마샤가 몹시 아프기 때문에 방에 있도록 했다고 하면서 그와 마샤는 곧 결혼할 것이라고 말한다. 페트르가 이 소리를 듣고는 놀란다. 그때 마샤가 잠겨 있던 방문을 부수고 밖으로 나와 푸가체프와 페트르에게 슈바브린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고 밝힌다. 푸가체프는 마샤를 석방하라고 명령한다. 페트르가 그런 푸가체프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표현을 한다. 하지만 페트르는 아직 푸가체프에게 복종할 생각이 없다. 페트르는 푸가체프에게 마샤와 함께 떠날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간청한다. 푸가체프가 페트르의 청원을 허락하며 슈바브린에게 페트르와 마샤를 위한 통행증을 만들어 주라고 지시한다. 모두들 떠나고 무대에는 페트르와 마샤만이 남는다. 페트르는 마샤를 고향 집의 부모에게 데려가서 다시한번 결혼 허락을 받을 생각이다. 페트르는 고향집에 가면 아버지가 나라를 위해 용감하게 죽은 대위를 생각하여 그의 딸인 마샤를 명예스럽게 대하여 줄것으로 기대한다.
록 오페라의 한 장면
제4막. 그리네프 소령의 저택이다. 이제 마샤는 이 집에서 지내고 있다. 그러는 중에 페트르가 당국에 의해 체포된다. 반도들에게 협조했다는 죄목이다. 마샤는 그리네프 소령에게 페트르가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은 오로지 자기를 반도들로부터 보호해 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마샤는 카테리나 여제가 머물고 있는 짜르스코예 셀로(Tsarskoye Selo)로 가서 사람들을 만나 페트르의 목숨을 구해 보겠다고 말한다. 페트르의 아버지인 그리네프 소령은 그런 마샤를 축복하며 부디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당부한다. 마지막 장면은 생페터스부르그에 있는 카테리나 여제의 궁전이다. 궁정사람들이 여제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잠시후 카테리나 여제가 등장하여 반도의 수괴인 푸가체프가 체포되었다고 발표한다. 마샤와 그리네프 가족들이 들어선다. 여제는 마샤의 청원을 받아들여 페트르를 용서하며 아울러 마샤와 페트르의 결혼도 축복한다. 그리네프로서는 카테리나 여제가 두 사람을 축복까지 하였으므로 더 이상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모두들 카테리나 여제의 영걸하심을 소리 높이 찬양하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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